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알린 유튜버 ‘소소하게크게’. [조영철 기자]
양분된 권력 구도가 증시에 미칠 영향
CNN비즈니스 등 미국 다수 언론은 △투표 결과가 확정된 데 따른 불확실성 해소 △블루 웨이브(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실패에 따른 증세 및 규제 가능성 감소 △연준(Fed·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 유지와 적극적인 부양책에 대한 기대 등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불복’은 여전한 변수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투자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완충장치를 포함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민주당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으로 권력이 양분된 구도는 세계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모를 일이다. 민주당은 올해 선거에서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를 기대했지만 예상만큼 선전하지 못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게 됐지만, 상원 탈환은 여전히 여의치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까지 개표에서 의석 구도는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이 유력하다. 2명의 상원의원을 선출하는 조지아 주에서 2석 모두 결선투표(선거에서 당선에 필요한 일정한 수를 얻은 자가 없을 경우, 당선인을 결정하기 위하여 상위득표자 2인에 대해서만 다시 하는 투표)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바이든이 공약으로 내건 부양책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소송전에 나선 상황에서 부양책 관련 논의가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권력의 양분화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때문에 빚어진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완화되는 반면 바이든이 공약으로 내건 증세 및 규제 강화 역시 의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보다 바이든 반기는 빅테크 기업들
바이든 당선이 확정시 된 뒤에는 금리도 일정부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사태’를 수습하고자 대규모 국채 발행을 추진할 경우 채권금리 인상과 더불어 시중 금리도 오르게 돼 있다. 그 밖에도 법인세 인상(21%에서 28%로), 테크 기업의 독점적 시장구조 개편, 클린에너지 지향 등 바이든의 대선 공약이 얼마나 실현되느냐에 따라 증시도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증시는 앞으로 어떤 흐름세를 보일까. 개인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자본시장이 한창 달아오른 지금, 투자자들은 미국 정권 교체기라는 새로운 변수를 고려해 안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올해 증권과 최고의 유행어 ‘동학개미운동’을 처음 언급한 회계사 출신 유튜버 ‘소소하게크게’에게 바이든 시대의 투자 꿀팁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이든 당선이 우리나라 증시에는 어떻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이어져 온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애플·페이스북·구글로 대표되는 대형 IT 기업이 민주당의 반독점 규제로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긴 하나 이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애초 우려했던 법인세 인상·규제 완화 등은 공화당 상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커, 민주당 뜻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이미 공화당 정부 하에서 구글이 반독점 소송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금융 시장은 이를 새로운 이슈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트럼프 정권 하에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기술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높았고, IT기업 우수 인력 확보에 필수인 취업 비자 프로그램에도 제약이 컸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은 트럼프보다 예측 가능성이 높은 바이든을 선호하고 있다. IT 기업의 성장은 시대적인 흐름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들도 온라인·모바일 생활에 급속도로 익숙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고 몇몇 플랫폼 기업에 대한 쏠림현상은 가속화되리라 본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의 힘이 강해지고 증시에도 이 부분이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의 ‘선거 불복’ 리스크도 고려해야 하지 않나.
“시장은 미국의 재정정책을 기대하고 있고 시장은 이러한 요소를 미리 증시에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재정정책이 정치적인 요소로 지연되게 된다면 경제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재정정책은 적시성과 금액이 상당히 중요한데, 적절한 때를 놓치면 미래에 더 큰 비용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 대선 경합 주에 대한 재검표 요청과 소송 제기로 인한 당선인 확정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당선인이 미확정될 경우 정치적 불안, 부양책 공백 장기화 등은 주가 하방 압력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일 뿐 장기적 관점에서는 정치적인 요소보다 각 기업의 펀더멘탈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바이든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책들이 단기간에 모두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하나씩 풀어낼 것이기 때문에 금융, 외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뉴시스]
“금리 인상 시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미국 국채금리는 향후 어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국채 발행을 늘리면 채권 금리가 올라가고, 이에 시중금리도 따라 올라가면서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가 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투자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부양책이 가시화될 경우 채권금리는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 경제력이 막강하고 미국으로의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면 미국 달러화 선호 현상은 결국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기부양책이 과연 현실화 될 것이냐가 관건인 것 같은데.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할 경우 민주당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2조 달러(약 2228조6000억 원)가 넘는 부양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경기 부양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나.
“당분간은 현재 기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미 연준이 최소 2023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가을철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에 힘입어 전기 대비 연율 기준 33.1%를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수치가 다시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준도 완화적인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역시 변수는 부양책이다. 민주당이 ‘블루웨이브’ 승리를 거둘 경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연준의 기준 금리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모건스탠리는 이 경우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시기가 2024~2025년에서 2023~2024년 정도로 빨라 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마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도 연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취임 이후 금융정책을 놓고 줄곧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을 일으켰다. ‘저금리와 약달러’를 고집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면서 둘 사이의 불화는 극에 달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가져올 부작용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재정지출 확대를 호소했다. 11월 5일(현지시간) 열린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최소 약간이라도 재정 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면 더 강한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며 “추가 부양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감세 강화와 규제 완화 정책을 표방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재정 지출과 조세 정책 및 대기업 규제 강화를 선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국내 증시는 어떻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하나.
“미국의 기준금리는 언젠가는 올라갈 것이다. 실물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제로금리는 자산버블을 일으킬 수밖에 없고 지금도 일부 자산에 대해 버블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제압되고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나올 텐데, 그때는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성장주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 기업 가치를 산정할 때 ‘할인율’이라는 것을 사용하는데 기준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할인율이 높아져서 성장주들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4~5% 정도 올라간다면, 특히 신약개발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전기차·수소차·ESS… “여전히 좋다”
-바이든의 대표 공약인 법인세 인상은 어떤 영향을 미치나.“신흥국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든의 목표대로 법인세가 인상되면 미국 시장은 상당 부분 조정을 받을 것이다. 최고 법인세율을 적용받은 기업들은 약 9% 가량의 EPS(Earning Per Share·주당 순이익)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미국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절하돼 신흥국들이 주목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 어떤 주식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바이든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분야가 환경 분야인데, 이미 이 부분들은 시장에 많이 반영됐다고 본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과도 맞물리는 부분이다. 이미 풍력, 전기차, 탄소배출권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결국 주가는 기업가치가 오르면 같이 오르는데, 지금은 이 부분이 상당 부분 선 반영돼 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주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 각 기업의 ‘실적’이 실제로 얼마나 증가하느냐에 따라 주가도 오르고 내리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수소차, ESS(에너지저장 시스템) 등이 좋아 보인다.”
-개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투자해야하나.
“지금은 투자 자금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조정을 크게 받던 올 3·4월에는 분명히 저렴하게 거래되는 주식이 많았으나 현재는 기업의 펀더멘탈보다는 유동성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주식투자의 한 사이클을 겪으면서 공부하기까지, 보통 5년은 걸린다. 최근 ‘동학개미 열풍’과 함께 300만 명 이상의 신규 투자자가 유입됐는데 대부분은 공부를 깊게 하지 않은 투자자일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은 공부도 공부지만 경험도 무시를 할 수 없다. 큰 하락장을 겪어보지 못한 신규 투자자들은 작은 이슈에도 공격적으로 위험하게 투자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점이 상당히 우려된다. 처음 투자를 시작한 분들은 투자금을 크게 늘리지 말고 적립식으로 1달에 30만원, 50만원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의 흐름을 느끼고 같이 호흡하는 것을 권한다.
‘중수’ 이상의 투자자라면, 우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섹터를 고르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고르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는 게 좋다. 그런 것을 ‘Top-down 방식’이라고 하는데 나도 주로 그렇게 투자한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각광 받는 섹터, 유망한 기업들이 2년, 3년 뒤에 실제로 그렇게 됐는지 검증하는 기간이 필요하므로 조바심을 내지 말고 천천히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 시기에도 현장에서 특강을 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은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하나.
“주식시장의 ‘노이즈’를 피하라는 얘기를 한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책이나 유튜브 등은 안 보느니 못하다. 잘못 선택한 책 한권, 동영상 하나가 자신의 미래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도 있다. 반대로 제대로 된 정보는 개인의 자산 축적에 엄청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강연도 마찬가지다. 11월21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리는 ‘포스트 코로나 Q&A 투자특강’에 참여하는 분들은 모두 믿음이 간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이 알려주는 주식투자의 노하우는 믿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