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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모이면 항상 북한 추종 이석기는 통진당 주사파 우두머리”

<인터뷰>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모이면 항상 북한 추종 이석기는 통진당 주사파 우두머리”

“모이면 항상 북한 추종 이석기는 통진당 주사파 우두머리”
“그런 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모이면 항상 그런 말을 하니까. 장군님 영전에 (국회의원) 당선증을 바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아닌가.”

이청호(43·사진) 부산 금정구의원은 이석기 통합진보당(통진당) 의원 등이 비밀조직을 결성하고, 북한이 한국을 남침했을 때 철도와 경찰서, 파출소, 무기저장소, 통신시설 등을 습격하는 준비를 했다는 공안당국의 주장에 대해 “개연성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선증 바치겠다는 사람들인데…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통진당 부정 경선 의혹을 처음 폭로하면서 이른바 ‘유령당원 명부’를 공개하고, 이석기 의원이 설립한 CN커뮤니케이션즈(CNC)의 선거비용 부풀리기 의혹 등을 잇달아 폭로해 ‘통진당 엑소더스’를 촉발한 인물이다. 그의 폭로로 지난해 9월 강기갑 대표는 대표직을 내놓고 탈당했고, 원내 제3당인 통진당은 침몰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운동권의 대부로 통하는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 씨를 인터뷰해 이석기 의원이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내 서열 5위인 수도권 위원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CNC와 여론조사 회사인 사회동향연구소, 여행업을 하는 길벗투어 등 자회사들을 추적하며 이 의원의 실체를 밝혀냈다. 최근엔 자신의 추적기를 담은 책 ‘진보는 죽었다’를 출간했다. 그의 칼끝은 시종일관 이 의원 등 통진당 경기동부연합을 겨눈다.



▼ 이석기 의원이 이끄는 옛 민혁당 조직원 130여 명이 남한체제 전복을 위한 비밀결사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를 조직해 국가 기간시설 파괴를 계획한 혐의를 포착해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수사 중이다.

“오늘(8월 28일) 신문을 보고 알았다. 3년간 이들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내사를 벌여왔다는 건데…. 수사당국도 현직 의원을 수사하는 만큼 녹취록을 확보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을 거다. 그런데 통진당 대변인은 이석기의 거처에 대해 함구했다. 국회의원으로서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지 않나. 그런데 행적이 묘연한 건 수사 대응 시나리오를 짜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들은 늘 그런 식이다. 그리고 모이면 그런 얘기를 한다.”

▼ 늘 그런 얘기라면?

“북한을 추종하는 얘기 말이다. 그들은 모이면 그 얘기를 한다. 국정원이 확보한 여러 녹취록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을 거라고 본다. 내가 인터넷 블로그에도 썼지만, 통진당 당권파 국회의원들은 이 의원을 부를 때 대표님이라고 한다. 당대표도, 원내대표도 아닌데 대표님이라고 한다. 이 의원이 자기네들 서열상 1위이니 그런 것 같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전라도에서 당선된 한 의원은 당원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장군님 상중이니 술은 자제하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더 나아가 ‘당선되면 장군님 영전에 당선증을 바치겠다’고도 했다.”

▼ 전라도에서 당선된 의원은 오병윤(광주 서을), 김선동(전남 순천) 의원이다. ‘장군 상중 발언’은 언론에서도 크게 다뤘다. 이와 관련해 고소를 당하지 않았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법정에서 다 밝히겠다. 기다리는 바다. 고창권 통진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권’을 권하면서 ‘나도 주체사상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주체사상에 대해 같이 공부해보자’고 했다. 녹취록도 있다. 일반인이 몰랐을 뿐이다.”

▼ 북한 지시를 받고 내란음모를 했을 개연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지령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주사파 연구를 하면서 연계돼 있다는 느낌은 받았다.”

통진당 ‘유령당원’ 투표에 동원

▼ 통진당 소속으로 구의원에 당선됐는데.

“주사파와 통진당 문제를 폭로하니 제명했다. 나는 끝까지 남아 이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주사파는 사회적 악성종양이고, 진보를 가장한 추악한 사회 암이며, 건전한 진보를 숙주로 삼는 기생충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해치는 세력을 용납해서야 되겠나.”

종적을 감췄던 이 의원은 다음 날인 8월 29일 당 지도부 회의에 참석해 “나에 대한 혐의 내용 전체가 날조”라고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의원은 5월 초 서울에서 열린 경기동부연합 내부회의에서 “전시를 대비해 물질적, 기술적 준비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강연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확보해 무장하라” 등의 발언도 나왔다고 한다. 애국가 제창을 거부해 논란을 빚은 이 의원은 통진당 김미희, 김재연 의원 등 130여 명이 모인 경기동부연합 모임에서 북한군 군가인 ‘적기가(赤旗歌)’를 합창한 것으로 수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 민혁당 내에서 이석기는 어떤 인물이었나.

“김영환 씨에 따르면 민혁당 최대 인맥은 서울대 구국학생연맹 인맥이고, 그다음이 영남 인맥, 그다음이 경기동부연합 인맥이다. 중앙위원으로는 김영환과 하영옥, 그리고 또 한 명이 있었고, 그다음 중요 직위인 영남위원장은 1대 최진수, 2대 이의엽(전 통진당 정책위의장), 그다음 직위가 이석기 수도권위원장이다. 이런 식이면 서열 5위 정도가 된다. 박경순 울산위원장, 장원섭 광주전남 책임자, 일반 당원인 민병렬, 이상규, 김창현 등이 통진당 의원과 간부로 활약한다.”

▼ 이 의원 본인은 양심수라고 주장하지 않았나.

“나는 지난해 5월 통진당 폭력 사태 이후 경기동부연합과 이석기의 실체에 대해 확인해보고 싶었다. 여러 사람을 만났고, 민혁당을 창당한 김영환 씨와 인터뷰도 했다. 그는 ‘경기동부연합 인맥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같이 일해 잘 안다. 경기동부연합 인맥의 핵심은 이석기와 최진수’라고 했다. ‘본인은 양심수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한다’고 했더니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더라. 김씨의 말은 다른 분에게서도 확인했다.”

▼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석기(비례대표 2번), 김재연(비례대표 3번) 의원은 사퇴하지 않았다. 현재 국회 윤리위원회에는 부정경선 문제로 이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제명안)이 계류돼 있다(법원은 사기·횡령 혐의로 재판 2건을 진행 중이다. CNC를 통해 국고에서 나오는 선거보전비 4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고, CNC 법인자금 2억여 원을 서울 여의도 소재 빌딩 경매 낙찰에 사용한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의원총회에서 부결되던 지난해 7월 26일 오전, 나는 국회에서 ‘유령당원’ 명부와 CNC 회계부정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이 의원과 CNC 측은 회계부정을 인정하지 않았다(회계부정을 지적하는 구체적인 증언과 진술이 나온 것도 이때가 처음이다). 총선 이후 광주지역 8개 선거캠프 회계책임자들이 모여 교육을 받았고 ‘CNP(현재의 CNC) 측과 합의해 가격을 최대한 부풀려 신고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CNP에서 발급한 세금계산서 및 계약서 사본을 보여주며 협상가에 맞춰 계약서와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으라고 말했다. 계약서 사본 ‘대표자 정보’에는 이석기라는 이름이 있었다.”

▼ 비례대표 부정선거는?

“당원명부에는 주민번호 앞자리가 ‘000000’으로 시작하거나 남자가 주민번호 뒷자리 ‘2’로 시작하는 성별 오류, 주민번호가 동일한 당원이 많았다. 이정희 전 대표 등 당권파는 이들(유령당원)이 공무원 등 특수직 종사자라고 했지만, 확인해보니 기아자동차 등에 근무하고 있었다. 자신이 당원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 비례대표 경선에서 이 의원 대리투표에 동원된 거다. 검찰에 자필진술서 등 관련 자료를 다 넘겼지만 수사를 안 했다. 그래서 책이 나오자마자 검찰 수사 내용을 기록한 부분을 표시해 최근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보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안 했다.”

▼ 지난해 ‘신동아’ 10월호 인터뷰에서 김재연 의원은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책이 나오자 한 독자가 김 의원의 경선부정을 목격했다고 전화를 해왔다. 자료를 확인하고 때가 되면 밝힐 거다. 그런데 이 의원을 추적하다 보니 이 의원은 참 교묘하게 여론전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진영 부끄러운 점 기록해야

“모이면 항상 북한 추종 이석기는 통진당 주사파 우두머리”

국가정보원이 8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의원 등이 이 의원 사무실 앞에 앉아 압수수색을 막고 있다.

▼ 교묘한 여론전?

“나는 CNC·사회동향연구소·민중의 소리라는 ‘트라이앵글’이 선거 때마다 개입한다고 파악했다. 사회동향연구소가 여론조사를 하면 (이 의원이 이사로 재직한) 민중의 소리가 오픈을 하고…. 서모 감독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지난해 말 통진당 사태를 다룬 영화를 찍었다. 그 사람은 민중의 소리와 인터뷰를 통해 ‘통진당 죽이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이 영화가 통진당 사태의 본질을 밝히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 감독이 누구인지 알고 있나?”

▼ 잘 모른다.

“다큐멘터리와 광고홍보물을 만드는 따미픽쳐스 대표다. 선거 동영상도 만든다. 등기부등본으로 추적해보니 인터넷방송인 미디어보프 이사였고, 민중의 소리 감사다. 따미픽쳐스와 미디어보프는 이 의원이 소유한 민중의 소리 자회사다. 서 감독은 민중의 소리 기자 출신이고, 이 의원 수하다. 그런데 민중의 소리라는 매체는 인터뷰를 하면서 ‘감독님’이라고 부르며 마치 객관성을 강조하는 듯 그를 띄운다.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닌가. 민주주의의 기본이 안 됐다.”

▼ 국정원 국정조사 이후 곧바로 내란음모 사건이 터졌다.

“물론 국정원 대통령선거(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물 타기 측면도 있다고 본다. 나는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게 사실이라면 그 또한 내란죄라고 본다. 그런데 국정원 사건과 이 문제는 별개 사안이다. 나는 국정원 사건과 관련한 촛불집회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통진당은 이를 또 이용했다. 민주당이 나서니 통진당은 (8월 11일) 서울 청계광장에 천막당사를 치고 8월 14일 촛불집회와 8·15 행사를 가졌다. 지인을 통해 확인해보니 통진당 주사파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들의 세를 결집하고 그동안 쌓인 부정적 이미지를 벗으려고 총동원령을 내렸다. 내가 여러 차례 블로그를 통해 ‘민주당과 정의당은 촛불집회에서 통진당 주사파들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 책을 낸 이유는 뭔가.

“70%는 주사파 추적과 비판, 30%는 진보진영 문제를 지적한 책이다. 진보진영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진보진영의 부끄러운 점도 기록으로 남겨야 하지 않나. 그중에서도 꼭 하고 싶은 말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 이 의원은 양심수가 아니고 통진당 주사파 우두머리가 맞다. 둘째, 선거부정이 없었다지만 통진당 제5열이 충실히 선거부정을 했고, 이를 부인하면서 이석기에게 면죄부를 준 김인성 보고서는 허구다. 셋째, 이석기를 감옥에 보낼 증거를 제시했지만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안 했다는 점이다.”



주간동아 2013.09.02 903호 (p8~10)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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