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공통문항 양식이 개발되기 전 각 대학은 다양한 질문을 통해 학생의 우수성을 검증하고자 했다. 그중 대표적인 문항을 꼽으라면 ‘우리 대학교가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기술해주십시오’라는 질문이다. 솔직하고 담백한 질문이기에 답하기 쉬울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학생은 선발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해 ‘꼭 가고 싶습니다. 그러니 뽑아주실 거죠?’라는 식의 말을 반복하는 내용을 쓰곤 했다. 그 앞에 사실 ‘지원 동기와 진로 계획을 중심으로’라는 말이 덧붙어 있어 더욱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말이 없던 시절 서울대 자기소개서 1번 문항에 대한 이야기다.
다 지나간 이야기인 듯하지만, 고려대 종합전형 자기소개서 4번 문항에도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기술해달라’는 요구가 있다. 물론 해당 모집단위 지원 동기를 포함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현재까지 입학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서울 주요 대학의 4번 문항을 살펴보면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 가능하다.
위 질문에서 놓치면 안 되는 사실은 지금 대학 자율문항인 4번 문항을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다. 자율문항이 없는 대학도 있지만, 굳이 자율문항을 넣은 대학의 진심은 무엇일까. 공통 양식 자체가 부족한 그릇이라는 판단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4번 문항에서 드러나는 대학의 궁금증을 지원자가 고민하지 않은 채 1~3번 문항 답변을 쓰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다 지나간 이야기인 듯하지만, 고려대 종합전형 자기소개서 4번 문항에도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기술해달라’는 요구가 있다. 물론 해당 모집단위 지원 동기를 포함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현재까지 입학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서울 주요 대학의 4번 문항을 살펴보면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 가능하다.
1유형 서강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홍익대
‘해당 전공에 대한 지원 동기와 입학 후 향후 계획 및 향후 진로 계획’을 궁금해하는 유형이다. 왜 입학하고 싶은지, 입학한 뒤 대학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싶은지, 그리고 그 배움이 앞으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는 문항이다.2유형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건국대
해당 모집단위 지원 동기를 묻는다는 점에서는 1유형과 동일하다. 그러나 ‘이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나 지원자의 교육환경(가정, 학교, 지역 등)이 성장에 미친 영향 등을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요구한다. 특히 건국대는 여느 대학과 달리 ‘고교 입학 후 관심 분야와 관련한 역량 계발 과정을 제시하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교 입학 후’라는 명시적 단서를 바탕으로 ‘역량’을 기른 ‘과정’과 ‘경험’이 어떠했는지 알고 싶은 것이며, 이를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파악하려는 대학의 호기심이 담긴 문항이다.3유형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위 두 유형으로 분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을 모은 것이다. 고려대는 이미 설명한 바 있으므로 서울대와 성균관대를 살펴보자. 서울대는 ‘고등학교 재학기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을 쓰라’고 요구한다. 성균관대 4번 문항은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기술하는 형태인데, 그중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유무형의 콘텐츠(인물, 책, 영화, 음악, 사진, 공연 등)’라는 선택항이 있다. 두 대학 모두 영향을 받은 저작물에 대해 쓸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학생의 관심과 흥미는 물론,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활용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리라.4유형 과학기술특성화대학
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4번 문항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인재상 중 하나와 부합하는 교내활동을 선택해 활동 참여 동기, 과정, 결과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한다. KAIST는 ‘지원 동기 등 본인이 작성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기술하라’고 요구한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DGIST에 자신을 소개해주십시오’(3000자 이내)라고 큰 물음을 던지고, 공통문항과 유사한 예시에 ‘도전적 호기심’ ‘창의적 호기심’ ‘개척’ ‘열정’ 등을 함께 들고 있다. GIST(광주과학기술원)는 ‘더 나은 미래 인간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학기술인이 가져야 할 자세를 기술하라’고 한다.
위 질문에서 놓치면 안 되는 사실은 지금 대학 자율문항인 4번 문항을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다. 자율문항이 없는 대학도 있지만, 굳이 자율문항을 넣은 대학의 진심은 무엇일까. 공통 양식 자체가 부족한 그릇이라는 판단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4번 문항에서 드러나는 대학의 궁금증을 지원자가 고민하지 않은 채 1~3번 문항 답변을 쓰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