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무대, 생음악은 감동
이제 우리 관객들이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팅’이라는 수식어에 현혹되던 시대는 지난 듯하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부터 ‘미녀와 야수’ ‘지킬 앤 하이드’까지, 브로드웨이 작품을 우리 배우들이 완전히 소화해내며 대박을 터…
200503012005년 02월 24일재미와 감동의 ‘3幕 3色’
연극열전은 끝났지만, 연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된 ‘2004 연극열전’ 프로젝트의 흥행작들이 잇따라 앙코르 공연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연극에 관한 한 냉정하고 까다롭기 그지없는 우리 관객…
200501252005년 01월 20일빨리 떠난 천재, 별이 되어 돌아오다
‘미술이 뭔지 모르겠다’거나 ‘좋은 미술이 뭘까’라는 회의적 질문에 부딪히면 구본주를 생각한다. 도대체 실용성도 없고,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그림들과 쇳덩이들, 그리고 음모와 비방이 난무하는 세계를 ‘미술’이라고 불러야 하나,…
200412232004년 12월 16일‘80년대 심리 테스트’ 당신의 선택은
한 미술관의 기획에 의해 두 명의 작가가 함께 전시를 한다면, 관객은 일종의 수수께끼를 받아든 셈이 된다. 자, 두 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관객은 ‘스핑크스’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마치 전시를 보지 못한 것처럼 …
200412162004년 12월 10일사랑으로 엮은 20개 에피소드
저런 애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뮤지컬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보고 나면 누구나 마음 한편에 이런 바람을 품게 될 것 같다. 따뜻하고 달콤한 데다 적당히 진지하고 한편으로는 능청스러운, 이 뮤지컬을 꼭 닮은 연…
200412092004년 12월 02일‘강철 나비’의 화려한 날갯짓
“역시 강수진!”10월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찬탄과 박수로 가득 찼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이 끝난 시간은 오후 10시40분. 그러나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거듭되는 커튼콜과 기립박수가 프리마 발레리나…
200411112004년 11월 04일불굴의 예술혼, 살아 있는 감동
운보 김기창(1914~2001) 화백의 생전 일화 한 토막. 운보는 법주사에서 묵던 날 새벽 종소리에 잠을 깨 절간을 산책하다 영감을 얻어 ‘새벽 종소리’라는 작품을 그렸다. 이 말을 듣고 한 지인이 “귀가 안 들리는 사람이 어떻게…
200202282004년 11월 01일상업과 화해 못한 우리 시대 얼굴
패션모델과 사진작가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다. 두 사람이 등장하는 장면은 대개 이런 것이다. 패션모델은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고, 사진작가는 “O.K!”를 연발하며 뮤즈의 영감이라도 받은 듯 셔터를 누른다. ‘촬영에…
200411042004년 10월 29일강북 공연장은 지금 변신중
지난 1994년 뉴욕 필하모닉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한공연을 가졌을 때였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로 객석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연주를 막 시작하자마자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가 지휘를 …
200207042004년 10월 18일이방인들 고단한 삶의 기록
우리는 대부분 이방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무지하다. 크지 않은 국토 어디를 가도 같은 말, 같은 민족과 맞닥뜨리는 환경 속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생의 표표함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가끔 언론에 등장하는 동남아 출신 불법체류…
200207112004년 10월 18일몸의 한계 극복하려는 ‘인간의 한계’
이것은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니다. 그 경계에 있는 어떤 모호한 세계다. 머리를 박박 깎고 얼굴에 회칠한 무용수들은 느리고 무거운 동작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그들은 사람이라기보다 밀랍으로 만든 인형, 혹은 대리석 조각처럼 보인다. …
200207182004년 10월 15일멈춰진 피사체, 그것은 그림
우연의 일치처럼 최근 여러 갤러리에서 사진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 미술의 한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견과 논리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사진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해준다.이미지와 표현 방식에 집중하…
200207252004년 10월 14일세상 변해도 가슴 시린 ‘민중의 아픔’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은백양의 숲은 길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
200208082004년 10월 11일‘제2의 대학로’ 꿈이 현실로
강남을 ‘문화 불모지’라고 말하는 것은 어색하게 들린다. 하지만 최첨단 유행과 소비의 공간 강남은 꽤 오랫동안 문화 예술인들에게 ‘미개발 지역’으로 여겨졌다. 골목 하나에도 소극장이 서너 개씩 자리잡고 있는 대학로나 홍대 앞 같은 …
200410142004년 10월 08일개 같은 세상, 혹은 상팔자?
폭우 속에 어영부영 말복이 지나갔다. 숨죽이고 있던 적잖은 견공(犬公)들이 소리 없는 환호를 터뜨렸을 법하다. 사람의 가장 절친한 친구에서부터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보양식까지, 개처럼 우리에게 다양하게 비춰지는 동물은 아마 없으리…
200208222004년 10월 05일’비물질적 작업의 산물 ‘웹아트’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사 옆 삼성생명빌딩 1층에 동그란 유리돔 모양-글래스 파빌리온-의 미술관이 있다. 이 유리 공간이 로댕갤러리다. 삼면에서 자연광이 들어오는 이 건물은 삼성이 로댕의 ‘지옥의 문’을 구입하면서 이 작품을…
200409302004년 09월 23일나노미터의 로댕을 꿈꾸다
작가 함진(27)은 요샛말로 ‘나노’ 기술을 가진 작가다. 점토로 손톱만한 사람이나 동물을 만드는 데도 있을 건 다 있다. 눈 코 입과 성기는 물론이고 표정도 풍부하다. 그의 조각상은 눈물도 흘리고 피도 흘린다.그는 이 ‘나노’ 인…
200409092004년 09월 03일올드보이들의 화려한 팡파르
마치 비밀결사체처럼 비주류의 문화를 생산해온 ‘홍대 앞’ 아티스트들이 지하(‘언더그라운드’)의 클럽들과 대안공간들에서 나와 1년에 한 번 거리로 나서는 때가 있다. 바로 해마다 여름 끝자락에 시작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다. 프린지페…
200409022004년 08월 27일천년의 미술 ‘돈황 감동’ 눈을 뜨다
한 전도유망한 화가가 있었다.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던 그는 졸업하던 해에만 크고 작은 단체전에 10여회 넘게 불려다녔다. 한국화가로서 흔히 겪게 되는 현대와 전통의 갈림길에서의 갈등도 없었다. 작가적 아이디어에 자신이 있…
200408262004년 08월 20일쇼 같은 마법 속에 핀 휴머니즘
“한 편의 마술이에요.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쇼 같은.”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 ‘벨’역의 조정은은 작품을 이렇게 설명했다. 막이 열리면 관객들은 오래지 않아 그가 말한 ‘마술’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마법사의 손끝에서 뿜…
200408192004년 08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