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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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형성된 性 평생간다

부모와 불안정한 애착 등 원인으로 성중독자 될 수도

  • 노일석 영국 뉴캐슬대 의대 범죄신경정신학과 박사 수료 nis70@hanmail.net

    입력2012-08-13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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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기 형성된 性 평생간다

    경남 통영에서 한아름 양을 살해한 김점덕(왼쪽)은 혼란형 성인애착 유형에 해당한다.

    성중독으로 알려진 과잉성욕장애는 아동, 청소년이나 물건 등 비정상적인 대상에 성적 환상과 충동을 가지거나 자기 신체를 노출하는 등 강한 성적 각성을 보이는 성도착증과 엄연히 다르다. 과잉성욕장애는 비교적 정상적인 대상을 통해 성적 환상, 충동, 행동에 몰두하거나 통제하지 못하는 충동성을 드러내며, 나아가 자신과 타인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감지하고도 행동하는 것으로, 성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과잉성욕장애를 가진 사람은 유아기에 부모와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유아의 애착 유형은 안정형, 회피형, 혼란형, 양가형으로 나누는데, 이는 각각 안정형, 거부형, 혼란형, 몰두형 성인애착 유형으로 발달한다.

    거부형 성인애착 유형은 자신을 신뢰하지만 타인을 불신하기 때문에 자기 행동과 감정을 항상 합리화하고, 이기적이면서도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이들은 애정 없는 성관계와 하룻밤 관계를 지향한다.

    과잉성욕장애로 진단받은 사람이 거부형 성인애착 유형에 해당하면 자신의 성적 환상, 충동, 행동을 실현하기 위해 타인에게 치명적인 해가 될 수 있는 성적 행동도 주저 없이 자행한다. 여성 피해자를 범행 장소인 자기 집으로 유인했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은 거부형 성인애착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혼란형 성인애착 유형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불신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 친밀한 관계를 회피한다.



    과잉성욕장애로 진단받은 사람이 혼란형 성인애착 유형에 해당한다면 비인간적 사랑과 성관계를 추구한다. 직접적인 대인관계를 회피해 비접촉적 성행위, 즉 자위행위와 포르노그래픽, 사이버섹스, 텔레폰섹스 등을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탐닉하는 경향이 있다.

    일상 방해될 정도로 섹스 탐닉

    혼란형 성인애착 유형에 해당하지만 대인관계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사람은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다. 경남 통영의 한아름 양 피살사건의 피고인 김점덕은 자신의 컴퓨터에 아동포르노 동영상과 미성년자 누드 사진 수십 점을 저장해놓고 있었다. 물론 이 사실만으로 그를 과잉성욕장애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만일 과잉성욕장애자라면 혼란형 성인애착 유형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몰두형 성인애착 유형은 자신은 불신하지만 타인을 신뢰하므로 타인과의 관계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안전과 애정 욕구를 충족하려고 사랑에 탐닉하며, 합의적 성관계를 무분별하게 추구한다.

    이들은 성인을 강간한 경우 피해자에게 자신의 성행위에 대한 동의와 칭찬을 구하고자 한다. 또한 성폭력 후에도 범죄 장소를 곧장 떠나지 않고 피해자 옆에 누워 마치 연인처럼 자신의 성행위에 대한 만족도를 피해자에게 물어본다. 이웃의 취약한 아동을 골라 점진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장기간 추행한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동성추행을 많이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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