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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맞춰 찾아가는 불편은 모바일 세탁소가 성장하는 발판

모바일 세탁소 비대면 서비스 확산…스마트공정 갖추고 새벽배송에 수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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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19-11-16 1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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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세탁특공대]

    [사진 제공 · 세탁특공대]

    #1 신혼인 A씨는 남편 정장을 매주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겼다. 집에 건조기가 없어 수건을 말리는 스트레스도 컸다. 이에 정액제로 운영되는 모바일 세탁소를 찾아봤다. 드라이클리닝과 함께 물빨래도 해준다고 했다. 특히 집을 리모델링하는 동안 렌털 하우스에서 지냈는데, 이때도 모바일 세탁소를 이용했다. 집에 세탁기가 없어도 지낼 만했다. 월 5만 원에 매주 1회씩 물빨래와 드라이클리닝, 수거와 배송이 해결됐다. 빨래의 귀찮음과 쉰내의 고통에서 완벽하게 탈출했다.

    #2 직장인 B씨는 세탁소 운영 시간과 빨래 맡기는 시간이 맞지 않아 종종 애를 먹었는데 모바일 세탁소 덕분에 편해졌다. 물빨래를 맡긴 셔츠는 따로 얼룩 제거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깔끔해져서 왔고, 드라이클리닝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사진 제공 · 런드리고]

    [사진 제공 · 런드리고]

    동네 세탁소를 이용할 때 불편함이 ‘모바일 세탁소’로 해소되고 있다. 세탁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이 확산되면서부터다. 많은 서비스가 모바일로 전환되고 있지만, 세탁의 모바일 전환율은 0.5%가 되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 생활 반경 내 오프라인 매장, 즉 공급자 위주로 시장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무수히 많은 집안일 가운데 빨래만큼 번거로운 것도 없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어 돌리고, 말려서 개키는 일까지 품이 많이 든다. 주말에 밀린 빨래를 하느라 세탁기를 3~4번 돌리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려면 세탁소 운영 시간에 맞춰 온갖 세탁물을 바리바리 싸 들고 가야 하니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동네 세탁소 가지 않고, 맡기는 시간도 자유

    모바일 세탁소 ‘런드리고’의 진행 과정. 스마트 빨래 수거함인 ‘런드렛’에 담긴 세탁물은 ‘스마트 팩토리’로 옮겨져 검수, 세탁, 출고 과정을 거친 뒤 집 앞으로 배달된다. [사진 제공 · 런드리고]

    모바일 세탁소 ‘런드리고’의 진행 과정. 스마트 빨래 수거함인 ‘런드렛’에 담긴 세탁물은 ‘스마트 팩토리’로 옮겨져 검수, 세탁, 출고 과정을 거친 뒤 집 앞으로 배달된다. [사진 제공 · 런드리고]

    모바일 세탁소가 뜬 것은 세밀한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빨래 공정에 스마트 기술이 적용되면서 처리 비용이 절감된 데다, 이용자가 생활 플랫폼 서비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세탁소 업계에 따르면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고, 관련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모바일 세탁소는 생활빨래부터 드라이클리닝, 의류 수선까지 세탁 관련 서비스를 총망라해 제공한다. 보통 앱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하고 현관문 앞에 세탁물을 내놓으면 끝이다. 업체에 따라 직원이나 동네 세탁소 관계자가 빨래를 수거해 간 뒤 세탁이 끝나면 집까지 배달해준다. 속옷과 수건 같은 자잘한 아이템부터 부피가 큰 외투나 침구류, 카펫, 신발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가격은 동네 세탁소와 비교할 때 별 차이가 없는 수준. 

    모바일 세탁소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의 조성우 대표는 2013년 국내 커머스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을 선보인 ‘배민프레시’ 대표로도 일한 경험이 있다. 조 대표는 “세탁은 집 밖으로 옷이 나갔다 들어와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라 물리적 이동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인 가구 증가와 업무 복장의 변화로 물빨래 수요가 증가하고, 세탁시장을 혁신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많아질 것이라 판단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런드리고는 ‘세탁계의 애플’ ‘세탁계의 새벽배송’으로 불린다. 현관문 앞에 세탁물을 내놓으면 세탁 후 문 앞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늘 밤 11시 전에 요청하면 내일 밤 12시까지 가져다주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강점이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스마트 빨래 수거함인 ‘런드렛’이 포함된 웰컴 키트를 무상으로 임대해준다. 우선 물빨랫거리는 속옷망과 빨래망에 담아 런드렛에 넣고, 와이셔츠와 드라이클리닝할 옷들은 빨래망 위에 올리거나 옷걸이에 건 뒤 런드렛에 넣고 잠근다. 그 후 문 앞에 두고 ‘수거요청’을 클릭하면 완료. 요금은 자유이용과 다양한 월정액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자유이용은 물빨래(30ℓ) 8000원, 와이셔츠 1500원, 드라이클리닝 2500~2만 원이다. 월정액은 런드리온리 33(4주간 물빨래(30ℓ) 3개+무료 수거 및 배송 3회)이 3만3000원, 런드리&드라이 42(4주간 물빨래(30ℓ) 3개+드라이클리닝 3장+무료 수거 및 배송 3회)가 4만2000원, 와이셔츠&드라이 37(4주간 와이셔츠 20장+드라이클리닝 2장+무료 수거 및 배송 2회)이 3만7900원 등 다양하다. 

    빨래를 맡기면 세탁이 제대로 될지, 세제는 어떤 걸 사용하는지 의구심이 들게 마련이다. ‘런드리고’는 세탁 전문 시스템과 전문가로 구성된 ‘스마트 팩토리’를 운영한다. 수거한 세탁물을 스마트 팩토리로 입고해 검수, 세탁, 출고하는 프로세스다. 세제의 경우 화장품 원료 개발사 ‘바이오스탠다스’와 공동으로 고급 화장품에 들어가는 원료를 사용해 천연 제품을 개발했다. 시그니처 세제인 ‘모링가드’는 미세먼지와 중금속 등을 흡착하는 천연 원료가 들어 있다. 섬유유연제에는 옷감의 수분을 유지시켜 변형을 막고 섬유조직을 탄탄하게 하는 ‘더마셀’, 세균 제거와 번식을 막는 ‘안티펙트’ 성분이 함유돼 있다. 

    런드리고는 3월 론칭 후 9만 건의 수거와 배송을 통해 의류 27만 장을 세탁했고, 생활빨래는 2만 건 이상 처리했다. 조 대표는 “주 고객층은 1인 가구부터 맞벌이 부부, 워킹맘까지 다양하다. 매달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유료 고객은 1만 가구가량이며, 매달 30%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서울 전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 주문 사항을 읽어주고 수선도 가능

    1 모바일 세탁소는 물빨래부터 드라이클리닝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 ‘GS25편의점 세탁 서비스’의 세탁 전후 세탁물 모습. 3 ‘그 옷 내려놔, 빨랜 내가 해’를 외치는 ‘세탁특공대’. [사진 제공 · 런드리고, 리화이트, 세탁특공대]

    1 모바일 세탁소는 물빨래부터 드라이클리닝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 ‘GS25편의점 세탁 서비스’의 세탁 전후 세탁물 모습. 3 ‘그 옷 내려놔, 빨랜 내가 해’를 외치는 ‘세탁특공대’. [사진 제공 · 런드리고, 리화이트, 세탁특공대]

    2015년 5월 서울 강남에서 시작한 ‘세탁특공대’는 의류, 이불, 신발, 가죽, 카펫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물빨래부터 드라이클리닝까지 해주고, 간단한 수선 서비스도 진행하는 토털 모바일 세탁소다. 앱은 물론, 카카오톡이나 전화로 주문하고 예약시간에 세탁물을 문 앞에 두는 시스템이다. 수거배송 전문요원이 가져간 뒤 다음 날 또는 이틀 뒤 다시 문 앞으로 배달해준다. 앱과 카카오톡에서 전 품목 가격표와 세탁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와이셔츠 1500원, 블라우스 2900원, 정장재킷 3900원으로 동네 세탁소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 성남시, 하남시, 고양시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수거한 세탁물은 ‘캠프’라고 부르는 공간에서 100% 수작업으로 검수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뒤 종류에 따라 전문 세탁소로 보낸다. 세탁특공대 관계자는 “매달 10만 피스에 이르는 세탁물을 다루다 보니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세탁 프로세스를 최대한 잘게 쪼개 시스템화했다. 세탁 전 검수도 1차 대분류와 2차 정밀분류로 나눠 진행하고 a공정은 드라이클리닝과 에어드라이, b공정은 드라이클리닝·머신드라이·핸드프레스처럼 세탁과 건조, 프레스 과정을 26개 공정으로 분류해 각 소재에 적합한 세탁이 이뤄지도록 했다. 또한 VWO(Voice Work Order)도 특징이다. 세탁 작업자가 바코드 태그를 리딩하면 해당 세탁물에 등록된 고객 요청 사항이나 주의사항이 스피커로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다림질 담당자가 특정 바지를 작업하려 하면 ‘앞 주름을 잡아주세요’ 같은 고객 요청사항이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세탁특공대는 모바일 세탁소 업체 가운데 꽤 오랜 기간 인기를 모으며 운영돼 현재까지 누적 매출 약 109억 원, 누적 주문 건수 약 30만 건에 달한다. 세탁특공대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시스템과 직영 스마트 팩토리 덕분에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지금은 서울과 경기를 넘어 전국 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스마트 팩토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On time’ 어렵다면 편의점에 맡겨도 OK!

    1 수거·배송 전문요원이 세탁물 수거와 배달을 해주는 ‘세탁특공대’. 2 ‘백의민족’은 의류 수선에 특화돼 있다. 3 ‘리화이트’의 ‘GS25편의점 세탁 서비스’. [사진 제공 · 세탁특공대, 백의민족, 리화이트]

    1 수거·배송 전문요원이 세탁물 수거와 배달을 해주는 ‘세탁특공대’. 2 ‘백의민족’은 의류 수선에 특화돼 있다. 3 ‘리화이트’의 ‘GS25편의점 세탁 서비스’. [사진 제공 · 세탁특공대, 백의민족, 리화이트]

    동네 세탁소와 고객을 이어주는 세탁 플랫폼 서비스도 인기다. 2015년부터 시작된 ‘리화이트’가 대표적이다. 고객은 모바일 앱으로 이용 가능한 동네 세탁소를 확인해 서비스를 신청하고, 동네 세탁소는 앱을 통해 주문을 확인·관리할 수 있다. 세탁물 수거와 배달은 동네 세탁소에서 직접 한다. 특히 주력하고 있는 건 ‘GS25편의점 세탁 서비스’다. 24시간 방문 가능한 편의점에서 리화이트 앱을 보여주고 주문 접수를 한 뒤 세탁물을 맡기면 인근 동네 세탁소에서 수거해 세탁을 마친 뒤 편의점으로 배송해준다.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시간 약속을 지키기 힘든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다. 세탁비는 고객이 선택한 가맹 세탁소의 요금으로 정해진다.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지에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GS25편의점 세탁 서비스는 서울 수도권 및 광역시 1700개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리화이트 관계자는 “편의점 세탁 서비스의 경우 시간 약속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나 1인 가구의 호응이 높다. 현재 모바일 앱은 누적 16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의민족’은 모바일 앱과 개인용 컴퓨터(PC), 전화, 카카오톡으로 신청 가능한 모바일 기반의 세탁 수거·배송 서비스다. 여느 업체처럼 세탁 서비스가 메인이지만, 특히 의류 수선에 특화돼 있다. 간단한 의류 수선은 물론, 바지와 스커트, 상의 등의 기장 수선과 지퍼나 동정 교체도 해준다.

    구독경제형 소비 패턴에도 영향

    모바일 세탁소는 구독경제형 소비 패턴과 영향을 주고받기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기업에 회원가입이나 구독을 하면 정기적으로 물건 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경제모델을 일컫는다. 매번 번거로운 구매 과정을 생략하고 편리하면서도 효율적인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월정액을 갖춘 모바일 세탁소 역시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나온 서비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술 발달이 뒷받침되고 1인 가구 등 번거로움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구독 앱을 통한 비즈니스 수요가 다채롭게 창출되고 있다. 모바일 세탁소와 더불어 구독경제 모델은 앞으로 더 발전하고 다양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숙 기자

    강현숙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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