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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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센터에서 피팅, 레슨까지

불황에 몸부림치는 골프용품업계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5-07-20 1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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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는 세월호 참사, 올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일까. 골프용품업계는 몇 년째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골프채 수입은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관세청은 올 상반기 골프채 수입 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급락하면서 전체 수입액이 12% 정도 감소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골프용품업계의 매출 감소 원인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외에도 골프업계의 변화 추세에서 찾을 수 있는데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주력 소비층의 변화다. 신제품 클럽에 대한 구매력이 높고 고가품을 선호하던 골퍼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공이 안 맞거나 내기에서 지면 연습장으로 가는 대신 클럽을 바꾸던 골퍼들이 불경기 때문인지 옛 클럽을 그대로 쓴다. ‘마루망 마제스티’나 ‘혼마 5스타’를 들고 와 여보란 듯 자랑하던 골퍼도 자취를 감췄다. 종전까지 시니어 골퍼를 중심으로 호응받던 ‘초고가’ ‘고성능’ 프리미엄 클럽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둘째, 신규 클럽의 성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클럽 메이커 대부분이 내세우던 신기술이 이젠 상향평준화를 이뤘다. 용품 규격을 승인하고 관리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서 제시한 ‘공인 제품’ 내에서는 이 이상의 기술 발전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탄성과 성능을 높이고자 우주선에 쓰는 티타늄 소재를 클럽에 적용할 정도이니 말이다. 올해 나온 드라이버에 적용된 기술을 살펴보면 ‘슬롯’ ‘슬릿’ ‘채널’에 ‘스피드 포켓’까지 전문용어가 난무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헤드 바닥인 솔과 테두리에 홈을 내 스프링 효과를 낸다는 것. 또한 무게 추(슬롯, 카트리지, 스크루 등의 명칭으로 불린다) 드로, 페이드 등을 골퍼가 직접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요즘 소비자는 각 제품의 성능이 엇비슷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신기술이라 해도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진실까지도.

    마지막으로 클럽 구매 루트가 다변화한 것도 용품 브랜드로선 무시할 수 없는 변화다. 해외 직접구매와 공동구매는 물론, 요즘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클럽을 살 수 있다. 심지어 대형마트들이 헐값에 클럽을 내놓기도 한다. 결국 각 브랜드는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골퍼와 접점을 확대하고 이들을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만들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이다.

    요즘 골프용품업계의 키워드는 피팅센터다. 낡은 그립을 교체해주는 ‘피팅숍’과 달리 골퍼와 클럽의 궁합을 맞추는 ‘스윙 진단 센터’나 병원, 멀티숍 개념으로 확장한 퍼포먼스센터를 내고 있다. 피팅은 기본이고 스윙 분석, 용품 판매, 의류와 액세서리 스타일링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레슨도 해주고,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해 VIP 고객 초청 골프 이벤트까지 연다.



    타이틀리스트가 경기 분당에 조성한 퍼포먼스센터 ‘TPC’는 미국과 한국에만 있는 시설로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 피팅까지 가능하다. 한국캘러웨이골프는 서울 삼성동 본사 ‘퍼포먼스센터’를 3월 업그레이드했다. 3면 입체로 구성해 미국에서 투어 선수가 클럽을 맞추듯 현장감이 그럴싸하다. 마스터스인터내셔널은 올 초 강남 사옥에 ‘마스터스라운지’를 조성해 매장 기능에 레슨까지 가능한 복합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즈노는 ‘강남 퍼포먼스피팅센터’에서 아이언에 특화한 독자적인 피팅 시스템을 갖췄고, 혼마골프도 지난달 ‘혼마토털피팅플라자’를 열었다.

    골프용품 매출은 감소세지만, ‘센터’를 중심축으로 고객과의 대면 영역을 넓히려는 골프용품사 간 간절한 ‘퍼포먼스’는 오늘도 새로운 반경을 그려내고 있다.

    퍼포먼스센터에서 피팅, 레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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