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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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앱 제국’ 꿈꾸는 쿠팡 

온라인 쇼핑몰, OTT 사업에 이어 AI 기반 시설 사업까지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5-08-1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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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3일 서울 중구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뉴스1 

    6월 3일 서울 중구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뉴스1 

    쿠팡이 온라인 쇼핑몰을 넘어 물류 혁신, 콘텐츠 제작, 음식 배달, 인공지능(AI) 기반 시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슈퍼 앱(애플리케이션) 제국’을 구축해가고 있다. 미국 아마존과 사업 모델이 비슷하면서도 아시아의 고밀도 물류망을 활용해 로컬화 전략을 구사하는 쿠팡은 성장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매출 20% 성장 전망

    쿠팡은 2014년 국내 최초로 택배사를 거치지 않는 익일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 한국 e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점령했다. 물류 사업에서 끝나지 않고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음식 배달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쿠팡은 이제 AI 기반 시설 사업에까지 손을 뻗으며 정보기술(IT) 산업 전체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자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쇼핑몰 사업을 통해 얻은 막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운영한 결과다. 소비자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한번 이용하기 시작하면 해당 제품 및 서비스에 발이 묶여 다른 경쟁사를 선택하기가 어려워지는 로크인(Lock-in) 효과를 기반으로 쿠팡의 여러 플랫폼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냈다.

    물류 혁신은 쿠팡의 강력한 성장 축이다. 쿠팡의 물류 서비스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이미 지난해 CJ대한통운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34.8%)를 차지했다. 그만큼 지방 곳곳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해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했다.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 로봇,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물류 서비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소비자의 주문 패턴을 예측해 재고량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물류 사업 혁신을 이뤄냈다.

    콘텐츠 사업에서도 쿠팡의 행보는 공격적이다. 쿠팡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는 2025~2026시즌 NBA(미국프로농구) 독점 중계권을 따냈다. 2025년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AFC 주관 경기에 대한 중계권도 확보했다. 특히 쿠팡의 ‘와우(WOW) 멤버십’과 OTT를 연계해 멤버십 가입자를 늘렸다. 월 7890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와우 멤버십은 쿠팡에서 주문한 물건의 무료배송, 신선식품 새벽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과 쿠팡이츠 무료배송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을 ‘로크인’ 했다.



    쿠팡의 글로벌 확장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쿠팡은 2022년 대만에 진출한 이후 물류센터 2개를 세우고 대만 고객에게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송에 3주 이상 소요되는 다른 직구 업체와 달리 특정 가격 이상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다음 날 한국발(發) 대만행 첫 비행기편으로 빠르면 3~4일 안에 무료로 배송해주는 ‘로켓직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중소기업과 협력해 대만 브랜드를 유치하는 등 한국에서의 성공 모델을 현지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쿠팡이 최근 새롭게 주목하는 것은 AI 기반 시설 사업이다. 쿠팡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1조4600억 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 위탁 운영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기업 엠피리온디지털과 협력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고성능 GPU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에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할 수 있다.

    지속성장하려면 사회적책임 다해야

    쿠팡은 그간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는 AI를 쿠팡의 여러 서비스에 적용하고 일부 연구기관에 제한적으로 제공해왔다. 7월 초 쿠팡은 AI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AI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대한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라는 사업의 새 로고를 공개한 것이다. 쿠팡은 AI에 특화된 엔지니어를 채용하고자 미국과 일본에서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최대 연봉 4억50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보수를 제시했다고 한다.

    쿠팡의 이러한 사업 모델은 아마존과 유사하다. 아마존 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IT 전반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쿠팡은 클라우드 사업보다 초고속 배송 특화 물류와 로컬 콘텐츠를 제공하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20, 30대 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아마존과 차별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쓰지만, 쿠팡은 한국과 아시아 중심의 전략을 편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쿠팡의 다양한 사업이 한국 사회 곳곳에 뻗어 있는 만큼 쿠팡이 한국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쿠팡과 관련해 물류센터 근로 환경과 노동자 처우, 지역사회와의 갈등 같은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쿠팡이 진정한 플랫폼 리더로 자리 잡으려면 AI와 데이터 기술 혁신뿐 아니라 노동 환경 개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 지역사회와의 협력 및 상생 강화 등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차원적 접근이 이뤄질 때 쿠팡은 한국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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