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8

..

[영상] 이형수 대표 “AI 패권 장악한 SK하이닉스 경쟁 우위, 1~2년 지속 전망”

앤비디아·TSMC·SK하이닉스 AI 연합 더 탄탄… 반도체 장비·소재업체 주목할 만

  • reporterImage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5-06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지호영 기자]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지호영 기자]

    인공지능(AI) 수요의 바로미터인 미국 빅테크 기업이 AI에 대규모로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영향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던 엔비디아 주가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반등했다(그래프 참조).

    그런 가운데 AI 반도체 기업의 고평가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엔비디아보다 잘나갔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4월 30일(현지 시간)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아 서버를 만드는 업체로, 매출이 급증하며 올해 들어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한 바 있다. 앞서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는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은 신규 수주액이 시장 전망을 밑돈다고 발표해 반도체 시장이 출렁거렸다. 투자자 사이에서 AI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과 고평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4월 29일 반도체 전문가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를 만나 AI 반도체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들었다.

    빅테크 기업 AI 투자↑

    최근 AI 반도체 관련주가 조정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4월 19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가가 23% 폭락했고 그 여파로 엔비디아도 10% 하락하면서 조정이 시작됐다. 그 이유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잠정 실적 발표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은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관련 주가가 높은 레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최근 빅테크 기업이 호실적을 발표하며 대규모 AI 투자 소식을 알리자 AI 반도체 관련주들이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 AI 비즈니스 모델에서 제일 중요한 기업은 MS와 구글이다. 무엇보다 이 두 회사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AI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반면 TSMC는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는데.
    “TSMC는 전통 반도체 수요 분야인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PC), 일반 서버 시장이 좋지 않을 거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AI 수요는 올해도 여전히 강력하다. 기업들이 AI를 적용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AI는 국가 간, 기업 간 싸움이다. 이 싸움 끝에 누군가는 승자가 되고 누군가는 패자가 된다. 지금 작은 차이가 향후 큰 격차를 만들기 때문에 되든, 안 되든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 같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엔비디아와 밸류체인 기업만 하드캐리를 해 이제는 온디바이스 AI나 다른 분야를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AI 가속기에 집중되는 상황이다. AI 가속기 공급 부족 원인이던 TSMC의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징 병목이 한두 달 전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CoWoS 물량 일부를 인텔과 이원화하기 시작했다. 다만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올해 캐파(생산능력) 3배 증설에도 쇼티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중앙처리장치(CPU) M4로 AI 시장에서 회생할 수 있을까.
    “현재 매그니피센트7(M7: MS·애플·아마존·엔비디아·알파벳·메타·테슬라) 가운데 AI를 제일 못하는 기업이 애플이다. 애플은 맥 시리즈에서 인텔 CPU를 사용하다가 자체 개발한 M1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이후 M2, M3가 나왔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AI를 처리하는 NPU(신경망처리장치) 면적이 M1 6%였다가 M2는 4%, M3는 3%로 줄었다. 하지만 출시 예정인 M4는 설계를 완전히 갈아엎었다. 애플이 M3 생산에서 TSMC의 3㎚ 웨이퍼 주문량을 50% 늘렸는데 NPU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논문을 보면 애플의 이미지 인식에 대한 온디바이스 AI 기술력은 굉장히 좋아 보인다. 다만 당장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HBM 계약 기간 2년으로 늘듯

    인텔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것 같다.
    “인텔은 AI용 PC 덕분에 1분기 출하량이 2년 만에 플러스 로 전환될 듯하다. 다만 시장은 인텔 코어 울트라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에 더 관심 있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는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설계돼 저전력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또한 AI 서버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이 CPU를 자체 설계 중이고, 엔비디아는 자체 설계한 CPU와 GPU를 적용하고 있다.”

    HBM 수요가 예상보다 크다.
    “TSMC의 CoWoS 패키징 병목이 풀리면서 이제는 HBM 공급 부족이 문제다. 당분간 HBM 쇼티지가 예상되자 기존
    1년 계약 기간을 늘려 2년 이상 계약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DDR 같은 D램은 1~3개월 단위로 계약하는데, 주문형인 HBM은 심각한 공급 부족으로 계약 기간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HBM 대장주 SK하이닉스는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주가가 조정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4세대, 5세대 HBM은 아직까지 SK하이닉스가 독점이다. HBM 계약 기간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큰 약점인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다양한 이슈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SK하이닉스의 경쟁 우위는 1~2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TSMC와 협업해 6세대 HBM4를 개발한다는데.
    “HBM은 D램 아파트다. D램 층수가 많아지면 전자도 많은 수가 이동한다. 그런데 SK하이닉스가 기존에 설계·생산하던 로직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전자를 컨트롤하기 어렵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로직칩을 7㎚로 설계하고자 TSMC와 손잡은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에는 7㎚ 공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의 AI 어벤저스 연합은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HBM 독주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까.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하다 보면 고객사 제품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쌓게 된다. 다른 경쟁사에는 없는 고객사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것 자체가 경쟁 우위다.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가 당분간 선두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투자 관점에서는 밸류에이션을 좀 더 살펴봐야 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가 주가는 보통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1.1~2.2배에서 오간다. 2.2배가량 되면 고점이고 1.1배가량 되면 거의 바닥이다. 그런데 현재 SK하이닉스 PBR은 상단인 반면, 삼성전자는 약간 하단이다. 따라서 밸류에이션만 생각하면 삼성전자가 매력적이다. 모멘텀 투자자는 SK하이닉스나 엔비디아 밸류체인을, 가치투자자는 삼성전자와 관련 밸류체인을 주목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현재는 2등이던 SK하이닉스가 1등 삼성전자를 제치고 AI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야 한다고 본다.”

    최근 AI의 또 다른 수혜 분야로 전력 관련 기업들이 떠오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 구글 검색에는 전기가 0.35W(와트) 소모되는데, 챗GPT에 질문하면 2.9W 정도 사용된다. 거의 10배다. 이미지 생성은 이보다 6배 더 소모된다. 하반기에 나올 예정인 동영상 AI ‘소라(Sora)’는 그보다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0% 이상이 위치한 미국은 전력망이 굉장히 노후화된 상태다. 1990년대 닷컴버블 당시 설치한 전력 인프라를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도 전력망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머스크는 당장 전력망을 3배 증설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주장한다. AI 가속기가 있어도 돌릴 전기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노후화된 전력망 개선이 시작되면서 전력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5월 중순부터 현금 비중 늘려야

    그렇다면 전력주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고 보나.
    “전력주는 최근 단기간에 급반등했지만 구조적으로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다. 향후 10년 뒤에는 AI 데이터센터가 글로벌 전기 수요의 9%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AI 반도체주를 꼽는다면.
    “AI 반도체 관련주는 5월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현금 비중 확대 전략이 괜찮아 보인다. 그 이유는 하반기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기대에 못 미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반도체나 AI는 정치 영향이 큰데 미국 대선이 박빙이기 때문이다. 또한 HBM이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관련주는 이미 많이 올랐다. 이제는 낙수 효과 관련 기업에 집중하는 게 나아 보인다. 장비업체인 유진테크·주성엔지니어링·원익IPS, 프로세스 케미컬 기업인 솔브레인·동진쎄미켐이 주목할 만하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한여진 기자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美 빅테크 AI 투자 확대로 SMR·통신 수혜 전망

    머스크와 빌게이츠… 희비 갈린 미국 기업인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