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머라이어!, 오소서 이매뉴얼, 남국의 캐럴
지구상에서 크리스마스를 가장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는 동심을 가진 아이들이 아닐까.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선물은 마냥 기쁜 법. 게다가 크리스마스 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 아빠에게 노래하듯 말했던 바로 그…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2월 23일‘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 서서 다른 세상을 마주 보다
장엄의 시간이자 감격의 시간이었다. 희열의 순간이자 환기의 순간이었다. 감탄의 경험이자 숙고의 경험이었다. 은총의 시간이자 구원의 시간이었다. 모든 것은 하나처럼 움직였고, 모든 것이 치밀하게 연결됐다. 2019년 12월 8일, 그…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2월 13일음원사이트 사재기 논란 끝장내는 방법
터질 게 터졌다. 음원 사재기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뉴스로 다뤄지곤 했다. 벌써 5~6년째다. 이번에는 좀 세다. 유명 가수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실명을 거론해가며 문제를 제기했다. 터뜨린 사람은 …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2월 09일방탄소년단은 왜 그래미 후보에도 못 올랐나
11월 20일 한 일간지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날 밤 내년 미국 그래미 어워드(그래미) 후보작이 발표되는데 방탄소년단(BTS)이 댄스 듀오/그룹 부문에 노미네이트된다는 걸 전제로 판세 예측을 부탁한다는 거였다. 만약 후보가 …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1월 29일날것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 살다 보면 가끔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원초성과 본질이다. 뭔가가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어떻게 사람들에게 녹아들 수 있었는지를 망각하게 된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영상,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낸 첨단…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1월 25일10주기에도 안식을 못 취하는 팝의 제왕을 기리며
2009년 6월 25일 목요일, 내가 몸을 누인 곳은 글래스턴베리페스티벌이었다. 영국 서머싯주 글래스턴베리 마을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금요일에 시작하지만 캠핑촌은 수요일부터 문을 연다. 일찌감치 글래스턴베리를 찾은 이들을 위해 …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1월 18일유플래쉬를 강변북로가요제와 차별화한 묵직한 한 방
1993년, 스물여섯 신해철은 이렇게 읊조렸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1월 11일개인 취향을 넘어 상황에 걸맞은 선곡을 부탁해
야구팬이라면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 내가 마치 선수였던 것처럼 몸과 마음이 힘들어진다. 한 경기, 아니 한 이닝, 아니 공 하나에 집중하며 일희일비하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결과가 좋으면 기쁨을 만끽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1월 04일북유럽 블랙메탈 사례부터 연구하기를
‘조커’는 아름다운 영화다. 영상과 음악, 사용되는 자막까지 숨 막힐 정도다. 눈을 뗄 수가 없다. 귀를 막을 수가 없다. 주연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는 일생일대의 연기를 보여준다. 동작과 표정은 물론이고, 등근육과 갈비뼈로도 하나의…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0월 28일일상의 공간이 마술적 공간으로 바뀌는 단 하루의 축제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길, 홍대 앞을 찾는 이들에게는 ‘커피프린스 골목’으로 통하는 길이다. 홍대 앞과 신촌의 경계에 있는 이 길은 주말에도 한산한 편이다. 홍대 앞 인디 문화가 발아한 1990년대에도 변방이었다. 그때의 홍대 앞…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0월 21일라이프스타일 페스티벌로 진화 중인 케이팝 이벤트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레드벨벳…. 누구나 아는 아이돌그룹이 있다. 음악시장의 중원에서 큰 깃발을 휘두르는 그룹들이다. 모든 아이돌그룹이 그런 건 아니다. ‘아이돌 덕후’가 아니면 이름도 생소할 팀이 훨씬 많다. 그들의 팬…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0월 14일대중음악가로 살아남는 법
크라잉넛은 말했다. “그래도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만으로 밴드하기 정말 좋아진 거죠.”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홍대 앞 공연장 무브홀에서 열린 ‘코리아 스플래시 뮤직캠프(Korea Splash Music Camp)…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10월 07일정통으로 전통을 현대화하다
Mnet의 예능프로그램 ‘더 콜’은 컬래버레이션을 테마로 한다. 색깔이 다른 가수들이 팀을 이뤄 짧은 시간 안에 신곡을 선보인다. 지난해 5월부터 방영된 이 프로그램에는 그동안 쟁쟁한 가수가 출연했다. 김범수, 김종국, 신승훈, 휘…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9월 13일낭만으로 포장된 여성 착취
낭만은 과거의 다른 이름이다. 현재는 용인되지 않지만 과거에는 비록 손가락질을 받았어도 어쨌든 일어나곤 했던 일들에 대한 포장이다. 현실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즉각적인 감정과 충동에 의해 행동을 앞세우던 시대, 미디어가 발달하지 …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9월 02일맛있는 힙합, 스왜그 넘치는 레시피
대중문화에서 힙합은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빌보드 음악차트는 물론이고, 한국 대중음악에도 힙합은 주재료냐 양념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어떤 식으로든 녹아든다. 빅뱅에서부터 방탄소년단(BTS)에 이르는 아이돌은 물론이고, 볼빨간…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8월 23일레이와시대 일본에선 기대할 수 없는 ‘탈아입구의 사운드’
한국의 여름을 록페스티벌 시즌으로 만든, 아니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음악 페스티벌을 가능하게 한 일등 공신은 인천 펜타포트록페스티벌(펜타포트)이다. 1999년 트라이포트록페스티벌(트라이포트)을 전신으로 2006년부터 열린 …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8월 16일공정성 훼손하는 방송계에 경고장 날린 팬덤
투표 결과에는 언제나 의심이 따르는 법이다. 제아무리 공공성을 표방하는 조직이 관리한다 해도 선거가 끝나면 의혹이 제기된다. 음모론이 불거진다. 허무맹랑한 소리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해볼 만한 …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8월 09일앤 마리는 왜 호텔 로비서 무료공연을 해야 했나
매년 7월 말은 페스티벌 및 내한공연 시장의 황금기다. 휴가철이라는 특수기이기도 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 니가타현 유자와 나에바 리조트에서 열리는 후지록페스티벌(후지록)로 인해 공급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본래 후지록은 2017년까지…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8월 05일첼시호텔 인 뉴욕
미국 뉴욕에서 아침이었다. 나는 맨해튼의 메이시백화점 앞에 쭈그리고 앉아 휴대전화기만 붙들고 있었다. 미국에 온 지 한 달째, 뉴욕에 온 지는 이틀이 됐다. 미국 여행이 결정됐을 때 가장 먼저 “드디어 뉴욕에 가보는구나”라고 외쳤을…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7월 29일군복처럼 보이지만 연대감 느낀다
얼마 전 한여름을 맞아 옷 정리를 하던 중 아내가 한마디 했다. “오빠도 참 대단하다.” 수십 벌에 이르는 밴드티셔츠(밴드티)를 보고서다. 생각해보면 결혼 전에는 밴드티를 제외하고는 여름옷을 산 적이 없다. 내한공연이나 페스티벌에서…
대중음악평론가2019년 0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