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책을 덮을 수가 없다
중독에는 도박 중독, 게임 중독만 있는 게 아니다. 책 중독도 있다. 책은 읽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고? 기자 겸 저술가인 톰 라비의 ‘어느 책 중독자의 고백’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자 책 중독에 대한 보고서다. 스스로를 ‘책 중독…
201102282011년 02월 28일‘재테크’ 잘해서 행복하십니까?
3년 전쯤인가.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시도 때도 없이 배시시 웃음이 흘러 나왔다. 많이 사랑받는 기분이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가 반 토막 났다. 자산관리를 해주던 인사에게 괜히 신경질을 냈다. 불안하고 작아…
201102212011년 02월 21일어부가 총 든 해적이 된 이유
1월과 2월 우리 언론은 소말리아 해상에서 납치됐다 청해부대의 진압작전으로 풀려난 삼호주얼리호 소식을 집중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돼가지만 뉴스의 열기는 식지 않는다. 해적 진압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치…
201102142011년 02월 14일세금 부실 이대로 두시겠습니까?
‘프리 라이더(free rider)’를 번역하면 ‘무임승차’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요금을 내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노력 없이 남의 등에 얹혀 가는 염치없는 행위를 가리키는 표현으로도 쓴다. 경제학이나 정치학에서는 공공재에 대한…
201101312011년 01월 31일동네의 모습, 다시 보이다
‘한국 주거의 공간사’(이하 공간사)를 읽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추억에도 잠겼다. 이 책은 1876년 개항기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근현대 주거의 역사를 공간사적 관점에서 정리했다. 낯선 건축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어렵지 않다…
201101242011년 01월 24일차가운 의술에 온기를 입혀라
몸이 아프면 기분도 처진다. 사소한 일에도 기운이 빠지고, ‘개그 콘서트’를 봐도 웃음이 안 난다. 이 때문에 병은 약으로만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약보다 중요한 것은 위로와 관심이다. 아픈 배를 엄마가 문지르면 거짓말처럼 낫는…
201101172011년 01월 17일샤넬 가방보다 더 좋은 책 읽기
직장인 문모 씨의 이상형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문씨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삼은 죄로 매력적인 외모에도 몇 년째 솔로다. 문씨가 소개팅 자리에 나가 책 이야기라도 할라치면 상대방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201101102011년 01월 10일겉으로 웃고 속으로 우는 서울, 서울 사람들
이채영은 누굴까. 독특한 제목과 복고풍 표지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다. 8개의 작품이 실린 단편소설집. 책장을 죽 넘겨본다. 상수동, 가회동, 홍은동, 신사동, 신설동…. 제목 아래에 동네 이름이 하나씩 붙어 있다. 그렇다. 이 …
201101032011년 01월 03일거시기 전북의 향기가 진하구먼
양팔로 들어 올려도 허리가 휘청한다. 새하얀 표지와 각 잡힌 디자인이 돋보이는 묵직한 책 묶음이 도착했다. 전라북도가 2008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전북의 재발견’ 시리즈. ‘맛, 소리’(2008년)와 ‘쌀, 길’(2009년)에 이…
201012272010년 12월 27일‘손일’이 사무직보다 더 행복하거든
표지를 꼼꼼히 살펴도 내용을 가늠하기 힘들다. 제목은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부제는 ‘손으로 생각하기’. 저자 소개를 봐도 아리송하다. 오토바이 수리공이 된 철학자가 전하는 손일의 매혹이라니. “수리공 매튜 크로포드가 현실적 활동…
201012132010년 12월 13일최초의 맑스주의자 모순적인 삶 벗기기
마르크스와 엥겔스. 오랜 정치·사상적 동지로 ‘공산당 선언’이라는 19세기 최고의 사고를 친 이들은 늘 짝패로 붙어 다닌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역할은 확연하게 다르다. 카를 마르크스가 주연이라면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조연으로 묵묵히 …
201011292010년 11월 29일기부금 내면 하버드대학도 식은 죽 먹기
류승완 감독의 신작 ‘부당거래’가 화제다. 영화는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제목에 충실하다. 엔딩 자막이 올라간 뒤에도 부당거래의 먹이사슬이 계속되리라는 씁쓸한 뒤끝. 영화를 본 사람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자조했다. “이 영화 …
201011152010년 11월 15일우유 소화시키는 것도 진화의 산물
“인류 조상은 원숭이다.” 다윈의 주장에 19세기 유럽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이후 진화론은 전무후무한 논쟁적 자연법칙으로 철학, 종교, 정치에 변혁을 가져왔다. 1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만 …
201011012010년 11월 01일속 깊고 섬세한 순우리말 ‘걸쌍스럽다’
‘열폭’ ‘레알’ ‘진요’…. 한글로 적힌 낱말인데도 도대체가 이해 불가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 상당수가 두세 줄에 한 번꼴로 흐름이 막힌다. 외래어나 한자어 때문이 아니다. 골칫거리는 바로 인터넷 은어다. 열폭은 ‘열등감 폭주’,…
201010182010년 10월 18일도대체 인간 본성이 무엇인가
프리모 레비(1919~1987)는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 화학자다. 그는 1943년 파시즘에 저항하는 지하활동을 벌이다가 체포돼 아우슈비츠로 가게 됐다. ‘휴전’은 그때 경험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전작인 처녀작 ‘이것이 인간인가’…
201010042010년 10월 04일영화 읽어주는 남자의 냉정과 열정
고전부터 최근 개봉작까지 거의 매주 새로운 영화와 만난다. 지금까지 본 영화를 DVD로 쌓으면 키 높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 짜릿한 메시지를 전한 이른바 ‘페이버리트(favorite)’ 영화는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
201009132010년 09월 13일벤처 강국 이스라엘의 숨은 힘
요즘 드라마 대세는 단연 ‘제빵왕 김탁구’. 가진 것 없는 소년이 타고난 재능과 성실함으로 제빵왕에 오르는 성공 스토리를 그린다. 시청자들은 ‘악보다 선이, 잔꾀보다 성실함이 강하다’는 메시지에 몰입, 탁구에 덩달아 울고 웃는다.성…
201008302010년 08월 30일열두 살에 마주친 ‘삶의 무게’
잊고 살던 친구를 명동거리에서 만난 듯 반가웠다. ‘마이 페이버릿(my favorite)’ 일본 소설 중 하나인 ‘영원의 아이’가 업그레이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출판사와 역자 모두 바뀌었고, 3권에서 2권으로 줄면서 두께도 훨씬 …
201008162010년 08월 16일‘도전과 응전’ 지구촌 이슈 따라잡기
경쟁자에게 ‘까여도’, 애인이 바람나도 절대 ‘좌절금지’다.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 바닥을 치고 나면 날아오를 차례고, 신나게 미끄러지다 보면 정상을 향한 지름길이 보인다. 이 공식은 인생사에서 세계사로 범위를 넓혀…
201008022010년 08월 02일단짝과 함께 그때 그 영화를
‘친구’라는 단어를 소리 내어 말하면 가슴에 온기가 돈다. 그 앞에 ‘고향’이나 ‘불알’을 붙이면 훈훈함은 두 배가 된다. 모든 이의 가슴 한구석에는 어린 시절 단짝이 산다. 내 단짝은 열 살 때부터 붙어 지내던 ‘토끼이빨’ 지현이…
201007192010년 0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