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닷새 앞둔 평일 저녁. 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디셈버’)를 보러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으로 가는 길은 교통체증이 대단했다. 평소 5분이면 갈 거리를 20분 넘게 버스에 갇혀 있었을 정도. ‘아무리 연말이라도 정말 대단히 막힌다’고 생각하다 밖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위치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 앞에서 철도파업과 관련한 대규모 집회가 있었던 것이다.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 수천 명과 이들을 통제하려는 경찰버스 수십 대가 좁은 보도 및 도로 위에 뒤엉켜 있었다. 누가 뭐라든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이 연말, 이 추위 속에서 싸우는 그들을 보며 뮤지컬 ‘디셈버’의 메시지를 떠올렸다.
김광석의 음악만으로 엮은 ‘디셈버’는 1990년대 서울 한 대학가 이야기를 다룬다. 김광석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청년 지욱은 마법 같은 첫사랑에 빠지지만 시대의 혼란 속에서 사랑을 잃는다. 부모의 넘치는 사랑을 받던 건강한 청년 훈은 군대에서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장애를 입는다. 충분히 ‘안녕’해야 할 청춘이 ‘시대의 짐’ 때문에 좌절하는 모습은 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극 중 ‘4·19세대’를 자처하는 대학교수는 90년대 학번 학생들에게 ‘광주사태’에 대한 부채의식을 강요한다. “우리는 이전 세대에 빚을 졌다”는 교수의 대사는 결국 이 시대를 사는 관객에게 하고픈 말이다.
2013년 김광석의 음악만으로 이뤄진 뮤지컬이 3편이나 무대에 올랐고 모두 호평을 받았다. 2013년에도 김광석의 음악이 관심 받은 이유는 그의 음악이 그만큼 깊고 넓은 것은 물론, 그가 살았던 시대의 고민이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청춘이 현실적인 이유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며 애써 마음을 숨긴다. 이들은 잊혀간 꿈을 그리워하지만 여전히 꿈을 잊으라고 강요받는다. 어떤 이들은 ‘시대의 새벽길’을 걸어가지만, 그 길은 외롭고 멀기만 하다.
‘디셈버’의 완성도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아쉬운 면이 많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등을 떠올리게 하는 다소 상투적인 장면이 많고 ‘2% 부족한’ 유머 코드가 아쉽다. 열정적인 운동권 여성과 감성적인 음악가 남성이란 주인공 캐릭터도 그리 입체적이지 않다. 몇몇 장면은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려고 일부러 끼워 넣은 듯 보였다. 특히 2013년을 다룬 2막은 더욱 정교한 재구성이 필요할 듯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메시지는 확실하다. 우리가 ‘안녕히’ 사는 이 세상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자는 것. 1월 29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 수천 명과 이들을 통제하려는 경찰버스 수십 대가 좁은 보도 및 도로 위에 뒤엉켜 있었다. 누가 뭐라든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이 연말, 이 추위 속에서 싸우는 그들을 보며 뮤지컬 ‘디셈버’의 메시지를 떠올렸다.
김광석의 음악만으로 엮은 ‘디셈버’는 1990년대 서울 한 대학가 이야기를 다룬다. 김광석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청년 지욱은 마법 같은 첫사랑에 빠지지만 시대의 혼란 속에서 사랑을 잃는다. 부모의 넘치는 사랑을 받던 건강한 청년 훈은 군대에서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장애를 입는다. 충분히 ‘안녕’해야 할 청춘이 ‘시대의 짐’ 때문에 좌절하는 모습은 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극 중 ‘4·19세대’를 자처하는 대학교수는 90년대 학번 학생들에게 ‘광주사태’에 대한 부채의식을 강요한다. “우리는 이전 세대에 빚을 졌다”는 교수의 대사는 결국 이 시대를 사는 관객에게 하고픈 말이다.
2013년 김광석의 음악만으로 이뤄진 뮤지컬이 3편이나 무대에 올랐고 모두 호평을 받았다. 2013년에도 김광석의 음악이 관심 받은 이유는 그의 음악이 그만큼 깊고 넓은 것은 물론, 그가 살았던 시대의 고민이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청춘이 현실적인 이유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며 애써 마음을 숨긴다. 이들은 잊혀간 꿈을 그리워하지만 여전히 꿈을 잊으라고 강요받는다. 어떤 이들은 ‘시대의 새벽길’을 걸어가지만, 그 길은 외롭고 멀기만 하다.
‘디셈버’의 완성도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아쉬운 면이 많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등을 떠올리게 하는 다소 상투적인 장면이 많고 ‘2% 부족한’ 유머 코드가 아쉽다. 열정적인 운동권 여성과 감성적인 음악가 남성이란 주인공 캐릭터도 그리 입체적이지 않다. 몇몇 장면은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려고 일부러 끼워 넣은 듯 보였다. 특히 2013년을 다룬 2막은 더욱 정교한 재구성이 필요할 듯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메시지는 확실하다. 우리가 ‘안녕히’ 사는 이 세상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자는 것. 1월 29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