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6

2015.02.16

“떠도는 당뇨 정보에 큰코다칠라”

건강 기능식품 치료제 될 수 없어 … 전문의와 상담 필수

  • 노수환 노내과의원 원장

    입력2015-02-16 1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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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도는 당뇨 정보에 큰코다칠라”
    “친척 어르신이 당뇨병에 좋다고 해서 먹어봤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혈당 조절 상태가 갑자기 나빠진 당뇨병 환자 부부에게 들었던 말이다. 설 연휴 동안 있었던 가족, 친지 모임에서 믿을 만한 친척이 추천한 이른바 당뇨병 특효 식품을 몇 주간 부부가 함께 복용했다고 한다. 그전에도 전문의로부터 당뇨병 특효 식품 섭취에 대한 주의를 받은 적이 있어 망설였지만, 워낙 믿을 만한 사람이 소개한 데다 가까운 지인이 효과를 본 것을 목격했다는 말까지 듣고 시도한 것이 결국 문제가 됐다.

    명절 모임 때 주요 대화거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가족 건강이다. 명절을 맞아 가족, 친지와 함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고 한 해 건강을 기원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가족, 친지 등 믿을 만한 이들로부터 건강 관리법을 공유받았더라도 입소문만 믿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잘못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또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적합하지 않은 정보로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질병 관리뿐 아니라 건강 증진을 위해 흔히 시도하는 다이어트, 민간요법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가장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경우는 질환을 관리하거나 치료하는 환자다. 자칫 잘못되거나 입증되지 않은 정보 탓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평소 잘 유지하던 질환 관리법 또는 치료법에 불신을 갖게 되거나 심한 경우 잘못된 관리로 병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진료 시 이러한 사례를 자주 접하곤 하는데, 특히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당뇨병 특효 식품에 대한 문의를 받거나 앞 사례처럼 당뇨병 특효 식품 섭취로 당뇨병 관리를 망친 사례도 많다.

    당뇨병 관리와 치료는 의사와 함께



    당뇨병은 식사, 운동, 치료제 복용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즉 특정 식품을 단기간 복용하는 것만으로 완치되거나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이런 유혹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당뇨병 치료제를 매일 꾸준히, 그리고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기능성 식품 섭취로 치료제 복용의 효과를 대체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식이다.

    하지만 질병 치료가 대부분 그렇지만, 기능성 식품 섭취로는 결코 당뇨병 치료제의 혈당 조절 효과를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처방 지침에 따라 이를 제때 제대로 복용해야 하고, 만약 치료제 복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자의적으로 복용을 그만두는 대신 해당 사항을 전문의에게 말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치료제 복용 후 혈당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저혈당 증상을 자주 느끼는 경우라면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은 치료제로, 그리고 불규칙한 생활 속에서 약을 제때 복용하는 것을 자주 잊는 경우라면 전문의와 상담해 1일 1회 복용하는 복합제 서방정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

    “떠도는 당뇨 정보에 큰코다칠라”
    명절을 맞아 친·인척의 건강을 챙기고 정보를 주고받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단 이렇게 접한 정보들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점을 의사로서 당부하고 싶다. 특히 질환을 치료 중인 환자의 경우 해당 정보에 대해 반드시 전문의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또한 운동이나 다이어트 등도 바로 실천하기보다 가급적 해당 분야 전문가로부터 확인을 받는 것이 좋다. 특정 관리법이 어느 사람에게는 효과를 보였더라도 다른 이에게는 유해성이나 효과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설혹 효과를 본 사람이 가족이나 친지였더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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