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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말고, 듣고 불러 봐야 안다는 ‘참 좋은’ 가사
고백컨대, 음악을 들을 때 가사는 언제나 뒤에 들어오곤 했다. 멜로디와 리듬, 사운드가 먼저였다. 음악에 빠져들게 된 게 서구의 팝과 록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 또는 한국 영화에서 대사가 종종 그러하듯, 한국어로 노래하는 이들의 발…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3월 18일 -
방탄소년단 앨범의 빌보드 순위가 말해주는 것
파죽지세요, 대마불사다. 방탄소년단(BTS)의 4번째 정규 앨범 ‘MAP OF THE SOUL : 7’이 발매 첫 주 미국에서만 42만 장이 팔리며 빌보드200 정상에 올랐다. 이번 1위로 그들은 2년간 4장의 앨범을 모두 정상에 …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3월 11일 -
너무도 아쉬웠던 그들의 수상소감
지난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개그우먼 장도연은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했다. 데뷔 후 첫 상. 수상소감이 상징적이었다. “무대에 올라오는 계단이 다섯 개인데 그 다섯 개를 올라오는 데 13년이 걸렸다.” 분야를 막론하고 시상…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3월 05일 -
공연 취소와 음악의 꿈
주말에 날아드는 소식에 공통으로 들어간 단어는 둘 중 하나였다. ‘취소’ 아니면 ‘연기’. 공연과 행사를 가리지 않고 취소되고 기약 없이 연기됐다. 잡혀 있던 인터뷰도 취소 요청이 들어왔다. 어쩌겠나. 역병이 사그라진 후 만나자고 …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2월 26일 -
송가인이 끌고, 유산슬이 민 ‘트로트 붐’
지난 해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의외의 이슈는 트로트의 부상이었다. 송가인이 이끌고, 유산슬이 받쳤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으로 스타덤에 오른 송가인은 변방에서 등장해 단숨에 중원에 깃발을 꽂았다. 퓨전 트로트의 흐름을 꺾고 정…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2월 12일 -
음악 저작권, 저작인접권, 마스터권의 차이
표절로 대변되는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외하면 법정에서 전해지는 뉴스가 별로 없는 음악계에서, 지난해 주목할만한 소송이 있었다. 음악을 둘러싼 권리를 놓고 다투는 소송이었다. 지난 해 7월 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는 파스텔뮤직 이…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1월 29일 -
‘21세기 소녀스타’냐 ‘틱톡의 여왕’이냐
오는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리는 제62회 그래미는 후보가 발표된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도 관심사였다. ‘Map OF THE SOUL : PERSONA’를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리는 등 비영어권…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1월 15일 -
대중음악의 ‘감춰진 1㎜’를 꿰고 싶다면
음악이 많아질수록 접근이 어려워진다. 잡지도 없고 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사람들도 없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기술자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음악 팬을 위한 사이트를 만들고 기술을 개발한다. 그래서 들리는 노래가 궁금할 …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1월 08일 -
배 코치는 말했다, 하드코어 밴드의 보컬이라고
새해를 앞두고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했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중년이 되고 나니 나이가 그저 숫자가 아니다. 체력이 저하되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체형은 한때 비웃던 아저씨의 그것이 돼간다. 젊었을 때는 뭔가를 더하기 위해 운동을 하…
대중음악평론가 2020년 01월 06일 -
천용성, 민수, 백예린, 림 킴, 이날치
한 해 음악계를 돌아볼 때면 예년 같은 시기에 썼던 글이나 정리해뒀던 자료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를 통해 나이 듦을 느끼고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곤 한다. 2019년 음악계를 정리하기 위해 10년 전 데이터를 봤다. 당시 파릇파릇했…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2월 30일 -
메리 머라이어!, 오소서 이매뉴얼, 남국의 캐럴
지구상에서 크리스마스를 가장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는 동심을 가진 아이들이 아닐까.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선물은 마냥 기쁜 법. 게다가 크리스마스 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 아빠에게 노래하듯 말했던 바로 그…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2월 23일 -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 서서 다른 세상을 마주 보다
장엄의 시간이자 감격의 시간이었다. 희열의 순간이자 환기의 순간이었다. 감탄의 경험이자 숙고의 경험이었다. 은총의 시간이자 구원의 시간이었다. 모든 것은 하나처럼 움직였고, 모든 것이 치밀하게 연결됐다. 2019년 12월 8일, 그…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2월 13일 -
음원사이트 사재기 논란 끝장내는 방법
터질 게 터졌다. 음원 사재기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뉴스로 다뤄지곤 했다. 벌써 5~6년째다. 이번에는 좀 세다. 유명 가수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실명을 거론해가며 문제를 제기했다. 터뜨린 사람은 …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2월 09일 -
방탄소년단은 왜 그래미 후보에도 못 올랐나
11월 20일 한 일간지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날 밤 내년 미국 그래미 어워드(그래미) 후보작이 발표되는데 방탄소년단(BTS)이 댄스 듀오/그룹 부문에 노미네이트된다는 걸 전제로 판세 예측을 부탁한다는 거였다. 만약 후보가 …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1월 29일 -
날것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 살다 보면 가끔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원초성과 본질이다. 뭔가가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어떻게 사람들에게 녹아들 수 있었는지를 망각하게 된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영상,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낸 첨단…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1월 25일 -
10주기에도 안식을 못 취하는 팝의 제왕을 기리며
2009년 6월 25일 목요일, 내가 몸을 누인 곳은 글래스턴베리페스티벌이었다. 영국 서머싯주 글래스턴베리 마을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금요일에 시작하지만 캠핑촌은 수요일부터 문을 연다. 일찌감치 글래스턴베리를 찾은 이들을 위해 …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1월 18일 -
유플래쉬를 강변북로가요제와 차별화한 묵직한 한 방
1993년, 스물여섯 신해철은 이렇게 읊조렸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1월 11일 -
개인 취향을 넘어 상황에 걸맞은 선곡을 부탁해
야구팬이라면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 내가 마치 선수였던 것처럼 몸과 마음이 힘들어진다. 한 경기, 아니 한 이닝, 아니 공 하나에 집중하며 일희일비하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결과가 좋으면 기쁨을 만끽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1월 04일 -
북유럽 블랙메탈 사례부터 연구하기를
‘조커’는 아름다운 영화다. 영상과 음악, 사용되는 자막까지 숨 막힐 정도다. 눈을 뗄 수가 없다. 귀를 막을 수가 없다. 주연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는 일생일대의 연기를 보여준다. 동작과 표정은 물론이고, 등근육과 갈비뼈로도 하나의…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0월 28일 -
일상의 공간이 마술적 공간으로 바뀌는 단 하루의 축제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길, 홍대 앞을 찾는 이들에게는 ‘커피프린스 골목’으로 통하는 길이다. 홍대 앞과 신촌의 경계에 있는 이 길은 주말에도 한산한 편이다. 홍대 앞 인디 문화가 발아한 1990년대에도 변방이었다. 그때의 홍대 앞…
대중음악평론가 2019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