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구토를 자주 하는 편이다. 가장 큰 원인은 헤어볼(hairball)로, 소화기관 내에 뭉쳐 있는 털 덩어리를 말한다. 고양이는 평상시 그루밍(자신의 털을 고르는 행동)을 많이 한다. 이때 작은 바늘같이 생긴 혀가 일종의 빗 역할을 해 털이 입속으로 들어간다. 털은 대부분 소화기를 거쳐 대변으로 배출되지만, 털들이 뭉쳐 소화기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 헤어볼이 된다.
초보 집사는 고양이가 헤어볼을 토하면 놀라게 마련이다. 헤어볼 자체를 토하는 것은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헤어볼이 더 커지기 전 변으로 배출하거나, 토해 없애는 편이 좋다. 단, 헤어볼을 너무 자주 토하면 위와 식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헤어볼이 소화기 내 이물처럼 뭉쳐 위나 장을 막기도 한다. 일주일에 2회 이상 혹은 한 달에 3~4회 이상 토하는 경우, 헤어볼 없이 구토하는 경우, 토하면서 식욕이 떨어지고 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동물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섬유질 풍부한 사료의 효과
먼저, 고양이털을 자주 빗질해준다. 빗질은 고양이의 기분 전환과 건강한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 빠지는 털을 미리 제거함으로써 헤어볼 형성도 줄일 수 있다. 시중에 그루밍을 위한 빗이 많은데, 단모종은 실리콘 빗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빗질을 싫어하거나 빗질로도 관리되지 않는다면 헤어볼 제거 성분이 들어 있는 사료를 먹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제품에는 식이성섬유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식이성섬유질은 물을 만나면 부피가 늘어나고 변 배출을 용이하게 해준다. 사료를 줄 때 물을 많이 먹이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짜서 먹일 수 있는 헤어볼 제거 제품도 많은데, 보통 미네랄오일을 주성분으로 한다. 이 성분이 윤활제 역할을 해 장을 통해 헤어볼이 빠져나오도록 돕는다. 다만 미네랄오일은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설명서에 나온 용량과 횟수를 지켜야 한다.
장모종은 빗질과 헤어볼 제거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전신미용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양이털이 다시 자라는 3~6개월은 헤어볼 형성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