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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가 좋아, 딸기가 제일 좋아 맛있어~

2년 연속 가본 워커힐 딸기 뷔페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뭐가 달랐나

딸기가 좋아, 딸기가 제일 좋아 맛있어~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딸기를 좋아한다. 맛있으니까.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잼으로 만들어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고, 주스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어떻게 먹어도 새콤달콤 맛있는 딸기. 딸기 한 접시를 말끔히 비우고 빨갛게 물든 접시를 보면 기분까지 좋아진다. 

딸기를 좋아하는 건 나뿐이 아닌 모양이다. 디저트 업계에서도 이맘때면 딸기 디저트를 우수수 쏟아낸다. 누군가는 주스에, 누군가는 케이크 위에 얹어서 딸기를 먹는다. 이제는 유명한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의 딸기 생크림 케이크 맛집 ‘피오니’의 케이크는 아직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이번에 다녀온 장소는 그런 ‘한 조각’이나 ‘한 잔’으로는 딸기 지수를 완벽하게 채울 수 없는 이들에겐 천국 같은 곳이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그랜드 워커힐 서울 딸기 뷔페, 그곳에 다녀왔다.


다양한 메뉴 개발에 딸기가 적격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2018 베리베리 스트로베리’의 딸기 디저트들. [박해윤 기자]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2018 베리베리 스트로베리’의 딸기 디저트들. [박해윤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6년 국내외 디저트 외식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외식시장 규모는 2014년 매출액 기준으로 약 8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외식시장(83조 8000억 원)의 10.7%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처럼 디저트시장이 커지면서 ‘호텔표’ 딸기 뷔페들도 성장해왔다. 그렇다면 하고 많은 과일 가운데 왜 ‘딸기’인가. 딸기 농가와 호텔들 사이에 모종의 결탁(?)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기자가 딸기만큼이나 좋아하는 과일이 ‘귤’이다. 그런데 귤 뷔페는 왜 없을까. 머릿속에 물음표가 늘어만 갔다. 

이에 대해 한 호텔 관계자는 “딸기 뷔페가 잘되면서 호텔들도 다른 과일을 이용한 뷔페를 구상해 실제로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가지 과일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일을 가공하고 보관하는 문제도 있지만, 과일 자체의 맛이 너무 진하거나 무거우면 뷔페 메뉴로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 한 호텔이 망고 뷔페를 운영했지만 반응이 안 좋아 없앤 것으로 안다. 지금도 몇몇 호텔이 망고 뷔페나 체리 뷔페를 운영 중이지만 딸기 뷔페만큼 재미를 못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과일 뷔페의 춘추전국시대에 딸기가 절대 강자로 살아남았다. 

기자가 최근 찾은 대표적인 딸기 뷔페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2018 베리베리 스트로베리(Very Berry Strawberry)’는 올해로 11주년을 맞았다. 워커힐은 인터컨티넨탈과 함께 국내 호텔에 딸기 디저트 뷔페를 도입한 선구자로 꼽힌다. 워커힐은 2007년 ‘스트로베리 헤븐’이라는 딸기 디저트 프로모션을 처음 선보였고, 2008년부터는 본격적인 디저트 뷔페 형태의 ‘베리베리 스트로베리’를 운영하고 있다. 당시에는 생소했지만 ‘장사가 된다’는 것을 안 호텔들이 너나없이 딸기 뷔페 프로모션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0개 생딸기 탑의 위엄

초코 딸기 퐁듀, 딸기 인절미 등 맛은 물론, 모양도 예쁜 디저트들. [박해윤 기자]

초코 딸기 퐁듀, 딸기 인절미 등 맛은 물론, 모양도 예쁜 디저트들. [박해윤 기자]

수많은 딸기 마니아는 여러 호텔을 돌며 딸기 뷔페를 비교하고 즐긴다. 인기 있는 딸기 뷔페는 예약이 꽉 차 한 달 전 미리 예약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고객의 요청으로 금요일 저녁부터 딸기 뷔페를 여는 곳도 늘었다. 한 30대 남성은 “개인적으로 딸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여자친구가 워낙 좋아해 국내 호텔에서 운영하는 딸기 뷔페를 대부분 섭렵했다”며 “매년 이맘때면 호텔마다 선보인 비슷한 듯 다른 딸기 뷔페 가운데 어디를 가볼지 고민이다. 물론 결정은 여자친구 몫이지만…”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베리베리 스트로베리를 처음 방문한 건 지난해 겨울, 10주년 때였다. 당시 “한동안 딸기는 먹지 않아도 되겠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메뉴를 접했고, “이런 메뉴에도 딸기를 넣을 수 있구나” 하는 경탄이 나올 만큼 독특한 메뉴들을 맛봤다. 이번에도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워커힐 로비 라운지 더파빌리온으로 향했다. 지난해 경험을 교훈 삼아 점심은 먹지 않았다. 또 딸기 편향적인 기자가 딸기 뷔페에 대해 아무리 객관적으로 쓴다 해도 좋은 소리만 나올 것 같아 평소 딸기에 중도적인 30대 남성과 여성을 섭외해 현장 분위기 및 메뉴를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로비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생딸기 2000개를 층층이 쌓아 만든 24단 높이의 베리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매년 방문객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곳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적화된 ‘자랑 존’이다. 많은 사람이 딸기 꼭지 따기가 귀찮다고 하는데, 베리타워에는 신선한 딸기, 그것도 꼭지를 제거한 딸기가 가득하다. 고민 없이 딸기를 ‘석션’할 수 있는 것이다. 

금요일 저녁시간대 방문객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여성 2명, 4명으로 구성된 테이블이 가장 많았고 커플도 보였다. DSLR 카메라를 챙겨 온 사람들도 있었다. 식사 전 메뉴를 찍는 데 열중하다 면박을 들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곳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사진을 예쁘게 남기려고 메뉴를 접시에 담을 때부터 신경 쓰는 사람이 많았다.


맛과 비주얼이 충격적인 ‘괴식’ 없어 아쉬워

딸기 뷔페에서 가장 돋보이는 24단 베리타워. [박해윤 기자]

딸기 뷔페에서 가장 돋보이는 24단 베리타워. [박해윤 기자]

시그니처 메뉴인 딸기 케이크와 티라미수 외에도 오븐에서 바로 구운 따뜻한 피자와 파니니, 붕어빵 등을 접시에 담았다. 일행에게 “다른 메뉴들이 달달하니 음료를 단 것으로 시키지 마라”고 조언했는데, 올해 웰컴 드링크의 맛은 지나치게 달지 않고 딱 적당했다. 방문객의 의견을 수렴해 변화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받은 보도자료에는 피자와 파니니, 붕어빵에도 딸기가 들어 있다고 했지만 먹어보니 딸기 맛이 나지 않았다. 잠깐 고민하다 현장에 있는 셰프에게 물어봤는데 딸기가 들어가지 않은 메뉴였다. 

지난해에는 딸기 초밥과 딸기 떡볶이, 딸기 치킨강정, 딸기 쌀국수 등 좋게 말하면 퓨전 내지는 도전, 나쁘게 말하면 ‘괴식’ 메뉴가 꽤 있었다. 붉은 딸기 육수가 들어간 쌀국수와 딸기를 생선처럼 썰어 밥 위에 얹은 초밥, 동결 건조한 딸기가 듬뿍 올라간 떡볶이 등 잊을 수 없는 맛과 비주얼이 아직도 생생하다. 올해도 그런 충격적 비주얼을 내심 기대했는데, 메뉴 대부분이 무난한 편이었다. 올해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은 딸기 인절미였다. 두툼하게 썬 새빨간 단면이 꼭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같았다. 딸기 화분 케이크는 기대와 달리 퍽퍽한 식감이었다. 화분은 남기고 딸기와 크림만 먹은 접시가 꽤 보였다. 디저트의 강자로 불리는 워커힐답게 다른 디저트는 모두 맛있었다.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며 식사하니 호텔에서 고급스러운 ‘불금’을 제대로 즐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딸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저렴한 편이다. 귀농 인구가 늘면서 딸기 재배량도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2017~2018년 딸기 생산량은 19만 7000~20만 1000t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할 전망이다. 귀농인 유입으로 재배 면적이 전년보다 2% 늘어난 데다, 기상이 좋고 고설 재배도 증가하면서 단수(단위면적당 생산량)는 1~3%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월 15일 기준 딸기의 평균 도매가격(서울 가락시장)은 2kg 한 상자에 특품 3만 원, 상품 2만 1000원대로 전년 및 전월보다 저렴했다. 같은 날 기준으로 신세계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딸기는 한 팩(900~950g)에 8500~1만 원, 롯데마트에선 한 팩(800g~1kg)에 8900~1만 3900원이었다. 

이를 보면 워커힐의 딸기 뷔페가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다. 워커힐 측은 당도가 높은 충남 논산 청정딸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웰컴 드링크가 포함된 딸기 뷔페의 가격은 성인 6만 3000원, 초등학생 4만 5000원, 미취학 아동 3만 50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6000원을 추가하면 워커힐 시그니처 빈투바 초콜릿, 워커힐 수제 딸기잼, 캐릭터 솜사탕을 받을 수 있다. 입장 후에는 45여 종의 딸기 메뉴와 음료로 구성된 딸기 디저트 뷔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단, 2시간 동안만 이용 가능하다. 식사와 디저트 메뉴를 섭렵하고 커피 한 잔까지 즐기려면 그만큼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베리베리 스트로베리는 4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은 2회(17:00~19:00, 19:30~21:30), 토·일요일은 3회(12:00~14:00, 14:30~16:30, 17:00~19:00) 운영된다. 호텔 관계자는 “대부분 주말 예약이 꽉 차 있다. 현장에서 바로 입장하는 건 쉽지 않다. 특별한 날 딸기 뷔페를 즐기고 싶다면 꼭 예약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한 번 정도는 누릴 만하다?

이날 취재에 동행한 50대 남성(사진기자)은 “이런 신세계가 있는 줄 몰랐다. 가족과 꼭 한 번 다시 오고 싶다. 호텔에서 가족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생딸기를 마음껏 먹는 것만으로도 제값은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30대 남성은 “처음에 메뉴들이 너무 달다는 후기가 많아서 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기념일에 한번 지르기에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30대 여성은 “딸기 요리하면 디저트가 먼저 떠오르는데 이곳에는 식사대용으로 먹을 만한 요리들도 함께 있어 만족스러웠다”며 “일 년에 한 번 정도 자신을 위해 쓴다고 하면 못 쓸 돈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선한 딸기를 손질할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편리함, 호텔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만찬 분위기, 고급스러운 호텔 디저트를 맛보는 경험, SNS에 올린 뒤 받을 좋아요 수 등을 고려해 책정한 것이 워커힐 딸기 뷔페 베리베리 스트로베리의 입장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디저트 카페보다 비싸지만 호텔 중식이나 석식보다는 저렴하다. 당신은 ‘한 번도 너무 비싸다’는 쪽인가, 아니면 ‘한 번 정도는 누릴 만하다’는 쪽인가.


빨간 맛 궁금해 Honey
핫한 딸기 뷔페 또 어디 있나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서울의 주요 호텔은 저마다 색다른 콘셉트를 앞세워 딸기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신선한 딸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맛보고 싶다면 예약을 서두르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4월 15일까지 두 호텔 로비라운지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30층 스카이라운지 등 3곳에서 딸기 디저트 뷔페 ‘스트로베리 부티크’를 연다. 딸기 티라미수와 딸기 마들렌, 크루아상, 와플 등 디저트와 식사대용 메뉴가 나온다. 가격은 5만 6000원. 

롯데호텔서울 더 라운지는 4월 29일까지 딸기를 활용한 35가지 디저트 메뉴로 구성된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를 운영한다. 롯데호텔월드에서도 같은 기간 20종 이상의 딸기 디저트와 커피 또는 차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스트로베리 월드’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성인 5만 3000원, 어린이 3만 원.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4월 30일까지 ‘올 어바웃 스트로베리’를 운영한다. 25개의 디저트 메뉴와 5종류의 식사대용 메뉴가 제공된다. 뷔페가 운영되는 로비 라운지와 바를 토끼 캐릭터 ‘미피’를 활용한 갤러리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성인 4만 9000원, 어린이 2만 4500원.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은 5월까지 인형 브랜드 ‘바비’와 손잡고 ‘살롱 드 딸기’를 운영한다. 딸기 파르페와 딸기 마티니, 딸기 밀푀유, 딸기 에클레어 등 바비 테마의 딸기 디저트와 스페셜 포토부스, 리미티드 에디션 콜렉터 바비를 함께 즐길 수 있다. 5만 5000원.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일본의 주요 호텔에서도 딸기 페어(いちごフェア) 기간에 딸기 디저트를 만끽할 수 있다. 도쿄, 오사카, 교토, 요코하마, 나고야, 히로시마, 후쿠오카의 힐튼호텔, 인터콘티넨탈, 센츄리호텔, 요코하마베이호텔, 리가로얄호텔 등은 3~5월 딸기 디저트 뷔페를 운영한다. 여행 전 해당 지역 호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검색과 예약은 필수. 4000~6000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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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2018.02.28 1127호 (p76~80)

  •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 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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