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에 한국 배터리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뉴스1]
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배제될 것이라는 추측이 증권가를 짓누르고 있다. 이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반영돼 100만 원을 넘보던 LG화학 주가는 열흘 만에 78만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3월 25일 LG화학 주는 78만80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올해 최저점은 3월 23일 77만5000원. 폭스바겐 파워데이 바로 직전까지 상승세를 타면서 97만5000원까지 오른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3월 25일 종가 20만7500원으로 15일 종가 22만8500원 대비 10%, 삼성SDI는 15일 종가 68만6000원 대비 25일 종가 63만5000원으로 8% 넘게 하락했다. 주식 전문가 3인에게 배터리주 전망을 물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 보유
K-배터리가 중국 배터리업계에 밀리는 것 아닌가.“중국과 K-배터리 시장이 차별화돼 있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미국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파나소닉 3개 배터리 기업이 들어가 있다.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제품인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모양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어 공간 활용이 중요한 전기차에 더 용이하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도 폭스바겐이 내재화하려는 각형 배터리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배터리주가 언제까지 하락할까.
“폭스바겐의 내재화 선언 이후 LG화학 주가가 20% 가까이 내려갔다. 조정은 거의 끝났다고 본다. 하지만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바로 주가가 올라가긴 힘들 것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은 이제 시작이니 몇 달 후를 생각한다면 K-배터리주를 보유하길 권한다. 매수하기도 좋은 시기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보유
언제쯤 폭스바겐의 내재화가 K-배터리업계에 영향을 미칠까.“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이 위협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배터리 기술은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 완성차업체가 배터리를 내재화했을 때 배터리업체처럼 싸게 잘 만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계획대로 2030년 내재화한다 하더라도 이를 위한 공장 건설 비용과 생산 인력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폭스바겐이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의 10~20%를 차지하는데, 이 또한 2030년까지는 유지될 것이다. 폭스바겐이 내재화한다 해도 전기차 생산분의 80%가량이다. 20%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전기차는 배터리업체 제품을 사용한다.”
앞으로 K-배터리주 전망은?
“폭스바겐의 내재화 발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폭스바겐의 내재화는 10년 후 일이다. K-배터리 3사 주가의 하락은 장기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매도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전망은?“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으로 배터리 시장에서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유럽 메이저 자동차업체들도 내재화하려 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K-배터리주가 다시 오를까.
“소송, 폭스바겐의 내재화 선언 등 최근 악재로 주가가 빠진 듯하지만 자세히 분석해보면 그동안 과도하게 올라간 측면이 있다. 실적 대비 선반영된 오버슈팅이다. 차트를 보면 매물대가 꽉 찬 쌍봉이다. 앞으로 실적이 대폭 좋아지지 않는 한 전고점을 뛰어넘기 힘들 것이다. 어느 정도 반등은 있겠으나 80% 이상 올라가기 힘들다고 본다. 만약 K-배터리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조금 반등했을 때 매도하길 권한다. 매수 예정이라면 리스크가 있으니 시장 상황을 천천히 보고 접근해야 한다.”
투벤저스의 결론
보유하라 2 vs 매도하라 1
중장기적으로는 K-배터리에 투자해도 괜찮다. 다만 단기적으로 전고점 회복은 쉽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이 배터리 내재화에 성공한다 해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K-배터리 삼총사의 주가가 폭스바겐의 내재화 발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조정은 거의 끝났다고 내다봤다. 물론 전고점까지 올라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어차피 모빌리티 시장은 전기차가 대세인 만큼,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배터리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기업도 성장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단기적 관점에서 폭스바겐, 소송 등 부정적 이슈가 있으니 신중할 필요가 있다.*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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