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4

2013.09.09

광대역 LTE ‘속도 전쟁’ 터졌다

‘주파수 경매’ 끝낸 이통3사 마케팅에 사활 걸어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사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3-09-09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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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대역 LTE ‘속도 전쟁’ 터졌다

    표현명 KT T&C 부문 사장이 9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동통신시장에서 광대역 롱텀에벌루션(LTE) 경쟁이 시작됐다. 올해 이동통신업계 최대 이슈였던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되면서 이동통신사가 일제히 광대역 LTE를 선언하고 나섰다. KT는 현재 사용하는 주파수 인접대역을 확보하면서 9월부터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SK텔레콤도 지지 않고 연내 광대역 LTE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경쟁만큼이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리라 예상되는 만큼 LTE 전쟁의 2막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처지에서도 광대역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 단말기 교체 없이 통신 속도가 빨라지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통신요금은 그대로고, 광대역 LTE로 즐길 만한 킬러 콘텐츠가 없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대체로 만족할 만한 성과

    8월 30일 치열했던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됐다. KT는 원하던 인접대역을 확보했고, SK텔레콤은 합리적인 가격에 광대역 주파수를 가져가면서 실리를 챙겼다. LG유플러스는 최저가에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해 주파수 보유량은 최대가 됐지만, 완전히 처음부터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KT의 1.8GHz 주파수 인접대역(D2블록)은 결국 KT 품으로 들어갔다. 할당 가격은 9001억 원이다. 최대 2조 원까지 치솟으리라는 예상보다는 낮았지만, 결코 낮은 가격이 아니다. 그러나 KT 처지에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다.



    KT가 만족하는 이유는 신속한 광대역 LTE 구현 때문이다. KT는 현재 LTE 주력 주파수 1.8GHz 바로 옆 대역을 확보했다. 간단한 소프트웨어적 조치만으로 곧바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보다 LTE 서비스를 늦게 시작하면서 LTE 시장에서 뒤처졌지만, 한 번에 만회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SK텔레콤의 경매 결과도 좋다. KT보다 더 실속을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1.8GHz 대역에서 35GMHz를 1조500억 원에 할당받았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이 돈을 전부 내는 것이 아니다. SK텔레콤의 할당 조건에는 기존 1.8GHz 대역에서 사용하던 20MHz 대역을 반납하는 것이 포함됐다. 주파수를 반납하는 대신 기존 주파수 할당 대가 가운데 6000억 원을 이번 주파수 경매가에서 상계해준다. 결국 SK텔레콤은 4500억 원에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은 셈이다.

    1.8GHz 대역은 SK텔레콤이 이미 보조 주파수 대역으로 사용하고 있고, 전국 84개 시에 LTE 어드밴스트(LTE-A) 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광대역 서비스도 가능하다. 추가 투자비도 최소화했다.

    LG유플러스 처지에서는 경매 결과가 조금 아쉽다.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한 주파수 대역을 최저가인 4788억 원에 확보하긴 했지만, 2.6GHz 대역에서 새로 망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다. 경쟁사의 광대역 서비스를 제한하려고 1.8GHz 대역에 3개 이동통신사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을 베팅했지만, 결국 놓치면서 경쟁사 견제도 실패했다. 그러나 LTE 트래픽 증가세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최대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것은 장점이다.

    광대역 LTE ‘속도 전쟁’ 터졌다

    LTE 신규 주파수 경매 참가 접수가 시작된 8월 1일 정부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 정책과에서 신청서류를 접수받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40MHz의 넓은 주파수 폭을 다른 회사 낙찰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88억 원에 확보했다”면서 “최저 경쟁가격으로 광대역 LTE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비용 부담도 최소화해 실속을 확실히 챙겼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경쟁사 낙찰 금액도 최대한 높였고, 주파수를 원가로 확보하면서 재무적 경쟁력도 갖게 됐다”며 “(2.6GHz 대역이)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역 가운데 하나이자 1.8GHz 대역과 함께 대부분의 LTE 사업자가 쓰는 글로벌 LTE 주파수 대역인 만큼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주파수 확보전이 끝나자마자 이동통신사의 광대역 LTE 홍보전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KT가 포문을 열었다. KT는 9월 중 국내 최초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표현명 KT 사장은 9월 2일 간담회를 열고 “9월 서울과 수도권에서 국내 최초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 20MHz와 10MHz를 묶는 LTE-A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기존 단말기도 최대 100Mbps 속도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9월부터 본격 서비스 시작

    KT 광대역 LTE 서비스의 강점은 기존 단말기도 모두 빠른 속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LTE-A는 갤럭시S4 LTE-A, LG G2 등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광대역 LTE는 주파수 대역을 확장해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어서 LTE 단말기면 모두 이용 가능하다.

    기술적 조치도 어렵지 않아 9월에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10월부터는 수도권 전역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주파수 할당 조건에 광역시와 전국 서비스는 시기 제한이 있다. 광역시는 내년 3월, 전국은 7월까지 서비스가 제한된다. 이를 극복하려고 KT는 기존에 보유한 900MHz 대역을 활용한 LTE-A 서비스도 병행하며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광대역 LTE로 맞대응한다. SK텔레콤은 경매에서 확보한 1.8GHz 광대역 주파수를 연내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라 기존에 보유한 주파수 대역은 6개월 안에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KT가 광대역 서비스로 치고 나가는 만큼 6개월까지 끌 것 없이 최대한 빨리 광대역 준비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미 1.8GHz 대역에서 LTE-A로 84개 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2.6GHz 대역 대비 짧은 기간 안에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면서 “대역 조정 작업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서울과 수도권에서 1.8GHz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서비스 상황을 보면서 내년부터 2.6GHz 대역을 활용한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3세대(3G) 없이 음성까지 LTE로 서비스하는 ‘100% LTE’로 LTE-A 시장에서 리더십을 지키는 만큼 서두르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광대역 LTE ‘속도 전쟁’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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