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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유로’ 거품이냐 실력이냐

개러스 베일, 축구 역사상 최고 몸값…레알 마드리드 ‘좌베일 우날드’ 포진

  • 윤태석 스포츠동아 스포츠2부 기자 sportic@donga.com

‘1억 유로’ 거품이냐 실력이냐


개러스 베일(24·영국·사진)의 이적료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는 9월 2일(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베일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6년.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적료는 관례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베일의 몸값은 1억 유로(약 1449억 원)나 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가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 기록했던 9400만 유로(약 1362억 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액이다. 

# 어떻게 1억 유로 사나이 됐나

1479억 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금액이다. 국내 K리그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의 7~8년 예산과 맞먹는다.

베일은 17세 때 최연소로 웨일스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주목받았다. 2006년 프리미어리그 사우스햄턴 FC에 입단, 2006∼2007시즌 38경기에 출장해 5골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을 웨일스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베일은 2007년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본격적으로 꽃을 피웠다. 토트넘에서 6시즌 동안 203경기에 출장해 55골을 넣었다. 특히 지난 시즌은 베일을 위한 해였다. 베일은 44경기에 출전해 26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제2의 호날두’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베일은 원래 왼쪽 수비수 출신이다. 하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 능력을 인정받아 미드필더와 처진 스트라이커를 거쳐 지금은 왼쪽 공격수로 뛰고 있다.

토트넘은 올여름 베일을 팔 생각이 전혀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인 토트넘은 명문 구단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당면 목표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는 것이다. 그러려면 팀 내 최고 스타이자 상징인 베일이 필요했다. 베일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낼 처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토트넘의 완강한 저항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없으니 베일의 몸값은 자연스럽게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 역대 최고 이적료 순위는

베일의 뛰어난 실력에도 선수 1명의 몸값으로 1억 유로는 지나친 것 아니냐는 거품론도 제기됐다. 경제학 박사학위를 가진 아르센 웽어 아스널 FC 감독은 베일의 기량은 인정하면서도 이적료에 대해서는 “축구계가 완전히 미쳐가고 있다”고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축구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은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열리는데, 특히 대어급의 이동이 잦은 여름에는 베일처럼 엄청난 이적료가 종종 나온다.

베일 이전의 최고 이적료는 앞서 언급했듯 호날두다. 그는 2008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당시 맨체스터 유나티이드가 놓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2009년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역대 최고액을 제시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더는 거절할 수 없었다. 그전에는 프랑스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7500만 유로)이 최고 금액이었다. 2001년 레알 마드리드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금액인 7500만 유로에 지단을 모셔왔다. 이어 덴마크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FC 바르셀로나→FC 인터 밀란, 6900만 유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FC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6800만 유로)가 뒤를 잇는다(표 참조).

# 갈락티코 정책의 일환

역대 최고 이적료 1, 2, 3, 5위를 레알 마드리드가 휩쓸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의 갈락티코 정책의 영향이 크다. 갈락티코는 스페인어로 ‘은하수’다. 초호화 스타들을 한꺼번에 영입한다는 뜻이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페레스 회장이 당선되면 이적료 기록을 깬다”는 법칙이 있다. 이번에 3선을 달성한 페레스 회장은 2000년 피구, 2009년 호날두를 영입할 때도 당선과 함께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다. 피구 영입 1년 뒤 데려온 지단 역시 당시 최고 금액이었다.

페레스 회장은 단순히 경기력만 보고 스타에 돈을 쓰지 않는다. 스타플레이어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스타 영입으로 티켓 판매 증가와 TV 중계료 수입 증대, 유니폼 판매 증가 같은 막대한 경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영입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유니폼을 120만 장 이상 판매했다. 유니폼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만 1700억 원을 넘었다. 호날두에게 거금을 투자한 지 1년 만에 본전을 찾은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베일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을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일의 합류로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 라이벌전은 더욱 불이 붙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왼쪽에 베일, 오른쪽에 호날두라는 환상의 조합이 성사됐다. 세계 최고의 좌우 날개 라인업이다. 베일과 호날두 모두 세계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강력한 중거리 슛도 상대 수비수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 꿈의 엘 클라시코

이에 맞서는 FC 바르셀로나도 만만치 않다. 먼저 현존하는 최고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26·아르헨티나)가 건재하다. 또한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브라질의 신성’ 네이마르 다 실바(21)를 영입해 메시와 콤비로 활용하고 있다. 실바 역시 브라질 산투스에서 FC 바르셀로나로 옮겨오며 57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받은 가장 주목받는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이다.

공교롭게도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 최고 공격수들을 보유하게 됐고, FC 바르셀로나는 남미 최고의 테크니션 조합을 손에 넣었다. 호날두와 베일이 폭발적인 스피드와 역동성을 자랑한다면 메시와 실바는 안정적인 공 터치와 화려한 기술이 장기다. ‘좌베일 우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메시마르(메시+네이마르)’의 FC 바르셀로나. 전 세계가 꿈의 대결을 기다린다.

TIP

일반 팬은 몸값(이적료)을 선수가 받는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적료는 원칙적으로 구단과 구단 사이에 주고받는 금액이다. 베일의 이적료 1억 유로는 레알 마드리드가 토트넘에 줘야 하는 금액이다. 이적료와 별도로 베일이 받게 될 연봉은 1000만 유로(약 144억 원)다. 물론 이 역시도 엄청난 금액이다.
‘1억 유로’ 거품이냐 실력이냐




주간동아 2013.09.09 904호 (p62~63)

윤태석 스포츠동아 스포츠2부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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