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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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1 가전 이슈 4 #5분_안에_핵심만_줍줍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무엇보다_건강이_최고다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1-01-1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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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기술 트렌드를 한 번에 읽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일상을 지킬 수 있는 디지털’을 주제로 1월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CES 2021은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 달리 언택트로 진행됐다. 1900여 개 기업이 온라인으로 참가한 가운데 한국 기업은 345곳이 참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참가 기업은 줄었지만 주최국 미국 다음으로 한국 업체가 가장 많이 참여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4대 키워드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디지털헬스를 선정했다. 또한 주최 측은 매년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44개)와 LG전자(24개)를 비롯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 100여 개 사가 수상하며 IT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CES 2021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달라진 일상에 적응한 사람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그 안에서 활용할 혁신적 제품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소비자 가전 시장 변화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집_밖은_역시나_위험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21에서 집중한 건 ‘집’이었다.  [삼성전자, LG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21에서 집중한 건 ‘집’이었다. [삼성전자, LG전자 제공]

    상당수 기업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갑작스럽게 다가온 ‘비대면 일상’을 스마트하게 영위할 신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마찬가지. 두 글로벌 기업 모두 ‘집’에 집중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집 그 자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는 개막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승형준 삼성리서치 소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예전과 달라졌다. ‘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취향에 맞춰 색상과 타입을 선택할 수 있는 비스포크 4도어 플렉스 냉장고와 라이프스타일 TV 라인업 등을 혁신 사례로 제시했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한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싱스 쿠킹과 헬스 스마트 트레이너 기능 등도 소개했다. 



    LG전자는 ‘소중한 일상은 계속됩니다. LG와 함께 편안한 홈 라이프를 누리세요(Life is ON - Make yourself @ Home)’라는 주제로 CES 2021에 참가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을 혁신적인 생활가전과 인공지능 씽큐(ThinQ) 솔루션과 함께하자는 것. 디자인과 위생을 강화한 LG 인스타뷰 냉장고, 집 전체의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오브제컬렉션, 충전과 비움, 보관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신개념 거치대를 갖춘 무선청소기 LG 코드제로 A9 등 프리미엄 생활 가전 라인업을 선보였다.

    #무엇보다_건강이_최고다

    구강 스캐닝으로 입속 건강관리가 가능한 필립스 ‘소닉케어 9900’(왼쪽). 눈 건강 관리 솔루션 엠투에스 ‘브이알오알 아이 닥터’. [필립스 제공, 엠투에스 제공]

    구강 스캐닝으로 입속 건강관리가 가능한 필립스 ‘소닉케어 9900’(왼쪽). 눈 건강 관리 솔루션 엠투에스 ‘브이알오알 아이 닥터’. [필립스 제공, 엠투에스 제공]

    건강에 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무병장수가 이상적이지만 유병장수여도 감지덕지한 사회가 되며 ‘살아남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따라서 CES 2021에서도 디지털 헬스 케어 제품이 강세였다. 다만 한국은 의료법상 원격 진료나 의료 데이터 이동 등의 규제가 엄격하다 보니 ‘의료’보다 ‘웰니스’ 쪽에 방점이 찍힌 제품이 많았다. 

    독일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30분 만에 판정할 수 있는 가정용 검사 키트를 선보였다. 피를 뽑지 않고도 손가락을 스캔해 30초 만에 빈혈을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도 공개했다. 

    네덜란드 전자기업 필립스는 구강 스캐닝을 통해 적절한 치아 관리법을 제시하는 신개념 칫솔 ‘소니케어 9900’을 선보였다. 칫솔을 입에 넣으면 스캐너처럼 동작해 치아와 잇몸 상태를 살필 수 있고 구강건강 관리를 위한 코치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일본 의료기기 업체 오므론헬스케어가 공개한 ‘바이탈 사이트’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가정에서 환자가 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면 자동으로 전자의무기록(EMR)에 연동돼 의사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기업 엠투에스와 알고케어는 CES 2021 혁신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엠투에스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해 10여 개 안과 질환 측정과 케어 서비스가 가능한 눈 건강 헬스케어 솔루션 ‘브이알오알 아이 닥터(VROR Eye Dr.)’를 선보였다. 알고케어는 건강 자료 수집과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영양성분을 도출해 즉시 배합한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혁신상을 받았다.

    #일단_접고_말고_구부린다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 [LG전자 제공]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 [LG전자 제공]

    여러모로 접히고 말렸다. 스마트폰 이야기다. 지난해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도로 화면을 접었다 펴는 스마트폰이 눈길을 끌었다면, 올해는 그보다 더 유연하게 구부리고 말았다 펼 수 있는 스마트폰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명 ‘상소문 에디션’이라고 불리는 LG전자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롤러블’은 CES 2021에서 모바일 기기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바나 폴더 형태 스마트폰과 달리 말린 화면을 펼치면 태블릿 PC처럼 넓은 화면으로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쓰다가 측면 버튼을 누르면 말린 화면이 펼쳐진다. 

    중국 기업도 이에 질세라 ‘상소문’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중국 가전업체 TCL은 LG전자와 같은 날 17인치 프린티드 OLED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롤러블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여긴 외형부터 상소문 그 자체. 양쪽 둥근 모서리를 잡아당기면 디스플레이가 펼쳐지는 형태다. TCL은 이와 함께 롤러블 스마트폰 제품도 공개했다.

    #인공지능(AI)_로봇_대잔치

    LG전자의 가상 인간 김래아(왼쪽)와 삼성전자의 AI 가전 삼성봇 핸디. [김래아 인스타그램, LG전자, 삼성전자 제공]

    LG전자의 가상 인간 김래아(왼쪽)와 삼성전자의 AI 가전 삼성봇 핸디. [김래아 인스타그램, LG전자,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스캐터랩의 AI 챗봇 ‘이루다’가 국내에서 한동안 큰 화제였다면, CES 2021에서는 LG전자가 기획한 가상 인간 ‘김래아(Keem Reah)’가 화제의 주인공이었다. LG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목소리를 입히고 움직임을 구현한 ‘래아’(來兒)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의미다. 

    래아는 설정상 서울에서 지내는 23세 여성으로, 음악을 만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하고 팔로워도 상당하다. 잡지 화보부터 셀카까지 다양한 사진을 올리며 소통하고 있다. 최근까지 딥러닝으로 3D 이미지를 학습한 래아는 CES 2021 연설자로 깜짝 등장해 LG의 신제품을 소개하며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을 탑재한 AI 가전 ‘제트봇 AI’를 내놓았다. 딥러닝 기반으로 100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학습한 ‘제트봇 AI’는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센서를 탑재해 주변 물체를 인식하고 분류한 뒤 최적의 청소 경로를 찾아낸다. 로봇에 센서가 달려 있어 원격으로 반려동물을 돌볼 수도 있다. 함께 공개한 ‘삼성봇™ 핸디’는 가정용 콘셉트 로봇으로 물체를 인식하고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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