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날 무렵 찾아오는 달콤함
어릴 때 울릉도에 사는 삼촌댁에 놀러간 적이 있다. 몸으로 느끼기엔 올해만큼 더웠던 8월, 경북 포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에 도착했다. 바닷바람에 더위를 쫓아볼까 했지만, 내리쬐는 햇빛과 금세 꿉꿉해지는 습한 바람 탓에 선선한 그늘…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9월 11일얼마나 맛있고 기특했으면 ‘갈비’라는 애칭이 붙었나
‘갈비’가 들어간 음식은 다양한데 대부분 맛있다. 종류로는 소갈비, 돼지갈비, 양갈비, 닭갈비와 특이한 고갈비가 있다. 부위나 모양으로는 왕갈비, 본갈비, LA갈비, 등갈비로 나뉘고 맛으로는 생갈비, 찜갈비, 양념갈비, 떡갈비, 매…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9월 04일반죽 하나에서 빚어진 다양한 맛
엄마는 매일 장을 보러 가셨다. 내가 자랄 때는 급식이 없었고 외식 기회도 적었기에 당연히 아침밥, 점심 도시락, 저녁식사는 엄마 손을 거쳐 차려졌다. 김치와 밑반찬 외에 찌개나 요리 한 접시라도 만들어 가족에게 먹이려고 엄마는 정…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8월 28일제철 싱싱함이 울고 갈 감칠맛
더운 날 밥 차리는 일은 고되다. 차가운 보리차에 밥을 푹푹 말아 오이지무침을 얹어 한 끼 해결한다. 얼마 남지 않은 열무김치와 국물을 밥에 넣고 참기름을 둘러 또 한 끼 비벼 먹는다. 여름이 선사하는 쉽고 맛있는 특미다. 그러나 …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8월 21일한 마리에 스무 가지 맛
초복과 중복을 간신히 넘기며 더위를 견디고 또 견디다 보니 입추가 코앞이다. 그래서인지 뜨거운 햇볕에 땅은 절절 끓어도 파랗게 펼쳐진 하늘을 보면 더위를 향한 원망이 조금 누그러진다. 파란 하늘에 느릿느릿 흘러가는 흰 구름을 보고 …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8월 07일푹푹 찌는 더위엔 시원한 맥주가 정답! 을지로 맥주 골목
1 을지로 맥주 골목의 기본인 맥주와 노가리, 땅콩.2 을지로 맥주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맥줏집 OB베어의 복어포와 맥주. 3 사람과 맥주로 가득한 을지로 맥주 골목.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7월 31일입맛 없는 여름… 산뜻한 채식으로 무더위 날려볼까
주변에 채식을 선호하는 이가 하나 둘 늘고 있다. 종교적 이유를 제외하면 채식을 시작하는 계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아토피나 알레르기처럼 타고난 문제, 몸의 질환, 다이어트 같은 건강상 이유다. 다른 하나는 동물권 보호, 비인도적 …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7월 24일‘여름 맛’ 오래 간직하는 법
1. 설탕에 재운 복숭아 절임으로 만든 음료.2. 톡톡 터지는 맛이 좋은 방울토마토 피클.3. 청이나 장아찌로 만들기 좋은 청매실.4. 한소끔 끓여 만드는 복숭아 조림.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7월 17일이탈리아 물소젖으로 만든 모차렐라 치즈, 꼭 먹어봐
모차렐라는 우리 주변에 흔하다. 거의 모든 피자에 수북이 올라가 있고, 햄버거에 들어가 쭉쭉 늘어나는 매력을 뽐내기도 하며, 손가락처럼 생긴 통통한 튀김도 있고, 한 장씩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슬라이스 형태도 있다. 뜨겁게 녹여 …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7월 10일밥·조림·전·차 … 뿌리부터 꽃까지 버릴 게 없어
장마가 시작됐다. 요 며칠 찌는 듯이 덥더니 찬비가 쏟아지고 선선한 바람이 분다. 장대같이 내리꽂는 비가 며칠 이어지고 나면 이르게 영근 열매나 늦게 핀 꽃은 땅바닥에 굴러다니기 일쑤다. 딱 하나, 연꽃은 다르다. 연꽃은 장대비를 …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7월 03일복닥거리는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솔푸드’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때가 있다면 당연히 2002년 6월이다. 나뿐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좋은 기억을 안겨준 한 달이었을 테다. 그때만큼 올해 6월도 참 오래 회자될 것 같다. 1950년 동생을 업고 피란을 다녀야 했던 …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6월 26일주어진 것을 겸허히 즐기는 스웨덴의 지혜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 휘게(hygge · 덴마크어로 ‘편안한’), 라곰(lagom · 스웨덴어로 ‘충분한’), 피카(fika · 스웨덴의 커피 브레이크 문화)…. 휴식을 주제로 한 이국의 낯선 단어…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6월 19일더위에 입맛 없을 땐 매콤새콤 시원한~
5월 마지막 주 경북 영덕에 다녀왔다. 하필이면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 가장 더운 시간에 영덕에 도착했다. 영덕은 여름 기온이 높기로 따지면 대구, 영천, 밀양에 전혀 밀리지 않는 지역이다.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외부 온도가 …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6월 12일가만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마들렌하세요’
사람은 대부분 즐겨 듣는 음악이나 노래방 열창 목록이 있을 것이다. 나만의 뮤직 플레이 리스트를 누군가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금세 낯이 붉어진다. 하나같이 좋은 노래지만 목록 공개는 어쩐지 창피하다. 노래 하나하나가 유행하던 시절…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6월 05일간식의 제왕은? 전국 특산 간식
얼마 전 사나흘 간격을 두고 지방 출장을 다녀온 친구들로부터 ‘기념품’을 받았다. 해외여행도 아닌데 무슨 기념품인가 싶겠지만, 바로 현지에서 사온 ‘특산 간식’이다. 하나는 레트로 스타일의 붉은 패턴 상자 안에 줄줄이 든 ‘학화호도…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5월 29일희고 크고 맑고 아름다운 ‘백합’
계절이 바뀌면 철에 맞는 꽃이 핀다. 꽃은 낮 길이, 온도 변화 등을 감지해 스스로 피어난다. 자연의 생리이긴 하지만 생각할수록 신기한데, 이 같은 개화 메커니즘만 연구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는 꽃샘추위가 가시자마자 이상하리만큼 무…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5월 22일차진 맛, 구수한 이름의 쇠고기 ‘뭉티기’
20대 시절 한창 유행하던 프랜차이즈 술집의 캐치프레이즈가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였다. 당시엔 이 글귀가 무척 좋아 친구를 만나면 그곳으로 함께 달려가 변변치 않은 안주 한 접시를 곱씹으며 밤새 떠들곤 했다. 그때 나에게는 친구들…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5월 14일죽순밥에 초간장 넣고 한입 아앙~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비가 반갑다. 세찬 봄비에 꽃잎이 떨어져 아쉽고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여름이 훌쩍 다가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대지를 충분히 적시는 일은 하늘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게다가 4월 말부터 5월…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5월 08일매운 찜요리로 나른한 봄을 깨운다
최근 돼지 삼겹살과 목살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식당이 꽤 생겼다. 바로 하몽(jamo′n) 덕이다.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염장해 자연 건조 및 숙성 과정을 거쳐 완성하는 스페인의 유명한 생 햄이다. 하몽을 만들려면 이베리코…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4월 30일면발이 툭툭 끊겨야 제맛이라는 생각은 그만
국수를 좋아하는 아버지와 살았다. 아버지로부터 독립할 즈음 역시 국수를 좋아하는 남편을 만났다. 그리하여 방방곡곡 다니면서 이 국수, 저 국수 참 많이도 먹었다. 그중 막국수를 가장 많이 먹었다. 생각해보면 냉면과 짜장면, 짬뽕집은…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04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