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4

2013.09.09

한화, 태양광 핵심기업으로 높이 난다

태양광발전 토털 솔루션 제공 글로벌 선두주자로 발돋움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입력2013-09-09 10: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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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태양광 핵심기업으로 높이 난다

    한화솔라원 모듈이 적용된 중국 쉬저우의 태양광발전소.

    “지난 1년 6개월 동안 태양광 사업의 조기 정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가히 우리 한화의 녹색혁명이라 부를 만합니다. 현재 경기침체 여파로 관련 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지만, 우리는 이 위기를 더 큰 기회로 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석연료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선도해왔다면 그린에너지는 미래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입니다. 태양광 사업을 통해 세계 톱(top)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변함없이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2012년 1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2년은 글로벌 태양광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난 해였다. 지난해 10월 24일 독일 작센안할트 주 비터펠트볼펜 시에서는 독일 기업 큐셀이 ‘한화큐셀’로 이름을 바꾸고 한화그룹의 일원으로서 새 둥지를 튼 것을 기념하는 역사적 세리머니가 열렸다. 큐셀은 태양광시장은 물론 글로벌 그린 비즈니스 업계 전체의 아이콘이었다. 김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예고한 것처럼 세계 최고 태양광 회사인 큐셀을 인수한 한화그룹은 명실공히 세계적인 태양광 회사로 발돋움하며 글로벌 태양광시장에 야심 찬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1년 전 글로벌 태양광시장 침체와 유럽발(發)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신청을 냈던 큐셀은 한화큐셀로 거듭난 후 20~30%에 불과하던 공장 가동률을 80% 이상 끌어올리며 빠르게 정상궤도를 되찾고 있다. 이는 글로벌시장 전체에 불어닥친 경기침체의 여파로 유망 미래산업으로 손꼽히던 그린에너지 산업이 침체의 늪을 헤매던 시기에 이뤄진 일이라 더 주목할 만하다.

    세계 태양광시장 선도 발판 마련

    한화큐셀 출범으로 한화그룹은 연간 2.4GW의 셀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태양광 전문회사로 발돋움했다. 기존 한화솔라원의 중국 공장(1.3GW)에 더해 한화큐셀의 독일 공장(200MW)과 말레이시아 공장(900MW)까지 확보하게 됐다. 또한 유럽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다양한 지역에서의 셀 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중국산 셀에 대한 반덤핑 규제까지 자연스럽게 피해나갈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의 이 같은 성장은 규모 경제를 실현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지만, 무엇보다 태양광 분야의 국제적 교섭력을 갖추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태양광발전 산업에 대한 한화그룹의 의지는 셀 생산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화그룹은 2014년 이후부터 내부적으로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대부분을 자체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으로, 2014년부터 1만t 규모의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셀·모듈-발전 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한화큐셀의 검증된 EPC(태양광발전소 건설의 전 영역) 노하우를 접목해 태양광발전 분야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이는 한화그룹이 경기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글로벌 태양광시장을 선도하는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미래 태양광시장에 대한 한화그룹의 확고한 의지는 최근 한화큐셀 출범을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연구개발(R·D)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한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연구소 한화솔라아메리카를 설립해 태양광 기술개발을 선도해온 한화그룹은 기존 큐셀의 R·D센터까지 확보함으로써 미국, 독일, 중국, 한국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R·D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큐셀의 R·D센터는 셀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태양광 핵심기업으로 높이 난다

    한화그룹이 ‘2013 희망공정’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중국 빈곤지역 태양광 발전설비 기증식 장면(왼쪽). 한화큐셀 독일 본사 건물.

    김 회장은 2011년 10월 창립일 기념사에서 “태양광 같은 미래 신성장사업은 장기적 시각에서 투자하면서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투자와 R·D 확대의 성과는 이미 세계 각지에서 확인된다. 유럽, 북미, 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법인을 두고 태양광 사업을 펼치며 굵직한 사업성과를 일구고 있는 것.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에 투자

    2012년 8월 한화솔라원은 일본 5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가 일본 전역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향후 4년간 500MW 규모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성사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에 건설되는 태양광발전소 2곳에 155MW의 모듈 납품을 계약했다. 한편 한화큐셀은 일본 스미토모·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가 추진하는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60MW 규모의 모듈을 내년 6월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한화큐셀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5MW의 태양광발전소를 직접 건설하고 있다. 캐나다에선 온타리오 주 3개 지역에 건설하는 42.5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수주에 성공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2년 10월 미국 ‘GTM 리서치(Research)’는 2015년 살아남아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9개 회사를 선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한화그룹을 그중 하나로 꼽으면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9개 회사는 전 세계에 난립한 태양광 모듈 업체 중 태양광 산업이 활황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추린 것이다. 그간 한화그룹이 이룬 성과들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보국(事業報國)’, 즉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한화그룹의 창업정신이 미래산업에 대한 의지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한화그룹의 태양광산업 발전 성과는 최근 한화그룹이 강조하는 나눔경영의 실천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한화그룹이 2011년부터 실시한 ‘해피선샤인 캠페인’이 단적인 사례다. 이 캠페인은 전국 사회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나눔 실천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그 대상을 국내에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로까지 확대했다. 한화그룹은 1월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시에 태양광 모듈을 기증해 다보스포럼의 친환경 정신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7월에는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중국 닝샤( 夏)후이족자치구 링우( 武)시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사막화 예방에 기여한 바 있다.

    한화그룹 측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태양광 산업이 미래의 에너지자원 부족 시대에 대비하면서 인류의 삶과 영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차세대 성장동력임을 알리고, 세계 곳곳에서 태양광 에너지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전파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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