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달래는 그 맛 ‘스태미나 탁월’
밥 때를 알리며 멀리까지 향기를 실어 보내는 꽃이 있다. 황혼녘에 피는 분꽃이다. 해 다 저문 때 어서어서 밥 지으라고 굴풋한 시장기를 확 치미는 꽃, 분냄새다. 꽃으로 보면 그렇거니와 음식으로 보면 느랏내(냇내)가 지독한 동해 남…
200203072004년 10월 19일새콤 달콤 매콤 … 신세대 입맛 ‘찜’
옛날 전라도 어느 감사또 영감이 평양감사로 천임되어 가서, 죽순 맛을 못 잊어 죽순회를 찾더란다. 하인이 서북지방에는 대밭이 없어 죽순회 같은 건 없다고 하자, 그러면 대바구니라도 삶아와야 할 것 아니냐며 호통을 치더란다. 요즘 말…
200206132004년 10월 12일매끄러운 감칠맛… 여름 별미로 딱!
강원도는 영동과 영서로 나뉜다. 산악권인 영서의 고산지대는 영동의 해안 음식과는 달리 맛이 밋밋하고 텁텁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외지인의 입맛을 노골적으로 유혹하지는 못한다. 감자와 옥수수, 메밀이 주식인 영서에서는 감자옹심이, …
200206062004년 10월 11일살찐 오리나 거위 간 … 부드러운 맛 일품
살찐 오리나 거위 간 … 부드러운 맛 일품살찐 오리나 거위의 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간은 퍽퍽하지만 지방이 적당히 있는 간은 부드러우면서 특유의 맛을 낸다. 푸아그라(사진)를 처음 알아낸 사람은 고대 이집트인들이다. 야생 거위나 …
200410142004년 10월 08일'눈엔 쏙 혀엔 착’ 감기는 요리 작품
199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렌치 레스토랑은 특급호텔 전유물이었다.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한 독립된 프렌치 레스토랑은 이제 규모가 크고 이국적이며 중후한 곳에서부터 아담하지만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내는 곳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200410142004년 10월 08일소설과 현실 아우르는 쫄깃한 면발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공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보이는 곳마다 메…
200205302004년 10월 07일오리와 허브 버무린 ‘퓨전의 맛’
입으로, 눈으로 먹는 음식에서 더 나아가 향기로 먹는 음식이 뜨고 있다. 허브농장이나 허브비닐하우스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추어 허브향 음식점들도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 전남 보성군 주암호 상류에 있는‘천봉산가든’(061-8…
200205232004년 10월 05일담백 고소한 돼지의 대변신
인천 지하철 귤현행 혹은 박촌행을 타고 임학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와 김포 방향으로 150~200m 걸어가면 롯데리아가 나온다. 롯데리아 앞 횡단보도에서 왼쪽으로 돌아 병방시장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대통나야’라는 녹…
200205162004년 10월 01일호텔 여성 총주방장 부푼 꿈 요리 구슬땀
“5년 안에 특급호텔 총주방장이 되고 싶어요.”서울파이낸스센터 빌딩(중구 무교동) 지하에 있는 퓨전 레스토랑 ‘브라세리 네앙’의 부주방장 장정은씨(29).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누빈 장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미국…
200205102004년 09월 24일서산 갯마을 뻘밭의 축복
저갯마을 흐드러진 복사꽃잎 다 질 때까지는/ 이 밤은 아무도 잠 못 들리/ 한밤중에도 온 마을이 다 환하고/ 마당 깊숙이 스민 달빛에/ 얼룩을 지우며/ 성가족(聖家族)들의 이야기 도른도른 긴 밤 지새리// 칠칠한 그믐밤마다 새조개들…
200205102004년 09월 24일맛의 철학 ‘味學’을 아시나요
사람들은 나에게 왜 그렇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냐고 묻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내 자신을 르네상스적 인간으로 특화했다고 대답한다. 사실 과거에는 이런 나의 성향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그러나 ‘창조성’이라는 화두에 대한 답을 …
200407292004년 07월 22일돌아온 밥도둑 “제 속살 맛보세요”
‘지천(之川)’은 칠갑산(충남 청양군)에서 발원한다. 청양군 대치면 작천(鵲川)리와 장평면 지천리를 가른다 하여 지천이고, 흐르는 모양이 갈지(之)자를 닮았다 하여 또 지천이다. 지천은 1000리를 가는 금강으로 흘러들기까지 청정하…
200407222004년 07월 16일거품과 향의 축배 … 매력 만점 ‘샴페인’
샴페인을 사주는 남자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서구에서는 흔히 여자의 환심을 사고 싶을 때 샴페인을 주문한다. 영화 007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여자를 유혹할 때 쓰는 ‘무기’도 다름아닌 샴페인 ‘동 페리뇽(Dom Perign…
200407082004년 07월 01일‘가격 or 품질’ 농산물 그것이 문제로다
5월13일 제17대 초선의원 의정 연찬회에서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이 환영사를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와 가장 먼저 악수를 건넨 상대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당선자였다. 그러나 강 당선자는 두 손을 뒤로 한 채 끝내 악수를 받아들이지 않았…
200406242004년 06월 17일수라상 생각보다 단출하네!
”각하도 오래 하셨습니다.” 아마 올해 나온 영화 가운데 최고의 대사가 아닐까 싶다. 영화 ‘효자동 이발사’ 끝 부분에서 극중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발사 성한모에게 오랫동안 한결같이 일해온 것을 치하하자 성한모가 얼떨결에 한 대답이…
200406032004년 05월 27일식도락의 목적은 지루함 뛰어넘기?
경제학 수업 시간에 내가 가끔 하는 질문이 있다. “문명의 발전에, 그리고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인간의 속성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황해한다. 왜냐하면 책에는 없는 얘기이니까. 사실…
200405132004년 05월 07일나이프로 이를 쑤셨다고?
내친구 중에 경제학과를 나오고 프랑스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뒤 사학과 교수가 된 이가 있다. 그가 쓴 책에 예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식 식사 에티켓이 정립된 것은 오래지 않았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
200404222004년 04월 16일‘브런치’ 8 味 … 입은 즐겁다
브런치(brunch)는 아침식사(breakfast)와 점심식사(lunch)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일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식사를 하면 점심 먹기가 애매해져 결국 하루에 두 끼만 먹게 되는데, 이런 느지막한 아침식사를 ‘브런치…
200404082004년 04월 02일‘서비스 or 맛’ 日 요리 그것이 문제로다
‘로스또 인 도란스레-션’.이 말이 무슨 뜻일까. ‘Lost in Translation’이란 영화의 일본 제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살짝 변형됐다. ‘대부’의 감독 프랜시스 코폴라의 딸 소피아 코폴라는 …
200403182004년 03월 12일고기 먹은 후 밥 먹는 편견을 버려!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주제들이 지면에 등장했지만 아직 다루지 않은 것도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고깃집’이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한식당, 한식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고깃…
200403042004년 0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