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86

2015.05.04

O2O 온·오프라인 경계 사라지다

초기 배달음식 서비스 앱이 주도…스마트폰 보급으로 편의점과 택시에서도 이용 가능

  • 권건호 전자신문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5-05-04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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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2O 온·오프라인 경계 사라지다

    편의점 GS25는 스마트폰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각종 할인쿠폰 등을 전송해준다(왼쪽). KT에서 4월 15일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한 \'GiGA 비콘 존\'.

    서울 광화문 부근 직장에 다니는 김모(35) 씨. 커피를 좋아해 점심을 먹은 뒤 꼭 커피숍에 들르지만, 매번 긴 줄을 서야 해 불편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이런 불편이 사라졌다. 점심식사가 끝나갈 즈음 스마트폰으로 커피를 미리 주문해 결제까지 마치고, 천천히 커피숍으로 이동해 픽업 알림이 오면 커피를 찾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O2O (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연결돼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의미가 없어졌다.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고객에게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어 구매로 유인하기에 효과적이다. 특히 소비자 위치나 성향 등을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O2O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까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데는 스마트폰의 도움이 컸다. 기존에 고정된 개인용 컴퓨터(PC)를 사용할 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벽이 존재했다. 집이나 회사에서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까지 연결하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그 벽이 한순간 사라졌다.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어서다. 특히 국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80%에 달한다.

    부동산 중개도, 편의점 할인쿠폰도

    사실 O2O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고른 뒤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쇼핑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 매장이 오프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상품을 정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서비스가 확장된 것이 O2O다. 단순히 가격 면에서 이점을 주던 것을 넘어 편리함과 차별화한 혜택 등으로 장점이 늘고 있다. 장점이 많아지면서 O2O에 대한 수요와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초기 O2O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음식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이 주도했다. 스마트폰으로 음식점과 메뉴를 선택해 주문하고, 결제까지 한번에 할 수 있다. 결제가 끝나면 곧바로 음식이 배달된다. 편리한 서비스는 물론이고, 주변 음식점 검색, 메뉴판 제공, 포인트 적립, 이용 후기까지 볼 수 있어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배달음식 앱 분야 1위인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월 이용자가 3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부동산 중개 분야도 O2O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앱 분야 1위인 직방은 회원으로 가입한 중개사무소가 5000곳이 넘고, 최근 2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편의점 등과 제휴해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O2O 서비스도 인기다. (주)열두시가 개발한 ‘얍(YAP)’은 CU, GS25 등 편의점과 제휴해 고객에게 맞춤형 쿠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편의점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상품 정보나 할인쿠폰, 이벤트 정보 등을 알림으로 전송한다.

    스타트업이 주도하던 O2O 서비스는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SK플래닛, KT, 다음카카오,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O2O 서비스를 내놓았다.

    SK플래닛은 O2O 커머스 플랫폼 ‘시럽’을 출시하고, 다양한 연계 상품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시럽 오더(Syrup Order)’, 메뉴·날씨·기념일 등 상황별로 다양한 맛집 정보를 제공하는 ‘시럽 테이블(Syrup Table)’ 등이 있다. 시럽 오더는 이용자 주변에 있는 시럽 제휴매장의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한 매장의 상세 메뉴까지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고객은 매장에 가서 줄 서지 않아도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까지 한번에 할 수 있다.

    O2O 온·오프라인 경계 사라지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미리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왼쪽). SK플래닛은 교통정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T맵’의 데이터를 활용한 택시 서비스 ‘T맵 택시’를 선보였다.

    대기업 가세로 판도 변화

    SK플래닛은 최근 택시 서비스인 ‘T맵 택시’도 선보였다. T맵 택시 앱에서 목적지를 검색하고 ‘택시 부르기’ 버튼만 누르면 택시가 배차된다. 고객이 자신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면 택시가 고객을 찾아온다. 번화가에서나 혼잡시간대 원활한 택시 이용을 위한 추가요금 설정 기능도 있다.

    앞서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택시’ 앱 서비스를 내놨다. 고객 위치가 출발지로 자동 설정되며, 목적지 선택 후 호출만 누르면 택시가 바로 배차된다. 택시 탑승 후 지인에게 안심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이용 후에는 기사와 승객이 서로를 평가할 수도 있다.

    O2O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O2O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O2O 시장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과 중국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일본 O2O 시장 규모는 2011년 약 24조 엔(약 215조 원)에서 2017년 약 51조 엔(약 45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O2O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 중인데, 2012년 말 기준 O2O 서비스 이용자는 1억35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6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시장으로 진출한 O2O 서비스도 있다. 열두시는 베트남 최대 인터넷 기업 VNG와 손잡고 베트남판 얍을 출시했다. 현재 베트남 편의점 1위 업체와 제휴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대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현재까지는 O2O 시장을 선도하는 주도적 기술이나 시장을 이끄는 뚜렷한 기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시장 진입을 노리는 기업들과 이미 시장에 진입해 점유율을 높이려는 기업들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O2O 시장은 거대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동시에 작은 스타트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O2O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며 “기업은 소비자 데이터를 얻을 때 사전 동의와 데이터 이용 용도 허가 등 이용자 보호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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