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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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제약·바이오의 굴기

‘종근당글리아티린’ 알츠하이머병 치료 위한 뇌기능 개선제

인지기능 악화 속도 늦춰 일상생활 원만한 수행 도와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8-04-03 1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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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사람이 기억을 잃으면 어떨까. 자신의 이름과 나이, 가족과 직업, 그동안 살아온 추억 등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슬픈 일이다. 치매는 본인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하는 질병이다. 의학 발전으로 수명이 점차 연장되면서 100세 시대까지 내다보고 있지만 대표적 인지기능 장애인 치매의 치료는 아직까지 요원하다. 

    치매 환자 증가 속도는 폭발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국내 치매 환자 수가 약 7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2030년에는 치매 인구가 127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치매 부담이 없는 행복한 나라를 위한 치매국가책임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치매 조기 진단부터 예방, 상담과 사례 관리, 의료 지원 등 종합적인 치매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치매 초기 진단과 예방만으로 삶의 질 개선

    치매는 조기 진단과 적절한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와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된다. [동아DB]

    치매는 조기 진단과 적절한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와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된다. [동아DB]

    환자와 가족은 확실한 치매 치료제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성과는 매우 더디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환이라 원인을 밝히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동물실험을 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제약연구제조사협회(PHRMA)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4년까지 16년 동안 임상시험에 들어간 치매 치료제 후보 123개 가운데 최종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약은 4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치매 완치가 아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치료제다. 

    현재로서는 치매 발병 이후 완치는 어렵다. 하지만 초기에 치매를 진단해 증상 악화를 최대한 늦추는 것만으로도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은 개선된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기억력이나 사고력 등 인지기능을 좌우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양이 정상인에 비해 부족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약물 투입을 통한 아세틸콜릴 생성으로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종근당글리아티린’이 치매 환자 가족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글리아티린은 아세틸콜린 생성에 필수 요소인 콜린을 직접 주입해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돕는 약물이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약물의 주성분 콜린알포세레이트 원개발사인 이탈리아 제약기업 ‘이탈파마코’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오리지널 제품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해당 약물은 치매 질환 개선에 어떻게 효과를 나타낼까. 주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체내에서 콜린과 글리세로포스페이트로 분리돼 두 가지 작용을 한다. 콜린은 뇌신경 손상으로 저하된 신경전달 기능을 정상화한다. 글로세로포스페이트는 신경세포막의 구성 성분으로 변화해 손상된 신경세포 기능을 재생시켜 인지장애 개선에 효과를 나타낸다. 또 이 약물은 체내 흡수율이 높고 혈뇌장벽(Blood-Brain-Barrier·BBB) 투과율이 높아 손상된 뇌세포에 직접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흡수되지 않은 약물은 대부분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로 배출돼 오랜 기간 투여해도 중증 이상반응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 임상 통해 우수성·안전성 드러나

    치매 증상 지연 효과가 입증된 ‘종근당글리아티린’(아래). 2016년 9월 프란치스코 아멘타 이탈리아 카멜리노대 교수가 내한해 ‘종근당글리아티린’ 관련 장기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제공·종근당]

    치매 증상 지연 효과가 입증된 ‘종근당글리아티린’(아래). 2016년 9월 프란치스코 아멘타 이탈리아 카멜리노대 교수가 내한해 ‘종근당글리아티린’ 관련 장기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제공·종근당]

    종근당글리아티린은 기존 효능 외에도 지속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약물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2016년 9월에는 프란치스코 아멘타 이탈리아 카멜리노대 교수가 발표한 종근당글리아티린 관련 장기 임상연구 결과가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아멘타 교수는 종근당글리아티린의 주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를 30여 년 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아멘타 교수는 2012년부터 4년여 동안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과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쓰인 도네페질을 병용 투여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아스코말바(ASCOMALVA)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허혈성 뇌손상을 동반한 59~93세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두 그룹으로 분류한 뒤 한 그룹에는 도네페질만 단독 투여하고, 다른 그룹에는 도네페질과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함께 투여했다. 이후 두 그룹 환자의 인지기능 변화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추적 관찰했다. 또 환자의 이상행동반응 심각도와 보호자의 스트레스 정도도 함께 측정했다. 

    그 결과 두 약물을 함께 투여한 환자들이 도네페질을 단독 투여한 환자들에 비해 인지기능과 알츠하이머병 악화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일상생활 수행 능력 지수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경정신학적 증상의 중증도와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측정값도 단독으로 투여한 그룹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 밖에 이상행동반응도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두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것이 환자와 보호자의 정신적 고통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하고자 내한한 아멘타 교수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아스코말바는 알츠하이머 약물에 대한 임상연구 중 최장 기간 진행된 연구로, 종근당글리아티린의 우수성과 장기 치료 효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도네피질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병용 전략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뇌기능 개선제로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종근당글리아티린은 매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508억 원 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처방 실적보다 68.3% 상승한 수치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종근당 주력 제품인 심혈관계 치료제 ‘리피로우’, 전신성항감염성 치료제 ‘타미플루’, 심혈관계 치료제 ‘딜라트렌’을 제치고 매출 면에서 압도적 선두를 기록하고 있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의 미래는 더욱 밝다. 원개발사인 이탈리아 이탈파마코로부터 글리아티린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이전받았기 때문. 이탈파마코는 2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종근당글리아티린이 이탈파마코의 오리지널 원료를 사용하며, 오리지널 ‘글리아티린’의 제조 기술 및 임상자료에 근거해 제조되는 제품임을 보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종근당 관계자는 “종근당글리아티린은 꾸준한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우수성을 확인한 국내 유일의 오리지널 제품”이라며 “점차 증가하는 인지기능 장애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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