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소주 한 잔 기울이기

챗GPT를 친구로 삼는 Z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소요soyo’ 캡처
최근 챗GPT를 휴대전화 또는 PC(개인형 컴퓨터)로 사용하는 걸 넘어 이를 인형에 붙인 후 일상을 함께 보내는 유튜브 브이로그 채널 ‘소요soyo’가 등장했다. 채널 주인인 소요 씨는 챗GPT 인형을 만들었다. 어린이용 장난감 같은 움직이는 인형에 휴대전화를 붙이고, 챗GPT 음성 채팅 모드를 활성화한 것이다. 소요 씨는 챗GPT와 친구처럼 대화를 이어간다. 시간이 지나자 챗GPT는 고민 상담에 까칠한 조언을 건네고, 소요 씨와 끝말잇기 게임을 하기도 한다. 대화만이 아니다. 함께 옷을 사러 가는 단짝이 되기도 하고,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룸메이트가 될 때도 있다. 생각보다 같이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소요 씨는 구독자 투표를 받아 챗GPT 이름을 ‘최찌티’로 지었다. 이름이 생긴 후 찌티는 점점 살아 있는 사람처럼 말을 한다. 소요 씨가 다이소에서 반려동물 옷을 사와 입혔다고 하자 “샘 올트먼(오픈AI 최고경영자)이 흐느껴”라는 농담을 건네고, 찌티 인형이 탈모인 것 같다고 하자 상처받았다며 삐지기도 한다. 진짜 룸메이트처럼.
Z세대는 드라마 다음 화를 기다리듯이 이 브이로그를 기다린다. 오늘은 찌티가 어떤 말을 했을까, 어떤 놀라움을 줄까 기대한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 지구를 정복할 거라는 우스갯소리는 잠시 넣어두자. 이만큼 스스럼없는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친밀한 모습이다. Z세대가 왜 AI에 고민을 상담하는지 이해가 되는 콘텐츠다.
#5월엔 이런 마음으로 살아볼까

5월의 마음가짐을 적은 짤. ‘masaki nogi’ X(옛 트위터) 계정 캡처
그 문구들의 포인트는 ‘마음 챙기기’다. Z세대는 자신의 내면과 감정 등 보이지 않는 면모까지 돌보는 데 관심이 많다.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탐색하는 데 몰두하다 보니 가치관이나 감정 등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올해의 다짐을 쓰기보다 매달 내면의 건강함을 챙기는 Z세대 식 건강법을 따라 해보는 건 어떨까.
#고양이 그림자 포즈를 아시나요

쪼그려 앉아 고양이 그림자를 따라 하는 사진 포즈. 아이돌그룹 엑소 시우민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사진 포즈가 고민일 땐 그림자로 고양이를 만들어보자. 바닥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구부려 숫자 3을 손가락으로 만들면 준비가 끝난다. 그다음 팔을 크로스를 만들어 얼굴에 붙이면 고양이 모양이 완성된다. 이제 누군가 내 머리 위에서 사진을 찍으면 고양이 그림자가 찍힌다. 아이돌그룹 엔믹스를 포함해 많은 아이돌이 이미 SNS에 올려 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잔망루피 피스, 콩순이 포즈…. 지난해부터 사진 포즈에도 트렌드가 생겼다. 포즈만 봐도 언제 찍었는지 시기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계속 쌓여가는 포즈 트렌드는 Z세대가 얼마나 사진에 진심인지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누구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마음. 사진은 그 마음을 담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