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데스크톱과 구분해 ‘개인용 기기’라고 한다. 집집마다 거실에 두고 쓰던 데스크톱과 달리, 스마트폰은 주인이 자기 손에서 떼놓지 않는 휴대용 컴퓨터라는 얘기다. 그래서 스마트폰은 케이스부터 바탕화면, 깔아놓은 애플리케이션(앱)까지 구석구석 주인의 손때가 묻는다. 빙글 문지원(사진·40) 대표의 스마트폰은 첫 화면부터 주인의 취향을 짙게 드러낸다.
창업가의 삶, 잦은 이사가 만든 그의 성격
서울메트로 선릉역 인근에 자리한 빙글 사무실에서 만난 문지원 대표는 인터뷰 내내 직원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사하게 차린 모습이 낯설었던 탓이다. 평소 그는 털털하기 그지없다. 문 대표의 책상은 파티션도 없이 뻥 뚫린 사무실의 구석진 자리에 있다. 처음 방문한 사람은 대표의 자리라고 생각지 못할 것이다. 책상 위에는 일체형 컴퓨터와 종이 몇 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업계에서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2007년 남편과 창업한 ‘비키’를 일본 인터넷 오픈마켓 ‘라쿠텐’에 2억 달러(약 2300억 원)에 매각했다. 이 성공만큼이나 사람들에게 회자된 것은 비키의 운영 방식이었다. 미국에서 시작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겨 운영했고, 실리콘밸리와 싱가포르에서 모두 비키를 싱가포르 회사로 간주했을 정도.
비키를 매각한 뒤 문 대표는 2012년 빙글을 차렸다. 뒤이어 2014년 벤처투자사 더벤처스를 창업했다. 2015년에는 이화여대에서 기업가정신 교육 강의를 맡았다. ‘스타트업 캡스톤디자인’이라는 이 강의는 문 대표가 스타트업을 하면서 맞닥뜨린 문제들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문 대표 말고도 더벤처스에 소속된 기업의 대표가 특강 강사로 나선다.
몸이 두 개, 아니 셋이어도 소화하지 못할 일정이다. 문 대표에게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비결을 물으니 그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고 답했다.
“일이 많아지면서 성격이 바뀐 것 같아요. 어렸을 땐 책 한 권도 버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사업하면서 오래 고민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어요. 사업하면서 이사도 여러 번 다녔죠. 한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싱가포르로, 또다시 한국으로 옮겼어요. 집 안 꾸미는 걸 싫어하진 않는데, 이렇게 국경을 넘어 이사를 하니 물건에 대한 집착이나 애착이 옅어지더군요.”
군더더기 없는 걸 좋아하는 문 대표의 털털한 성격은 그의 스마트폰에서도 드러난다. 화면이 큼직한 아이폰6 플러스를 쓰면서 첫 화면에 깔아놓은 앱은 12개뿐이다. 그조차 많다며 인터뷰 중 4개를 다음 페이지로 옮겼다.
“첫 화면을 앱으로 꽉 채우면 머리가 복잡해져서 이만큼만 놔둬요. 나머진 다 뒤 페이지로 밀어놓죠. 첫 화면에는 기본 앱이랑 빙글, 테이스트로그, 헤이뷰티 앱만 있어요.”
빙글은 그의 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다. 테이스트로그와 헤이뷰티는 각각 그가 운영하는 또 다른 회사인 더벤처스가 투자한 회사와 더벤처스에서 사내벤처로 시작한 회사의 서비스다. 문 대표는 서비스 운영사의 대표로서가 아니라 사용자로서 빙글을 쓴다. 그가 관심사로 등록한 주제는 결혼생활과 과학, 역사, 맛집, 스킨스쿠버, 스타트업, 부모, 육아 등이다.
“디자인 관련 글도 즐겨 봐요. 제가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을 직접 하거든요. 스마트폰 앱 배열도 디자인을 고려해 하면 좋을 텐데 모든 페이지를 그렇게 할 수는 없더라고요. 매일 들여다볼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첫 화면이라도 제 마음에 들게 꾸몄어요.”
문 대표가 스마트폰 첫 화면에 넣은 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이폰에 기본으로 깔린 달력과 구글 e메일, 날씨, 시계가 맨 윗줄에 있다. 그 아래에 빙글과 테이스트로그, 헤이뷰티, 각종 메신저를 묶은 폴더가 있다. 세 번째 줄에는 사진과 카메라, 애플 앱스토어, 설정 앱이 자리 잡았다. 그는 앱 하나하나를 어떻게 쓰는지 설명하다 “이것도 많은데 줄일 수 없나”라고 혼잣말을 되뇌었다. 그러더니 인터뷰 중 앱을 이리저리로 옮겨 두 줄로 줄였다. 그러고는 “이제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문지원 빙글 대표가 아끼는 애플리케이션 3종
빙글 대표이자 벤처투자사 더벤처스의 대표로서 문지원 대표가 살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한두 개가 아니다. 그 가운데에서 문 대표는 세 가지 앱만 첫 번째 화면에 배치했다. 그가 투자사 대표가 아닌, 사용자로서 고른 앱을 소개한다.
01 빙글
문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빙글의 서비스를 그 어느 앱보다 자주 애용한다. 빙글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사용자가 정보를 올리는 서비스인데, 문 대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각종 뉴스 앱을 대체하는 용도로 빙글을 쓴다. 그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잊어버렸고, 페이스북은 일 년에 네 번 정도 들어가 친구 신청이 들어온 것을 수락하는 용도 외에는 접속하지 않는다. “빙글 안에 모든 게 다 있어요. 콘텐츠 감상과 정보 얻기는 빙글 하나로 해결해요.”
02 테이스트로그
맛집 앱이 수두룩한데 테이스트로그는 음식점 메뉴를 기록하는 앱이다. 맛 평가는 3단계로만 하고, 해당 등급을 준 까닭을 단어나 구, 절 등으로 아주 간단하게 메모한다. 문 대표는 “외식할 때 ‘거기에서 먹었던 그… 메뉴가 뭐더라’는 질문에 답이 잘 안 떠오르는데, 테이스트로그에 기록하면 편하다”고 말했다.
03 헤이뷰티
더벤처스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서비스다. 미용실 예약 앱인데 카카오가 준비하는 ‘카카오헤어샵’과 비슷하다. 지금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원하는 시간에 시술받을 수 있는 미용실, 네일숍, 피부관리숍, 마사지숍 등을 안내한다. 각 서비스의 가격도 함께 보여준다. 문 대표는 “미용실에서 기다리고 싶지 않다”며 헤이뷰티가 주는 편리함을 치켜세웠다. 인터뷰 당일에도 그는 헤이뷰티 서비스를 이용하고 왔다.
창업가의 삶, 잦은 이사가 만든 그의 성격
서울메트로 선릉역 인근에 자리한 빙글 사무실에서 만난 문지원 대표는 인터뷰 내내 직원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사하게 차린 모습이 낯설었던 탓이다. 평소 그는 털털하기 그지없다. 문 대표의 책상은 파티션도 없이 뻥 뚫린 사무실의 구석진 자리에 있다. 처음 방문한 사람은 대표의 자리라고 생각지 못할 것이다. 책상 위에는 일체형 컴퓨터와 종이 몇 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기 때문이다.문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업계에서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2007년 남편과 창업한 ‘비키’를 일본 인터넷 오픈마켓 ‘라쿠텐’에 2억 달러(약 2300억 원)에 매각했다. 이 성공만큼이나 사람들에게 회자된 것은 비키의 운영 방식이었다. 미국에서 시작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겨 운영했고, 실리콘밸리와 싱가포르에서 모두 비키를 싱가포르 회사로 간주했을 정도.
비키를 매각한 뒤 문 대표는 2012년 빙글을 차렸다. 뒤이어 2014년 벤처투자사 더벤처스를 창업했다. 2015년에는 이화여대에서 기업가정신 교육 강의를 맡았다. ‘스타트업 캡스톤디자인’이라는 이 강의는 문 대표가 스타트업을 하면서 맞닥뜨린 문제들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문 대표 말고도 더벤처스에 소속된 기업의 대표가 특강 강사로 나선다.
몸이 두 개, 아니 셋이어도 소화하지 못할 일정이다. 문 대표에게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비결을 물으니 그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고 답했다.
“일이 많아지면서 성격이 바뀐 것 같아요. 어렸을 땐 책 한 권도 버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사업하면서 오래 고민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어요. 사업하면서 이사도 여러 번 다녔죠. 한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싱가포르로, 또다시 한국으로 옮겼어요. 집 안 꾸미는 걸 싫어하진 않는데, 이렇게 국경을 넘어 이사를 하니 물건에 대한 집착이나 애착이 옅어지더군요.”
주인의 성격 따라, 눈에 띄는 곳은 간결하게
이사할 때 무엇을 싸고 버릴지 정하는 건 그의 고민 가운데 쉬운 측에 속하리라. 그는 지금 동시에 세 가지 구실을 해야 한다. 이런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화’하는 기술이다. “군더더기를 쳐내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일을 딱 맞아떨어지고 완벽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아까 말한 것처럼 선택과 집중을 하는 거죠.”군더더기 없는 걸 좋아하는 문 대표의 털털한 성격은 그의 스마트폰에서도 드러난다. 화면이 큼직한 아이폰6 플러스를 쓰면서 첫 화면에 깔아놓은 앱은 12개뿐이다. 그조차 많다며 인터뷰 중 4개를 다음 페이지로 옮겼다.
“첫 화면을 앱으로 꽉 채우면 머리가 복잡해져서 이만큼만 놔둬요. 나머진 다 뒤 페이지로 밀어놓죠. 첫 화면에는 기본 앱이랑 빙글, 테이스트로그, 헤이뷰티 앱만 있어요.”
빙글은 그의 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다. 테이스트로그와 헤이뷰티는 각각 그가 운영하는 또 다른 회사인 더벤처스가 투자한 회사와 더벤처스에서 사내벤처로 시작한 회사의 서비스다. 문 대표는 서비스 운영사의 대표로서가 아니라 사용자로서 빙글을 쓴다. 그가 관심사로 등록한 주제는 결혼생활과 과학, 역사, 맛집, 스킨스쿠버, 스타트업, 부모, 육아 등이다.
“디자인 관련 글도 즐겨 봐요. 제가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을 직접 하거든요. 스마트폰 앱 배열도 디자인을 고려해 하면 좋을 텐데 모든 페이지를 그렇게 할 수는 없더라고요. 매일 들여다볼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첫 화면이라도 제 마음에 들게 꾸몄어요.”
문 대표가 스마트폰 첫 화면에 넣은 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이폰에 기본으로 깔린 달력과 구글 e메일, 날씨, 시계가 맨 윗줄에 있다. 그 아래에 빙글과 테이스트로그, 헤이뷰티, 각종 메신저를 묶은 폴더가 있다. 세 번째 줄에는 사진과 카메라, 애플 앱스토어, 설정 앱이 자리 잡았다. 그는 앱 하나하나를 어떻게 쓰는지 설명하다 “이것도 많은데 줄일 수 없나”라고 혼잣말을 되뇌었다. 그러더니 인터뷰 중 앱을 이리저리로 옮겨 두 줄로 줄였다. 그러고는 “이제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문지원 빙글 대표가 아끼는 애플리케이션 3종
빙글 대표이자 벤처투자사 더벤처스의 대표로서 문지원 대표가 살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한두 개가 아니다. 그 가운데에서 문 대표는 세 가지 앱만 첫 번째 화면에 배치했다. 그가 투자사 대표가 아닌, 사용자로서 고른 앱을 소개한다.
01 빙글
문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빙글의 서비스를 그 어느 앱보다 자주 애용한다. 빙글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사용자가 정보를 올리는 서비스인데, 문 대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각종 뉴스 앱을 대체하는 용도로 빙글을 쓴다. 그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잊어버렸고, 페이스북은 일 년에 네 번 정도 들어가 친구 신청이 들어온 것을 수락하는 용도 외에는 접속하지 않는다. “빙글 안에 모든 게 다 있어요. 콘텐츠 감상과 정보 얻기는 빙글 하나로 해결해요.”
02 테이스트로그
맛집 앱이 수두룩한데 테이스트로그는 음식점 메뉴를 기록하는 앱이다. 맛 평가는 3단계로만 하고, 해당 등급을 준 까닭을 단어나 구, 절 등으로 아주 간단하게 메모한다. 문 대표는 “외식할 때 ‘거기에서 먹었던 그… 메뉴가 뭐더라’는 질문에 답이 잘 안 떠오르는데, 테이스트로그에 기록하면 편하다”고 말했다.
03 헤이뷰티
더벤처스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서비스다. 미용실 예약 앱인데 카카오가 준비하는 ‘카카오헤어샵’과 비슷하다. 지금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원하는 시간에 시술받을 수 있는 미용실, 네일숍, 피부관리숍, 마사지숍 등을 안내한다. 각 서비스의 가격도 함께 보여준다. 문 대표는 “미용실에서 기다리고 싶지 않다”며 헤이뷰티가 주는 편리함을 치켜세웠다. 인터뷰 당일에도 그는 헤이뷰티 서비스를 이용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