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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위기의 김무성 딜레마

“개헌 논의 ‘간’ 보다 움찔 정치적 조급증 걸렸다”

인터뷰 | ‘친박 핵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개헌 논의 ‘간’ 보다 움찔 정치적 조급증 걸렸다”

“개헌 논의 ‘간’ 보다 움찔 정치적 조급증 걸렸다”
10월 21일 청와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닷새 전 ‘상하이 개헌 발언’과 관련해 “당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대놓고 면박을 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가 노트북PC를 펴놓고 말하는 것을 받아치는데 (김 대표가) 개헌 관련 언급을 한 것은 기사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라며 작심 비판을 했다.

김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날, 청와대가 ‘확인 사살’에 나서면서 김 대표 취임 이후 비당권파로 밀려나면서 목소리를 죽여왔던 친박(친박근혜) 의원들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선봉은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3선·경기 의정부을·사진)이었다. 개헌 발언이 보도된 직후 그는 “김 대표의 타임 스케줄에 따른 의도된 도발”이라며 첫 포문을 열었고, 김 대표의 사과 이후에도 “정치적 효과는 봤다”며 몰아세웠다. 10월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실에서 진행된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도 “김 대표가 정치적 조급증에 걸렸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아직도 의문스럽고 걱정투성이”

▼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을 연일 비판하고 있는데.

“김 대표의 개헌 발언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우윤근 원내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 등 모든 분이 개헌에 대해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분들은 김 대표와 오랫동안 개헌에 대해 연구해왔다. (정기국회 후 야당과 개헌 논의를) 그렇게 하려고 원했던 아닌가. 약간 인포멀(비공식적인)한 자리에서 카메라, 마이크 없이 ‘간’을 본 거다. 국정감사 끝나면 얘기할 거라고 생각하고, 미리 타임 테이블을 생각한 고도의 언론플레이다.”



▼ 개헌에 대해 의견은 밝힐 수 있지 않나. 청와대가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말도 나온다.

“지금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국정감사다. 민생을 파고들어야 하는데, 정치밖에 없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 11명 대동하고 34개 언론사 기자단 이끌고 중국에 가서 한 게 ‘개헌 봇물’ 발언 아닌가. 며칠 전 대통령이 ‘개헌 블랙홀’을 얘기했는데도 말이다.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박 대통령과 비슷한 규모의 기자단을 이끌고 가서…. 경솔한 거다.”

▼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고 보나.

“그렇다. 대립각을 세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치적으로 조급증에 걸린 거 같다.”

▼ 정치적 조급증? 왜 그렇다고 보나.

“정치지도자로 우뚝 서려는 거 아닌가. 오늘 여론조사를 보니 차기 대통령선거(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김 대표가 4위를 했더라. 급할 만도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헤드업(head up·골프에서 스윙할 때 턱이 올라가고 얼굴이 돌아가 공에서 눈이 멀어지는 일)을 하면 헛스윙을 한다.”

리서치 전문업체 한길리서치에 따르면 10월 17~18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39.7%로 1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13.5%)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9.3%) △김무성 대표(4.9%)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4.2%) 순이었다.

▼ 오늘로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김 대표는 ‘낙제를 면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몸을 낮췄다.

“본인이 그렇게 얘기했다면 뭔가 짚이는 데가 있을 거다. 취임 100일 의미는 김 대표가 당 권력을 거머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확인한 정도다. 아직도 김 대표에 대해선 의문스럽고, 걱정투성이다. 우리 당이 저 사람(김 대표를 지칭)을 필요로 하는가 하는 걱정을 많이 하기 때문에 지금 김 대표 처지에선 몸을 낮출 수밖에 없다.”

▼ 김 대표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본인이 ‘친이(친이명박), 친박 없이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해놓고 자기 계파 내세워 계파활동을 하고, 당을 김무성 일색으로 끌고 가려는 것은 지나친 의욕이다. 빨리 노선을 바꿔야 한다. ‘의원 모두가 왕당파, 김무성파’라고 동의할 수 있어야 참다운 대표가 될 수 있다. 측근 내세워 가지치기를 하고 자기 세력을 심는 것은 안 된다.”

▼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활동 말인가(김 대표는 이군현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조강특위는 공석인 당원협의회위원장 인선은 물론, 당무감사 결과를 토대로 109곳(전체 246곳)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친박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은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조강특위는 빈자리를 채워야지, 있는 사람 목을 치는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다. 칼은 칼집에 있어야 의미가 있지, 칼을 뽑아 휘두르는 순간 선혈이 낭자한다. 결국 자신도 다친다.”

▼ 일각에선 ‘김무성 살생부’ 얘기가 나도는데.

“동네(각 당원협의회)마다 들고 다닌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 자기 세력을 심는다지만, 홍 의원도 사무총장 시절 40여 명의 당협위원장을 임명하지 않았나.

“나는 공석이 된 자리에 임명했다. 물론 자기와 가까운 사람이 (당협위원장으로) 갈 수 있지만 최소한 존립 기반, 자존심이랄까, 당을 같이하는 최소한의 ‘룰’을 갖춰야지 싸움을 하고 나가는 건 좋지 않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결국 집권하지 못한 걸 기억해야 한다.”

“자기들만의 혁신 제대로 안 돼”

▼ 이회창 총재는 왜 집권하지 못했나.

“그분이 똑똑하지 않아서 집권 못 했나. 본인의 세력이 엄청나다고 생각해 마치 대통령이 다 된 양 막판에 나누기 셈법을 해서 선거에서 졌다. 상대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몽준 의원을 끌어안고 행정수도 공약을 내걸어 전 방위적으로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만날 자기 좋아하는 사람들 목소리만 들어선 안 된다.”

▼ ‘잠재적 대권경쟁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보수혁신위원장에 임명하고 보수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출판기념회 폐지 등 혁신 논의가 진행 중인데.

“보수혁신도 언제는 안 했나. 김 위원장은 단시간에 자신을 알릴 수 있지만, 현재 보수혁신위가 어떤 작품을 낼 상황이나 여건은 아니다.”

▼ 왜 그런가.

“당 전체를 끌어안은 상황이 아닌데 자기들만의 혁신이 제대로 될 리 없다. 김 대표가 이원집정부제 한다면 김무성을 위한 개헌이라고 하듯, 김 위원장이 혁신한다면 그건 김문수를 위한 혁신이 될 거다. 대권을 염두에 둔 혁신은 의미 없다. 옛 혁신 세력 끌어들여서 혁신한다면, 우리는 어떤 면에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 혁신이 위험하다?

“김 위원장이 때(좌파 정당인 민중당 활동 경력을 지칭)를 벗었다고 하지만 아직 걱정이 있다. 또 로컬 선거는 모르지만 나라를 놓고 경쟁하는 데는 혁신 외치다가 자칫 자기 지지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 우리의 기본 세력, 집토끼를 잃을 수 있다는 거다. 김 위원장은 현재로선 당내 교두보를 마련해야 하니까 일을 하긴 하는데 상황이 정착됐다 싶으면…. 김 위원장은 김 대표와 생각 자체가 다른 사람이다. 내가 잘 안다. 차라리 박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같이 갈 수 있지만 김무성, 김문수는 같이 못 간다.”

홍 의원은 인터뷰 말미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실 벽에 걸린 TV를 통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 김무성 개헌 발언 비판’ 기사가 나오자 “청와대 관계자가 누구야” 며 관심을 보였다. 그만큼 개헌은 친이, 친박 의원들에게 민감한 이슈였다. 김 대표의 예견대로 정기국회 직후 개헌정국이 도래할지는 10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과 그다음 날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가늠할 수 있겠지만, 개헌 논의는 이미 새누리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처절한 ‘권력투쟁 블랙홀’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주간동아 960호 (p20~21)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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