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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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메디컬, 앞서 가는 경쟁력

마음이 따뜻한 의사 양성, 약학대·한의과대와 시너지 효과

  •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입력2012-10-29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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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메디컬, 앞서 가는 경쟁력

    최첨단 장비를 보유한 뇌과학연구소. 뇌 구조를 촬영한 1.5T(왼쪽)와 7.0T(오른쪽) MRI 사진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한의과대, 약학대와 길병원을 비롯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WCU)’ 사업으로 선정한 가천뇌과학연구소,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원 등 3대 연구소를 갖춘 가천대는 첨단 메디컬 특성화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 기관이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가천대는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이다.

    1998년 의학 분야 기초와 임상연구를 아우르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설립한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은 선진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전문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하면서 국내 의학교육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해 의학적 사고와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한 교육 과정 운영이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전 학년 커리큘럼에 의철학, 의료윤리학, 의료정보학 같은 인문사회의학 분야도 골고루 편성해 ‘마음이 따뜻한 의사’ 양성을 목표로 한다.

    # 하버드대 의대와 공동학위 수여 협약

    한편, 가천대 3대 연구소가 진행하는 다양한 연구와 길병원의 임상을 결합한 의료 인프라는 의전원에 몸담은 미래 의과학자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신익균 의전원 원장(심장내과 교수)은 “신약 개발, 의생명 분야 연구에 의한 의료기기 개발, 맞춤의학 분야 등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핵심 국가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생명공학(BT) 산업 중 의생명 분야 발전이 굉장히 중요한데, 거기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목표”라고 말했다.



    의전원은 지난해 12월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공동학위 과정을 운영하기로 합의해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가천대 의전원에서 2년간 공부한 뒤 하버드대 의대 박사학위(Ph.d) 과정을 밟고, 이어서 의전원에서 나머지 2년(MD) 과정을 마치는 복합학위 과정(MD-Ph.d)이다.

    현재 의전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석사논문이 통과돼야만 졸업할 수 있다. 논문 통과에 실패하면 졸업을 할 수 없기에 의사면허시험을 볼 수 없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는 의료 인력 가운데 기초연구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초연구에서 임상연구로 가는 중간 연결고리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중개 연구에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라고, 그런 인력을 양성하고 싶다. 이 때문에 연구 역량을 배가하는 교육을 중점적으로 시킨다”고 강조했다.

    # 최첨단 장비 보유한 가천뇌과학연구소

    WCU 사업에 선정된 가천뇌과학연구소,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원은 세계적인 연구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가천대가 글로벌 메디컬 파워를 발휘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그중 뇌과학계의 세계적인 석학 조장희 박사가 이끄는 뇌과학연구소는 과학과 기술, 비즈니스를 결합한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전진기지다. 발병 원인조차 모르는 알츠하이머와 더불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문제되는 뇌 관련 질환인 파킨슨, 뇌출혈, 뇌졸중에 대한 기초연구가 뇌과학연구소의 핵심 과제다.

    이 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고해상도 HRRT-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와 초고자장 7.0T(Tesla) MRI(자기공명장치)의 융합시스템을 연구, 개발해 뇌 생김새와 신경화학물질 분비 현상, 뇌 속 신경다발 연결망을 연구하며 뇌질환을 규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조 박사는 “PET는 해상도가 나쁘고 MRI는 해상도는 높지만 신경화학물질을 볼 수 없어 두 장치를 합쳤다. 이 장치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 민간연구소에서 세계 최초로 융합장치를 개발해 획기적인 뇌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세계에서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산 사람의 뇌를 통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뇌출혈과 뇌경색을 정밀 관찰함으로써 조기진단이 가능하게 된 것을 연구소의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이 성과를 토대로 각 질환의 발병 원인과 질병 예후, 예방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외 대학과 연구소 등 40개 뇌 연구 관련 기관도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연구소는 7.0T MRI를 넘어 누구도 도전하지 않은 영역인 14.0T MRI 개발에 착수해 세계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

    첨단 메디컬, 앞서 가는 경쟁력

    1 PET와 MRI를 융합한 세계 유일의 진단 장비. 2 의학전문대학원은 기초 연구 역량을 배가하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3 한국 최고의 실험동물센터를 갖춘 이길여암·당뇨연구원.

    # 줄기세포 연구로 노화와 장수에 도전

    국제실험동물관리평가인증협회(AAALAC International)로부터 ‘완전’ 인증을 받은 한국 최고의 실험동물센터 한국마우스대사질환특화센터(KMMPC)와 국가가 지정한 대사성질환약리효능평가센터(NECMD)를 보유한 이길여암·당뇨연구원은 최첨단 생명과학을 연구한다. 동물실험을 통해 암은 물론 당뇨, 비만,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 줄기세포재생의학, 노화와 장수 등 4대 과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신약개발 과정에서 지적되는 기초연구성과(신약선도 물질)의 제품화 단절 현상을 해소해 임상시험 단계로의 진입을 활성화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원장 박상철 박사에 따르면, 현재 암 줄기세포 연구, 생체질환에 적합한 줄기세포를 만드는 연구, 늙은 세포를 젊게 만들어 기능적으로 장수가 가능하게 하는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박 박사는 “앞으로 암과 당뇨를 묶어 연구할 계획이다. 유전질환인 암과 대사질환인 당뇨를 묶어 암과 유전자, 대사성이 어떤 관계인지를 설명하는 좋은 툴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장수 연구로 연결할 수도 있다”며 향후 구상을 밝혔다.

    바이오나노기술은 바이오기술과 나노기술을 결합한 신융합 분야로,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물질을 활용해 생명체의 현상을 분석하고 모방하는 첨단기술이다. 바이오 경제시대에 대비해 2007년 개원한 바이오나노연구원이 현재 연구 중인 분야는 질병 진단을 위한 기반기술 개발, 조직공학을 위한 바이오 구조체 개발, 약물 전달을 위한 마이크로 장비 개발,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 등이다. 이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가 기초응용 학문을 바탕으로 연구력을 모아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미 산업체 기술이전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약학대는 짧은 시간 안에 안정적인 연구 기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설 약학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가천의대가 메디컬캠퍼스로 재편성되면서 가천대 약학대만의 특성화 기반을 마련한 데서 기인한다.

    한편 한의과대의 목표는 한의학을 체계화해 동서 조화를 통한 새로운 의학을 창출하는 것이다. 약학대와 한의과대, 3대 연구소가 연계한 가천대의 폭넓은 산학연 네트워크는 이미 국내 신약 개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학교 측은 “동북아 중심 도시인 인천에 위치하고, 신약개발을 선도하는 송도국제도시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향후 약학대와 한의과대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뻗어나가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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