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하이드, 패밀라 하이드, 오베르 드 빌렌(왼쪽부터). (위) 배럴룸에서 와인을 시음하는 래리(오른쪽)와 오베르. [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두 사람이 결혼해 프랑스에서 살 때였다. 1999년 파리 와인 전시회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을 시음하던 오베르는 나파 밸리에서 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는 곧 패밀라의 사촌 래리 하이드에게 연락했다. 하이드 드 빌렌(Hyde de Villaine)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뼛속까지 농부인 래리는 1978년부터 나파 밸리 남단 카네로스(Carneros)에서 포도 생산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의 포도는 맛이 좋기로 소문나 지금도 키슬러(Kistler)와 팻앤홀(Patz & Hall) 등 유명 와이너리가 앞다퉈 사갈 정도다.
래리가 기른 포도와 로마네 콩티의 노하우가 만났으니 하이드 드 빌렌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둘 다 큰 욕심이 없었다. 좋은 와인을 만들고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그들의 소박한 목표였다.
3 벨르 쿠진느. 4 칼리포니오. 5 이그나시아.
칼리포니오(Californio)는 스타일이 산뜻하고 경쾌한 시라(Syrah) 와인이다. 블랙베리처럼 검은 베리향이 진하고 육류, 후추, 계피, 담배향이 매혹적이다. 칼리포니오는 캘리포니아의 스페인식 발음으로, 하이드 집안이 원래 스페인 출신임을 의미한다.
이그나시아(Ygnacia)는 패밀라와 래리의 조상을 기리는 와인이다. 피노 누아(Pinot Noir) 100%로 만든 이 와인에는 로마네 콩티의 양조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산딸기와 블루베리향이 상큼하고 장미, 바이올렛, 향신료 등 다양한 아로마가 어우러져 섬세함과 우아함의 진수를 보여준다.
하이드 드 빌렌은 백악관 만찬 와인으로 세 번이나 선정된 바 있다. 생산량이 워낙 적어 일부 와인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구매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이 와인을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이드 드 빌렌은 유명 백화점과 레드텅 와인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