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인간들, 飛上으로 감동 선물
이쯤 되면, 한국형 장르 영화에 하나의 법칙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 듯싶다. 이런 식 말이다. ‘주류라고 부를 수 없는, 말하자면 열외 인종 혹은 마이너리티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이런저런 일 가운데서 울고 웃기는 해프닝을 만들어간…
200908112009년 08월 05일죽음과 내통한 ‘에로스’의 5가지 색깔
‘오감도’라 하면 먼저 이상의 시가 떠오른다. 그러니까 ‘오감도’는 전위적이고 혁명적인 이미지를 환기한다. 영화 ‘오감도’는 이상 시의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까마귀 오(烏), 볼 감(瞰)자였던 원래의 제목은 다섯 가지 감각…
200907282009년 07월 20일동유럽 하층 ‘마더’의 처절한 싸움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에는 일종의 문법이 있다. 그 문법은 바로 시간의 흐름이다. 대표작 ‘시네마 천국’은 아동기에서부터 장년기까지 40여 년의 시간을 스크린에 담는다. 또 그의 영화에는 낭만적 회고와 쓸쓸함이 있다. 사라진…
200907142009년 07월 08일전라도 역도부 여중생들의 성공 드라마
‘킹콩을 들다’(감독 박건용)는 성공할 만한 요인을 두루 갖춘 작품이다. 조심스레 추측건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에 버금가는 사회적 반응을 불러오지 않을까 한다. ‘킹콩을 들다’를 지탱하는 두 가지 드라마 테마는 …
200906302009년 06월 25일운 없고 무능한 아버지의 권위 찾기
조필성은 잘하는 일도, 열심히 하는 일도 없는 형사다. 네 살 위인 여자와 결혼해 살고 있지만 집에서는 낡은 냉장고 취급을 받은 지 오래다. 정직까지 당한 필성은 아내의 쌈짓돈을 훔쳐 소싸움에 일생일대 내기를 건다. 어, 그런데, …
200906162009년 06월 11일찌질이들의 속물근성 뒤집기
홍상수의 영화는 지적인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왜일까? 지적인 사람들의 삶을 잘 그려내서? 도리도리. 이유는 정반대에 있다. 홍상수의 영화에는 온갖 찌질이가 등장한다. 그것도 가방끈이 긴, 지적인 찌질이들 말이다. 낮에는 멋지게 …
200906022009년 05월 29일불온한 욕망 들추는 불쾌한 진실
영화 ‘박쥐’는 심장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게 해주는 강렬한 작품이다. 눈을 찌르는 듯한 색감의 대조, 불길한 적막을 찢는 괴기한 관악기의 음률은 존재론적 질문을 휩싸고 돈다. ‘친구의 아내와 놀아난 신부’, 이 한 줄의 시놉시스만으…
200905192009년 05월 15일속 깊고 우아한 욕망의 드라마
여행은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미결정성이 여행의 긴장과 쾌감을 선사한다. 무릇 여행지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 영화들은 이 미결정성에서 시작한다. 원제가 ‘Vicky Cristina Bar…
200905052009년 04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