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대선 후보 배우자 약력. 뉴스1.
김혜경, 종교계 조언 후보에게 전달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는 1990년 이 후보의 셋째 형수 소개를 받아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후보를 처음 만났다.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낸 이 후보와 달리 김 씨는 서울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선화예고와 숙명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뒤 피아노 레슨을 하던 시절이다. 이 후보는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13세부터 써온 일기장을 건네며 청혼했고, 1991년 3월 결혼했다.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선출직에 도전한 이 후보의 길을 김 씨가 처음부터 지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17년 성남시장 시절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후부터는 정치인 아내로서 적극적인 외부 행보에 나서며 이 후보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거나 요리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 후보를 물밑에서 돕고 있다. 종교계 유력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듣는 식이다. 경선 당시 권역별 순회 일정에 맞춰 해당 지역에 있는 주요 성당·사찰·교회 등을 방문해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는 현덕 스님을, 세종 천주교 대전교구청에서는 김종구 주교를 만났다. 5월 13일에는 서울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서울대교구장과 면담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내란 때문에 치르는 조기 대선인 만큼 활발하게 활동하기보다 종교계 인사의 이야기를 듣고 이 후보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조용하면서도 절제된 내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한 행보에는 ‘사법리스크’ 영향도 있다. 수원고법 형사3부(재판장 김종기)는 4월 12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김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벌금 150만 원 형을 유지했다. 김 씨는 2021년 경기도지사인 이 후보를 수행하던 배모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배우자 등 6명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후보가 재판을 받고 있는 업무상 배임에도 김 씨가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경기도의 이른바 ‘사모님팀’이 이 후보 부부의 요구에 따라 889만 원 상당의 음식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후보는 재판에 넘겼지만 김 씨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사안이 경미하거나 피의자에게 고려해야 할 특성이 있어 기소하지 않는 경우다.
설난영, 노동운동 동지이자 정치적 동지
김문수 후보와 배우자 설난영 씨는 노동운동으로 만난 인생의 동반자다. 설 씨는 전남 순천에서 상경해 대입 재수를 하다가 대학 진학 대신 직장을 택했다. 1978년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시절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 후보를 처음 만났다. 5공 신군부가 김 후보를 삼청교육대에 입소시키려고 수배령을 내렸을 때 설 씨의 자취방에서 숨어 지내며 연인 사이가 됐다. 1981년 열린 두 노조위원장 출신의 결혼식은 위장 시위로 오해받아 전투경찰 버스가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설 씨는 김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 등을 맡아 김 후보를 적극 도왔다. 김 후보는 4월 30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별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어려움 속에서 아내를 만난 것”이라며 “그보다 더 큰 별의 순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설씨는 이번 대선에서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김 후보 측은 설 씨가 과거 일했던 구로공단을 방문하는 등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김 후보 동행을 포함해 일정을 다각도로 고려 중”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메시지를 내는 등 내조보다 정치적 동지 차원에서 움직인다는 표현이 더 맞는다”고 말했다.
설 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기간 중 김혜경 씨의 사법리스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설 씨는 4월 30일 국민의힘 포항북당원협의회를 방문해 “나는 법카로 밥을 사 먹지 않으며, 관용차를 타지 않고 공적인 일 외에는 내가 운전한다. 제사상도 법카로 마련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현재 미혼으로, 연애 등 사생활에 대해 언급한 적이 거의 없다. 2018년 tvN 시사프로그램 ‘토론대첩-도장깨기’에 출연해 “(대학생 시절) 여자친구 때문에 국회에서 인턴을 시작했다”며 “국회가 여자친구가 사는 당산동에서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1년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에는 한 인터뷰를 통해 “여자친구는 있다”면서도 “앞으로 사생활 문제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등 1강-1중-1약 체제 속에서 치르는 대선인 만큼 배우자의 행보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김문수 후보 측이 김혜경 씨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한다면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건희 리스크’가 다시 도마에 올라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배우자 관련 이슈가 새로 등장하지 않는 한 사법리스크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영부인 리스크가 두드러진 만큼 새로운 영부인은 자제력과 공적 마인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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