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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S 공습 확대…유가 불안 후폭풍 조마조마

미국 3년 만에 무력 개입 중동 불안…원유 수급과 경기 활성화 대책 세워야

  •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csk01@hri.co.kr

IS 공습 확대…유가 불안 후폭풍 조마조마

중동 지역에 또다시 전운이 몰아치고 있다. 사담 후세인의 망령이 되살아나기라도 한 듯 이슬람국가(IS)라는 과격 무장단체가 나라 전체를 혼돈에 빠뜨리고 있는 이라크가 그 중심무대다. IS는 최근 미국 종군기자를 TV 카메라 앞에서 무참히 살해해 악명을 쌓은 바 있다. 자신들 종교로 개종하지 않는 이라크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집단 학살할 정도로 과격하다.

IS는 본래 이슬람교 수니파에 속하는 종파로 시리아 지역에서 반군으로 활동하다 이라크 북부 지역 세력까지 규합해 반정부 무장투쟁을 확대했다. 이들이 이라크 최대 수원지인 모술 댐을 점령하고 수도 바그다드마저 위협하기에 이르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혼란을 막고 인종 학살 등 반인권적 전쟁범죄를 억제한다는 명분을 내걸며 개입을 선언했다. 8월 8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공식 승인한 데 이어, 9월 11일에는 공습 확대 방침을 천명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라크 공습에 나선 것은 2011년 이라크 철군 이후 처음으로, 3년 만에 무력 개입을 시도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라크는 원유 수송경로가 밀집돼 있어 미국의 무력 사용은 국제유가의 불안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기 때문. 이라크는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4위 산유국으로 1일 원유 생산량이 314만 배럴에 이른다. 이라크 주변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주요 원유 수송로로 활용되는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일 평균 수송량만 1700만 배럴,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 안팎에 달한다. 중동 지역 전체의 1일 원유 생산량은 약 2836만 배럴로 세계 1일 원유 생산량의 32.2%다.

직간접 영향 3가지 시나리오

미국의 이라크 공습 확대 이후 IS 저항이 더욱 격렬해지고 이라크 내전이 주변국으로 확산될 경우 이라크와 중동 지역 원유의 수급 위기도 가파르게 고조될 수 있다. 종교적 신념을 중시하는 아랍 국가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IS에 대한 공습이 시아파와 수니파 국가들의 개입과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유가시장이 흔들린다면 한국 경제 역시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과연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지는 일단 3가지 시나리오로 상정해볼 수 있다. 첫째, 미국의 공습 확대 이후 IS 세력이 약화해 단기전으로 끝나는 경우(시나리오 1), 둘째, 공습 후에도 IS 반격이 지속돼 원유 수급 차질 등 이라크발(發) 위기가 3개월 정도 지속되는 경우(시나리오 2), 셋째, 이라크 주변 국가들의 개입으로 확전이 진행돼 중동 전역으로 원유 수급 불안이 확산되는 경우(시나리오 3)다.

시나리오 1의 경우 단기적인 유가 파동은 있을 수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국제유가의 변동은 미미할 것이다. 반면 시나리오 2와 3의 경우 과거 중동 지역의 비슷한 위기 사례를 기초로 좀 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2011년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 ‘아랍의 봄’으로 부르는 민주화사태가 발생한 이후 약 3개월간 두바이 유가가 평균 16.9% 상승한 바 있다.

미국이 이란 수출 제재를 발표했던 2012년 1월 이후에도 약 3개월간 두바이 유가는 평균 8.4% 상승했다. 위기가 더욱 고조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봉쇄 위협이 한창이었을 때 국제유가는 6개월간 평균 30%가량 상승했다. 이러한 예전 데이터를 고려하면 시나리오 2의 경우 하반기에 두바이 유가가 평균 10% 안팎, 시나리오 3 상황에서는 30% 정도 상승할 것으로 가정해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세계 경제가 불안해져 세월호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한국 경제의 회복이 한층 지연될 우려가 있다. 이라크 내전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뿐 아니라 전체 에너지 수급 불안이 가중돼 세계 경기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 수요 감소가 덮쳐 국내 기업의 수출마저 둔화할 경우 국내 경제 회복세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

에너지 구조 전환의 필요성

또한 국제유가 급등과 수급 불안은 수입원유 가격과 국내 산업의 제조원가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물가 상승은 가계소비 침체와 내수 부진을 초래해 결국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나리오 2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평균 10% 상승할 경우 한국의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05%p 하락하고 생활물가는 0.28%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평균 30% 상승하는 시나리오 3의 경우, 하반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0.15%p 하락하고 생활물가는 0.83%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결국 시급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유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게 원유 수급과 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먼저 석유 비축 규모 증대와 에너지 수급 경로 다양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라크와 중동 지역의 정치 상황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가면서 유가 급등에 대비해 국가 차원의 비상 에너지 대책과 단계별 에너지 수급 대책을 차질 없이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경제 체질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대체에너지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해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현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내수 활성화를 위한 재정과 통화의 정책조합 추진이 시급하다. 정부는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한 재정 확대 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는 한편, 이라크 상황의 추이를 살피면서 필요할 경우 추경 편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세수 부족으로 세입 추경이 불가피하다면 세출 확대를 위한 추경 편성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통화당국은 이라크 공습에 따른 유가 충격과 세계 경기 위축이 현실화할 경우 금리 인하를 추가로 단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2014.09.15 954호 (p40~41)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csk01@h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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