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매번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다. 8월 15일 국내 개봉한 신작 ‘오펜하이머’ 역시 올해 최대작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과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미국 핵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과정을 그렸다. 정치와 이념이 얽히고설킨 국가 간 이해타산, 과학자로서 성취욕과 연구 윤리 사이에서 갈등은 수많은 담론을 생산한다. 실제로 오펜하이머를 바라보는 시선은 분야별로 다르다. 정치학 관점, 윤리학 관점, 과학 관점은 각각의 지식과 지향에 따라 영화를 보는 전혀 다른 시선을 선사한다. 놀런 감독이 최초로 도전하는 전기영화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지만, 어려운 주제와 소재에 관객이 얼마나 공감하고 반응할지도 큰 관심거리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놀런 감독의 도전은 이번에도 역시나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개봉 2개월 만에 300만 관객을 동원했고, 글로벌 박스오피스에서는 R등급(성인) 영화 중 역대 흥행 수입 2위에 오르며 이름값을 했다. 놀런 감독은 영화사이트 ‘IMDb’의 평점 최상위 작품 목록 톱250에 ‘오펜하이머’가 포함되면서 총 8편이 올라갔다. 고전부터 현대물까지 시대와 주제를 포괄해 구성되는 톱250 리스트에 이렇게 많은 작품을 올린 감독은 그가 유일하다.
놀런 감독의 영화는 ‘재관람’과 ‘반복 시청’이라는 키워드가 따라다닌다. 그의 영화는 철학적 주제를 다룬 작품이 많고 구성 또한 복잡해 두세 번 돌려 봐야 이해되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전개 때문에 잠시라도 딴생각을 하다가는 스토리를 놓치기 일쑤다. 이와 달리 시네필(영화애호가)을 자처하는 영화마니아들은 보고 또 봐도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 시청을 권한다. 놀런 감독은 여느 영화감독과 달리 현실성을 강조하고자 가능한 CG(컴퓨터그래픽)를 지양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세세하게 챙기기 어려운 시각적 요소가 가득하다. 영화 ‘배트맨’에서는 세트장 안 동굴을 직접 만들었고, ‘다크나이트’에서는 바퀴가 18개나 되는 초대형 트럭이 360도 회전하며 뒤집어지는 장면을 실제로 트럭을 넘어뜨리면서 촬영했다. ‘인터스텔라’ 속 옥수수 밭 화재를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 밭을 구입해 1년간 옥수수를 재배하기도 했다.
이처럼 놀런 감독 영화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볼수록 흥미로워 긴 추석 연휴에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배트맨 비긴즈’
배트맨 연작 시리즈 ‘배트맨 비긴즈’(2005), ‘다크 나이트’(2008),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는 놀런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영화로 꼽힌다. 특히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고인이 된 히스레저의 탁월한 연기 덕분에 많은 이가 인생작으로 손꼽는다. ‘다크 나이트’는 ‘역대 최고 슈퍼히어로 영화’라는 평을 받으며 영국 BBC가 뽑은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33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놀런 감독이 10여 년간 기획하고 써 내려간 각본을 바탕으로 제작한 ‘인셉션’은 사람의 꿈을 훔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정에서 시작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분한 주인공 돔 코브가 바로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훔치는 특수 보안요원이다.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회전 복도 격투 장면이나 파리 폭파 장면은 모두 CG 없이 촬영했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SF와 드라마, 어드벤처, 디스토피아라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대작이다. 영화는 2067년 우주비행사인 주인공 쿠퍼(매슈 매코너헤이 분)가 미국항공우주국(NASA) 비밀본부의 지령을 받고 인류가 살아갈 또 다른 행성을 찾기 위해 우주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운드트랙은 할리우드 최고 영화음악가로 꼽히는 한스 치머가 프로듀싱했다.
자신의 트릭을 지키고 상대의 트릭을 빼앗기 위해 목숨까지 건 2명의 마술사를 조명하는 이야기다. 마술사 지망생 알프래드 보든(크리스천 베일 분)과 로버트 앤지어(휴 잭맨 분)는 친구이자 라이벌이지만, 보든의 실수로 앤지어의 아내가 사망하면서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다. 상대방이 더 완벽한 마술을 선보이면 선보일수록 틀어지는 둘의 관계에 숨겨진 트릭을 찾아보자.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편 레너드 셸비(가이 피어스 분)는 짧게 끊어지는 기억을 조각조각 이어 붙이며 아내를 죽인 범인 ‘존 G’를 쫓는다.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지만, 놀런 감독은 이 수수께끼를 더 복잡한 미로 속으로 밀어 넣는다. 이 영화는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대중에게 크리스토퍼 놀런이라는 이름을 각인하는 동시에 BBC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5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놀런 감독의 영화는 ‘재관람’과 ‘반복 시청’이라는 키워드가 따라다닌다. 그의 영화는 철학적 주제를 다룬 작품이 많고 구성 또한 복잡해 두세 번 돌려 봐야 이해되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전개 때문에 잠시라도 딴생각을 하다가는 스토리를 놓치기 일쑤다. 이와 달리 시네필(영화애호가)을 자처하는 영화마니아들은 보고 또 봐도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 시청을 권한다. 놀런 감독은 여느 영화감독과 달리 현실성을 강조하고자 가능한 CG(컴퓨터그래픽)를 지양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세세하게 챙기기 어려운 시각적 요소가 가득하다. 영화 ‘배트맨’에서는 세트장 안 동굴을 직접 만들었고, ‘다크나이트’에서는 바퀴가 18개나 되는 초대형 트럭이 360도 회전하며 뒤집어지는 장면을 실제로 트럭을 넘어뜨리면서 촬영했다. ‘인터스텔라’ 속 옥수수 밭 화재를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 밭을 구입해 1년간 옥수수를 재배하기도 했다.
이처럼 놀런 감독 영화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볼수록 흥미로워 긴 추석 연휴에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주)해리슨앤컴퍼니 제공]
꿈의 조종자 ‘인셉션’(2010)
[(주)디스테이션 제공]
답을 찾으러 떠난 우주여행 ‘인터스텔라’(2014)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매혹적인 마술의 냉혹한 이면 ‘프레스티지’(2006)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제한 시간 10분 ‘메멘토’(2001)
[(주)디스테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