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그 흐뭇한 ‘사람의 얼굴’
스트리밍이 음악 청취의 대세가 되면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음악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음반을 사는 수고는 물론, 다운로드해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일조차 불필요해졌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다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만 깔려 …
201507062015년 07월 06일거장 얀손스가 빚어낸 거대한 감동
지금 필자는 독일의 한 호텔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례행사가 돼버린 음악여행을 온 것인데,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봄 학기 강좌 일정을 조금 일찍 마무리하고 6월 하순에 출발했다. 그 덕분에 유럽 각지 오케스트라와 오…
201507062015년 07월 06일19세기 프랑스 음악의 자존심
통상 서양음악사에서 19세기 중·후반을 ‘낭만주의 시대’라 부른다. 쇼팽, 슈만, 리스트, 바그너, 브람스, 차이콥스키 등 개성 강한 작곡가들이 넘쳐나던 ‘군웅할거 시대’였다. 그런데 이 시대의 주도권은 독일 작곡가들이 쥐고 있었다…
201506292015년 06월 29일같은 멤버, 한자리 지킨 한국 유일의 밴드
“숭고한 밤이네. 숭고해.” 6월 20일과 21일, 서울 홍대 앞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열린 크라잉넛 콘서트가 끝난 후 밴드 더 모노톤즈의 차승우는 내뱉듯 말했다. 그럴 만했다. 여느 공연이 아니었다. 20주년 기념 공연이었다. 결…
201506292015년 06월 29일마약에 맛들이면 이런 기분일까
자주 다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연이 올라왔다. 남편이 사온 보급형 카메라를 실수로 떨어뜨렸단다. 남편이 알기 전에 수리를 맡겨야 하는데 카메라 가격은 얼마이고 수리 견적은 얼마나 나오겠느냐는 거였다. 문제는 그 카메라가 ‘보급형’…
201506152015년 06월 15일완벽에 가까웠던 첫 내한공연
6월 7일 일요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로 터져 나갈 것만 같았다. 흡사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했던 그 공연의 주인공은 요나스 카우프만. ‘스리 테너’ 이후 최고 스타 가수로 군림하며 세계 오페라 …
201506152015년 06월 15일비틀스가 녹음한 스튜디오에 당신이 설 수 있다면
대중음악 역사는 곧 레코딩의 역사다. 악보로 기록되던 명곡들은 레코딩을 통해 소리가 돼 우리에게 기억된다. 그 소리들이 녹음된 곳, 바로 스튜디오다. 명반이 탄생할 때마다 명문 스튜디오 역시 탄생하곤 했다.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실…
201506082015년 06월 08일체코 대표하는 ‘현의 노래’
해마다 이맘때면 자연스레 손이 가는 애청반이 하나 있다. 바로 프라하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드보르자크 ‘현악 세레나데’ 음반(Denon)이다. 1994년 프라하 루돌피눔에서 녹음한 이 음반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초여…
201506082015년 06월 08일봄과 여름 경계 가른 거장들의 리듬
사흘 내내 달은 눈썹 모양이었다. 맑은 하늘에 금성과 목성이 달 주변을 지켰다. 봄과 여름의 경계임이 확연했던 황금연휴, 아름다운 밤하늘 아래 재즈가 울렸다. 돗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귀를 기울이는 친구들과 연인들, 무대 앞에서 리듬…
201506012015년 06월 01일주역 가수들의 고른 활약 돋보여
5월 20일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발퀴레’ 콘체르탄테(무대장치와 의상 없이 진행하는 오페라 공연)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발퀴레’는 바그너의 대작 ‘니벨룽겐의 반지’(‘반지’) 4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201506012015년 06월 01일과거와 현재를 한곳에 섞는 시간의 마법
1990년대 영국은 ‘쿨 브리타니아’ 시대였다. 데미언 허스트로 대표되는 미술가들이 포스트모던 시대의 예술에 논란을 재점화했고 가이 리치, 대니 보일 같은 감독들이 영국 하층민의 삶을 영화적으로 재해석했다. 이 쿨 브리타니아 시대 …
201505262015년 05월 26일푸치니가 말하는 행복의 기준은?
5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진행 중인 ‘제6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두 번째 작품, 푸치니 ‘일 트리티코’를 관람했다. 솔오페라단이 주최한 이번 공연은 수년 전 영상물로도 발매돼 호평받았던 이탈리아 모데나 루…
201505262015년 05월 26일음악으로 만나는 청년 말러의 민낯
올 한 해 국내 무대를 찾아오는 세계적인 교향악단의 면면을 보면 유독 눈에 띄는 현상 하나가 있다. 바로 ‘방송교향악단’의 내한 러시다. 3월 독일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을 시작으로, 5월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10월 서독일 방송교향악…
201505182015년 05월 18일4만6000명의 영혼에 심어진 전설의 우주
갈 때 생각했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올 때는 달라졌다. 다음에 또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는 증폭하고 예상은 빗나갔다. 많은 뮤지션이 한국을 찾았다. 분명 음악 역사에 거대한 획을 그은 이들도 있었다. 폴 매…
201505112015년 05월 11일최고 수준의 베토벤 협주곡 연주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5월 12일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에서 진행되는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MCO)의 ‘베토벤 여행(The Beethoven journey)’ 공연 말이다. 사실 다뤄야 할 공연이…
201505112015년 05월 11일파격적인 배치, 신선한 울림
올해 최대 화제 클래식 공연으로 꼽혔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베토벤 사이클’이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운 좋게도 모든 공연을 참관할 수 있었는데, 한마디로 ‘아직도 새로…
201505042015년 05월 04일문화의 탄생, 아지트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문화의 기반은 공간이다. 어느 한 지역에서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색다른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에는 음악감상실 쎄시봉이 있었고 이태원에는 나이트클럽 문라이트가 있었다. 그리고 홍대 앞에는 드럭이나 스팽글 같은 라이브클럽이 있…
201505042015년 05월 04일익살맞고 떠들썩한 터키풍 오페라
얼마 전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후궁’)가 상연됐다. 국립오페라단이 지난해부터 선보이는 ‘중극장 모차르트 오페라 시리즈’ 두 번째 순서로 ‘후궁’이 낙점된 건 매우 반길 만한 일이었…
201504272015년 04월 27일징크스 따위 한 방에 날린 ‘팝 신’의 강림
많은 사람이 실망했다. 낙담했다. 그럴 만했다. 10년, 20년, 혹은 그 이상을 기다려온 공연이었다. 발표 후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해 5월 23일로 예정됐던 폴 매카트니(사진) 첫 내한공연이 디데이(D-Day)…
201504272015년 04월 27일음악을 통한 우정, 벌써 10년
매년 봄이면 서울 주요 공연장을 벚꽃처럼 은은한 실내악의 향기로 물들이는 ‘서울 스프링 실내악 페스티벌(SSF)’이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모토 아래 2006년 출범한 SSF는 지난 10년간 발전을 거…
201504202015년 04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