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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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실감케 한 ‘EV 트렌드 코리아 2025’

[조진혁의 Car Talk] 국내외 95개사, 국내 최대 전기차 박람회에서 최신 트렌드 선보여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5-06-1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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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 트렌드 코리아 2025’를 찾은 관람객들이  ‘EV 캠핑존’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다양한 캠핑장비를 체험하고 있다. ‘EV 트렌드 코리아 2025’ 제공

     ‘EV 트렌드 코리아 2025’를 찾은 관람객들이 ‘EV 캠핑존’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다양한 캠핑장비를 체험하고 있다. ‘EV 트렌드 코리아 2025’ 제공

    6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는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EV 트렌드 코리아 2025’ 행사가 열렸다. 환경부가 주최하는 국내 유일 전기차 엑스포로, 8회째를 맞은 올해는 95개사가 참여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신상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과 기술, 체험이 어우러지는 총체적 콘텐츠를 선보인 점이 인상적이었다. 

    AI 가전 탑재 오피스형 콘셉트카

    이번 행사에서는 여러 완성차 브랜드가 ‘전기차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신기루를 현실처럼 포장해 전시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은 현대자동차였다. 현대차는 2월 출시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을 전면에 배치했다. 또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의 다채로운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수소전기차에 특화된 정보 표시 기능인 ‘루트 플래너’의 경우 수소충전소 정보와 수소에너지 흐름도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블루링크 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한 여러 라이팅 패턴과 디스플레이 테마 등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점도 유용했다.  

    기아는 미래 모빌리티 쇼룸을 전시장에 옮겨온 듯한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전동화 세단 ‘EV4’, 목적기반차량(PBV) ‘PV5 시리즈’ 등 실물 차와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결합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자동차와 함께 펼쳐지는 자신의 삶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기아와 LG전자가 협업해 만든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는 모바일 오피스용 콘셉트카로 눈길을 끌었다. 차량 안에 LG전자 스타일러, 스마트미러, 커피머신 등 인공지능(AI) 가전을 탑재해 디지털 노마드에 최적화된 업무 공간을 설계한 것. 최근 증가하는 원격 근무자에게 잘 맞는 이동식 업무 공간이 될 법했다. 

    이외에 기아의 3가지 전시존은 소비자 중심의 커스터마이징 경험에 집중했다. 특히 PV5의 경우 아케이드 게임기부터 가전까지 장착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을 선보여 자동차를 가전 영역으로 확장함으로써 미래 차량 활용의 구체적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KG모빌리티(KGM) 부스에도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회사는 ‘국산 최초 전기 픽업트럭’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무쏘 EV’와 공간 특화 SUV ‘토레스 EVX’ 등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몄다. 그중 무쏘 EV는 아웃도어와 상용 환경에서 실용성을 겸비한 모델로, 픽업트럭 적재력을 갖춘 전기차의 강점을 잘 보여줬다. 

    KGM은 완성차 외에 전동공구와 전기자전거 등 비차량 제품군도 함께 전시해 자사가 추구하는 전동화 생태계의 외연을 자연스럽게 선보이는 데도 힘을 쏟았다. 시승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한 무쏘 EV의 주행 성능 체험 역시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상으로 다가온 전기차 시대

    행사장에 전시된 다채로운 충전 시스템도 전기차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미래형 충전 기술, 차세대 충전 플랫폼, 자율주행 충전 로봇 등 신선한 아이디어가 즐비해 가까운 미래에 전기차 생태계가 어떻게 달라질지 조금은 예측할 수 있었다. 

    기아와 LG전자가 협업해 만든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는 차량에 인공지능(AI) 가전을 탑재한 모바일 오피스용 콘셉트카다. 뉴스1

    기아와 LG전자가 협업해 만든 ‘PV5 슈필라움 스튜디오’는 차량에 인공지능(AI) 가전을 탑재한 모바일 오피스용 콘셉트카다. 뉴스1

    이번 행사에서는 전기차산업 분야의 성과를 조명하는 EV 어워드도 열렸다. 환경부장관상인 ‘올해의 전기차’는 기아 ‘EV4’, ‘올해의 충전사’는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워터에 돌아갔다. 소비자가 선정한 ‘올해의 전기차’와 ‘올해의 충전사’는 현대차 ‘아이오닉 9’, 유플러스아이티가 각각 수상했다. 

    한편 폴스타 ‘폴스타4’와 볼보 ‘EX30’는 심사위원 선정 혁신 전기차로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특히 폴스타4는 후면 유리를 과감하게 생략한 디자인, 511㎞ 주행거리, 544마력 출력,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위한 24개 감지 센서, 티맵 기반 인포테인먼트까지 갖춰 자동차라기보다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처럼 보였다. 특히 지속가능한 소재와 성능의 균형, 안전성과 감각적 퍼포먼스의 조화는 프리미엄 EV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첨단기술과 디자인의 향연 못지않게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을 들뜨게 한 건 시승이었다. ‘EV 라이드 2025’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시승 행사는 ‘코엑스 남문-삼성역-봉은사역’을 잇는 3㎞ 구간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기아 EV4, KGM 무쏘 EV, BYD 아토 3, 캐딜락 리릭, 지프 어벤저, 볼보 EX30 등 다양한 차종을 몰고 주행 성능, 디스플레이 환경,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실내 소재 등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한때 전기차는 ‘과장된 미래’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최근엔 주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탈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전기차에 기발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여느 신차를 대하듯이 우리 삶을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어줄 요소를 기대할 뿐이다. ‘EV 트렌드 코리아 2025’는 전기차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으며,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올 것임을 느끼게 하는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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