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주류는 무엇일까. 대부분 위스키, 와인을 고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지난해까지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만큼 고급 주류로 소비를 대신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성장 속도로 본다면 전통주를 따라갈 술이 없다. 2015년 400억 원대였던 전통주 시장은 지난해 1600억 원대로 4배 성장했다. 주류 중 유일하게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덕분이었다.
수많은 MZ세대가 전통주 창업 물결을 타고 창의적인 디자인의 전통주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인공감미료 등이 들어가지 않은 고부가가치 상품도 탄생했다. 주 소비층 역시 MZ세대였는데, 이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전통주를 구매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도 지역 양조장을 문화·관광·여행·체험 상품으로 사업화하며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했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지역 양조장이 지역 문화 산업의 메카가 되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전통주는 무엇일까. 추석에 가족과 즐길 만한 신상 무감미료 전통주를 소개한다.
벌꿀로 만든 술도 전통주가 될 수 있다. 농민과 협업해 지역 꿀을 넣어 만든 꿀술은 지역 특산주로 분류된다. ‘호피허니버니(Hoppy Honey Bunny)’는 맥주의 홉, 맥아가 꿀과 만난 독특한 제품이다. 꿀술은 인류 최초 술로 불린다. 농업이 시작되기 전 곰이 휘저은 벌집에 빗물이 들어가 자연 발효가 됐고, 이를 발견한 인간이 꿀술을 빚어 마셨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꿀술에 다양한 약재를 넣어 마시는 등 약으로도 많이 사용됐다. 호피허니버니는 맥주의 쌉쌀한 맛과 꿀의 감미로움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삼성전자 출신 유관석 대표가 이끄는 ‘부즈앤버즈 미더리’는 호피허니버니 외에도 주목할 만한 전통주를 여러 개 출시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의 저도수 버전을 출시했다. 기존 백걸리 도수는 14도이지만 신제품은 6.5도다. 기존 제품이 막걸리 원액의 맛을 추구한다면 이 제품은 청량감을 살렸다. 쌀의 농밀한 맛이 살아 있어 인공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은은한 단맛이 느껴진다. 참외, 바나나향이 살짝 느껴지는 점도 매력이다. 4500원으로 마냥 저렴하지는 않다. ‘발암물질 논란’이 있었던 아스파탐 등을 넣지 않고 쌀로만 풍미를 내 원재료 값이 비교적 높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무감미료 막걸리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니 특히 부담 없이 프리미엄 막걸리를 맛보고 싶은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교촌치킨으로 유명한 교촌에프앤비가 막걸리를 만들었다. ‘은하수 8도’는 저자가 확인된 최초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의 양조 비법을 살린 제품이다. 100년 역사를 가진 경북 영양양조장에서 지역 쌀과 누룩, 물만으로 만들었다. 영양양조장은 경영난으로 폐업했지만 교촌에프앤비와 영양군이 힘을 모아 복원했다. 전체적으로 크리미하면서 농밀함과 달콤함이 느껴지는 제품이다. 일반 막걸리와 달리 탄산이 없는데 오히려 간장 맛의 교촌치킨과 잘 어울린다. 막걸리 이름은 아름다운 영양군의 은하수에서 따왔다. 교촌에프앤비의 플래그십 매장 ‘교촌필방’, 서울 광장시장의 ‘박가네 빈대떡’에서 만날 수 있다.
쿡피아 대표이자 방송인, 집필가, 작가, 유튜버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이보은 요리연구가가 충북 무형문화재 청명주의 김영섭 명인과 컬래버레이션해 막걸리 ‘보은주’를 만들었다. 통상적으로 막걸리는 숙성 2주 전후에 출고되지만, 이 제품은 6개월이나 옹기에서 숙성된 장기 숙성 탁주다. 2022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원한 배향, 감미로운 바닐라향, 부드러운 식감 등이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고급스러운 밸런스를 갖췄다. 보은주는 말 그대로 ‘은혜에 감사하자’는 뜻이다. 그 의미만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데 어울리는 술이다.
‘진(Gin)’은 위스키만큼이나 세계적으로 화제를 몰고 온 술이다. 진은 증류주에 주니퍼베리와 다양한 허브를 넣어 끓여 만든다. 최근 위스키 붐이 불면서 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쌀과 한국 허브로 진을 만드는 곳이 있어 주목받는다. 바로 충북 청주의 ‘스마트부르어리’다. 이곳에서 만든 ‘청풍미향’은 쌀 증류 원액에 허브를 넣어 다시 증류해 한국 허브가 가지는 특유의 맛을 잘 끌어냈다. 2023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반응도 좋다. 특히 묵직한 전통 소주 맛에 은은한 허브 맛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늘 아래서’는 롤스로이스 미담의 주인공 연예인 김민종 씨가 경남 창원 양조장 ‘맑은내일’과 협업해 만든 전통주다. 맑은내일 양조장은 농식품부의 찾아가는 양조장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 최대 단감 생산지인 창원에 어울리게 단감 증류주로 만들었다. 지역 농민에게 도움이 되고, 창원의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제품이다. 인공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았으며, 감의 그윽한 향미가 전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소주 특유의 탄내(소주는 열을 가해 증류하기 때문에 탄내가 날 수 있음)와 톡 쏘는 맛이 적은 것도 매력 포인트다. 하이볼이나 칵테일로 만들어 편하게 즐길 수 있고, 간단히 얼음만 넣어 천천히 마셔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수많은 MZ세대가 전통주 창업 물결을 타고 창의적인 디자인의 전통주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인공감미료 등이 들어가지 않은 고부가가치 상품도 탄생했다. 주 소비층 역시 MZ세대였는데, 이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전통주를 구매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도 지역 양조장을 문화·관광·여행·체험 상품으로 사업화하며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했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지역 양조장이 지역 문화 산업의 메카가 되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전통주는 무엇일까. 추석에 가족과 즐길 만한 신상 무감미료 전통주를 소개한다.
꿀과 맥주가 만난 꿀술 ‘호피허니버니’ 750㎖, 6%
호피허니버니 [부즈앤버즈 미더리 제공]
백종원이 만든 무감미료 막걸리 ‘백걸리’ 750㎖, 6.5%
백걸리 [백술닷컴 제공]
100년 양조장×교촌치킨 ‘은하수 8도’ 650㎖, 8%
은하수 8도 [교촌에프앤비 제공]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보은주’ 500㎖, 45%
보은주 [쿡피아 제공]
전통 소주와 허브의 만남 ‘청풍미향’ 500㎖, 45%
청풍미향 [스마트부르어리 제공]
연예인 김민종이 만든 단감 증류주 ‘하늘 아래서’ 375㎖, 24%
하늘 아래서 [우리술상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