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하는 ‘인더스트리 4.0’(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패권을 잡는 것은 어느 나라, 어느 기업일까. 인더스트리 4.0 시대의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의 융합이라고 연구개발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맞춰 기업들은 대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손 사장은 지금까지 쉴 틈 없이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손(孫)의 왕국’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60대가 되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하던 그가 이를 철회하면서 느닷없이 추진한 일이 영국 반도체 개발회사 인수와 감정엔진 개발이라는 점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그가 노리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두뇌’를 잡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까지 소프트뱅크 경영은 내년 8월 11일 손 사장이 환갑을 맞으면 자리를 물려주기로 하고 미국 구글에서 스카우트해온 니케시 아로라가 맡고 있었다. 그런데 손 사장은 6월 하순 그를 돌연 해임했다. 껄끄러운 외부 인사를 쳐내고 자신의 ‘제국’으로 돌아와 스스로 새로운 미래사업을 추진하기로 마음먹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돌아보면 소프트뱅크의 암홀딩스 인수는 ‘돌발사건’이 아니다. 손 사장은 2013년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모든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반도체 개발회사를 인수할 것이냐, 아니면 일본 국내에서 ‘달러박스’ 구실을 하는 휴대전화 사업을 확장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것이다. 당시 손 사장의 선택은 미국 휴대전화업계 3위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216억 달러(약 24조5000억 원)에 인수하는 것이었다. 이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일본 통신업계에 글로벌화의 팡파르를 울린 일대 사건으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그러나 이 결정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대규모 인수합병 후에도 소프트뱅크의 일본 내 점유율은 에이유(au), NTT도코모(docomo)에 이어 만년 3위 상태였고, 미국에서는 4위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 사장은 다시 2개의 승부수(암홀딩스 인수, 혼다와 제휴)를 던졌다. 향후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는 않으나, 아로라를 추방하면서까지 제국에 복귀한 그의 새로운 경영전략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 실패로 빚이 적잖게 쌓인 상태에서 벌인 일종의 ‘도박’이라는 점도 많은 이의 우려 섞인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암홀딩스 매수에 또 한 번 거액을 투자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이자를 포함한 부채액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손 사장은 암홀딩스가 가진 ‘소비전력을 극소화한 회로설계 기술’과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보안 기술’ 등이 곧 도래할 사물인터넷 시대에 중요 ‘무기’가 되리라 자신하고 있다. 손 사장은 “20년 후에는 암홀딩스에서 만든 칩이 지구상에 1조 개 이상 나와 있을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온갖 생활 장소에 파고들고 있는 반도체 칩의 위력은 놀랍다. 바로 이 분야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게 손 사장의 야망인 셈이다.
“바야흐로 자동차는 달리는 ‘스마트 로봇’”이라고 힘줘 말하는 손 사장의 배는 이미 닻을 올렸다. 2015년 이미 감정로봇 페퍼(pepper)를 시판한 경험이 있는 그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이제는 역풍이 불지언정 항해하는 일만 남았다. 손 사장이 최근 강연 등을 통해 빈번하게 언급하는 것이 바로 ‘특이점(singularity)’이다. 인공지능이 인류 지성의 총합을 넘어서는, 초지성의 슈퍼 지성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리는 표현이다. 그는 그야말로 ‘초인 인공지능’의 탄생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상태다. 이제 무엇이 그의 거침없는 행보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일본 경제계의 이단아 손정의의 대도박에 많은 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두뇌
세계 각 기업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이 가져올 대변화에 대응하고자 발 빠르게 행동하고 있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도 시작했다. 이런 현실에서 일본 한국계 기업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 통신 대기업인 소프트뱅크는 7월 18일,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 반도체 개발회사 ‘암홀딩스(ARM Holdings)’를 240억 파운드(약 35조7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손 사장은 또 7월 21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소재 ‘소프트뱅크월드’에서 마쓰모토 노부유키 혼다기술연구소 사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화까지 하는 ‘감정엔진’을 자동차에 탑재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각각 통신산업과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는 거대기업들의 절묘한 제휴는 손정의와 혼다 소이치로(1906~91)라는 두 ‘카리스마 창업자’의 조우라는 가상 모습까지 보여주며 재계의 기대와 경계를 동시에 받고 있다.손 사장은 지금까지 쉴 틈 없이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손(孫)의 왕국’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60대가 되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하던 그가 이를 철회하면서 느닷없이 추진한 일이 영국 반도체 개발회사 인수와 감정엔진 개발이라는 점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그가 노리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두뇌’를 잡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까지 소프트뱅크 경영은 내년 8월 11일 손 사장이 환갑을 맞으면 자리를 물려주기로 하고 미국 구글에서 스카우트해온 니케시 아로라가 맡고 있었다. 그런데 손 사장은 6월 하순 그를 돌연 해임했다. 껄끄러운 외부 인사를 쳐내고 자신의 ‘제국’으로 돌아와 스스로 새로운 미래사업을 추진하기로 마음먹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돌아보면 소프트뱅크의 암홀딩스 인수는 ‘돌발사건’이 아니다. 손 사장은 2013년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모든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반도체 개발회사를 인수할 것이냐, 아니면 일본 국내에서 ‘달러박스’ 구실을 하는 휴대전화 사업을 확장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것이다. 당시 손 사장의 선택은 미국 휴대전화업계 3위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216억 달러(약 24조5000억 원)에 인수하는 것이었다. 이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일본 통신업계에 글로벌화의 팡파르를 울린 일대 사건으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그러나 이 결정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대규모 인수합병 후에도 소프트뱅크의 일본 내 점유율은 에이유(au), NTT도코모(docomo)에 이어 만년 3위 상태였고, 미국에서는 4위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 사장은 다시 2개의 승부수(암홀딩스 인수, 혼다와 제휴)를 던졌다. 향후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는 않으나, 아로라를 추방하면서까지 제국에 복귀한 그의 새로운 경영전략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 실패로 빚이 적잖게 쌓인 상태에서 벌인 일종의 ‘도박’이라는 점도 많은 이의 우려 섞인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암홀딩스 매수에 또 한 번 거액을 투자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이자를 포함한 부채액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손 사장은 암홀딩스가 가진 ‘소비전력을 극소화한 회로설계 기술’과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보안 기술’ 등이 곧 도래할 사물인터넷 시대에 중요 ‘무기’가 되리라 자신하고 있다. 손 사장은 “20년 후에는 암홀딩스에서 만든 칩이 지구상에 1조 개 이상 나와 있을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온갖 생활 장소에 파고들고 있는 반도체 칩의 위력은 놀랍다. 바로 이 분야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게 손 사장의 야망인 셈이다.
특이점이 온다
이러한 손 사장의 선택이 선견지명인지 아닌지를 먼저 시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바로 ‘감정엔진’ 개발이다. 소프트뱅크와 혼다가 제휴해 개발하는 이 엔진을 차 안에 탑재하면 엔진은 운전자의 기분과 감정을 포착해, 예컨대 “오늘 같은 날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듣는 게 어때요?”라고 말을 걸 수 있다. 7월 21일 일본에서 열린 감정엔진 시연회에서도 감정엔진은 음악을 선곡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1980년대 미국에서 방송돼 큰 인기를 누렸던 TV 드라마 ‘전격 Z 작전 : 나이트 라이더(Knight Rider)’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마이클 나이트가 말하는 차 ‘나이트 2000’과 함께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었다.“바야흐로 자동차는 달리는 ‘스마트 로봇’”이라고 힘줘 말하는 손 사장의 배는 이미 닻을 올렸다. 2015년 이미 감정로봇 페퍼(pepper)를 시판한 경험이 있는 그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이제는 역풍이 불지언정 항해하는 일만 남았다. 손 사장이 최근 강연 등을 통해 빈번하게 언급하는 것이 바로 ‘특이점(singularity)’이다. 인공지능이 인류 지성의 총합을 넘어서는, 초지성의 슈퍼 지성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리는 표현이다. 그는 그야말로 ‘초인 인공지능’의 탄생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상태다. 이제 무엇이 그의 거침없는 행보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일본 경제계의 이단아 손정의의 대도박에 많은 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