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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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노화에 좋은 곡물 식단

단백질·비타민 등 영양소 풍부… 체내 활성산소 제거

  • 이채현 자유기고가

    입력2025-11-07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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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재배된 카무트. GETTYIMAGES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재배된 카무트. GETTYIMAGES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곡물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주식을 넘어 생명과 문화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곡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정착 생활이 가능해졌고 마을과 문명이 발전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곡물을 신에게 바쳤으며, 메소포타미아인들은 곡물을 신의 은혜라고 생각했다.

    시대를 거치면서 인류의 생존을 지탱해온 곡물은 오늘날 ‘웰니스’(wellness: 삶의 질 최적화)를 위한 핵심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저속 노화’와 ‘자연에 가까운 식습관’이 강조되는 요즘, 우리 토종 곡물부터 세계 각지 ‘슈퍼 곡물’까지 다양한 곡물이 식탁에 오르고 있다.

    ‘웰니스’ 위한 핵심 식재료 곡물

    곡물은 탄수화물의 원천으로 여겨져 피하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은 균형 잡힌 영양소의 보고다.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에는 단백질, 비타민B군, 미네랄, 식이섬유가 고루 들어 있어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포만감이 오래 유지된다. 이런 특성이 인슐린 분비를 안정되게 만들뿐 아니라 체내 염증 반응을 줄여 세포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조상이 물려준 귀한 토종 곡물에는 찰보리, 기장, 조, 수수, 검정콩, 흑미 등이 있다. 보리와 흑미는 항산화성분인 안토시아닌과 베타글루칸이 풍부해 혈당을 조절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기장과 조는 글루텐이 없어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나 노인이 먹기에 편한 곡물이다. 강낭콩, 대두, 서리태 같은 콩류는 식물성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레시틴이 풍부해 근육 유지와 콜레스테롤 감소, 뇌 기능 보호에 도움을 준다.

    고대 아즈텍인들의 주식이던 치아시드. GETTYIMAGES

    고대 아즈텍인들의 주식이던 치아시드. GETTYIMAGES

    이탈리아에서 재배되는 파로. GETTYIMAGES

    이탈리아에서 재배되는 파로. GETTYIMAGES

    세계의 다양한 곡물도 현대인의 건강 식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재배된 카무트는 단백질과 아연, 셀레늄이 풍부해 세포 노화를 늦추고 면역력을 높인다. 고대 아즈텍인들의 주식이던 치아시드는 오메가3 지방산과 식이섬유의 천연 공급원으로, 염증 완화와 혈당 안정을 돕는다. 이탈리아에서 재배되는 파로는 철분과 비타민B가 풍부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고대 잉카에서 유래된 퀴노아는 9가지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어 체중 관리와 근육 강화에 좋다.



    저속 노화에서 핵심은 꾸준하고 단순한 식습관이다. 매일 밥상에 건강한 곡물 한 숟가락을 더해 세포 나이를 늦추고 수명을 건강하게 연장하는 첫걸음을 내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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