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부터). [동아DB]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은 독자 노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6월 17일 “내 갈 길만 가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며 사실상 마이웨이 행보 의사를 나타냈다. 다음 날도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간 보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과 함께 입당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자신만의 시간표를 내세우며 당장 손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6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정치 참여를 선언할 예정이다. 제1야당 밖에서 인사 영입 등을 통해 몸값을 높이고 야권 통합 주도권 잡기에 나서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월을 경선 버스 출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버스에 올라타더라도 정치적으로 얻을 것이 많지 않다고 판단해 당분간 지지세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철수 독자 대선 출마 열어두나
국민의당과 통합 논의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실무협상단 회의가 6월 22일 시작된 가운데 국민의당이 ‘당명 변경’을 요구해 합당 논의가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안철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양당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한 출발점”이라며 합당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선 합당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안 대표가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에 밀려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며 몸값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양측은 당명 변경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협상단장을 맡은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원칙 있는 합당을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는 건 당연히 ‘새로운 당명’ ”이라고 강조했고, 이 대표는 “식당(국민의힘)이 잘 되기 시작하니 간판을 내리라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사무처도 6월 23일 당명 변경을 ‘합당을 볼모로 한 과도한 요구’로 규정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대표가 대선 독자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