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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두 토끼 잡는 여성 경제활동

출산율 높이고 잠재 성장률 키우고…경력 단절 해결책이 과제

  •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kimmj@hri.co.kr

두 토끼 잡는 여성 경제활동

두 토끼 잡는 여성 경제활동

2012년 7월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열린 ‘경력단절여성 일자리박람회’.

우리나라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1년 기준 66.2%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지만 여전히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남녀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22.5%p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1년 기준 70.6%로 높고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는 17.7%p 수준이다. 우리나라 남성의 경제활동 참여율(2011년 기준 77.4%)은 OECD 선진국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2011년 기준 54.9%)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매우 낮아서 전체 경제활동 참가율 수준을 깎아먹는다.

출산·양육으로 노동시장 이탈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저조는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에 큰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증가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부의 여성 일자리 확대 대책에 관심이 집중된다.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여성 임무만 강조해오던 시대에서 이제는 여성이 미래 경제성장을 위한 핵심 주체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의 현실은 어떤가.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매우 저조한 수준인데 임신과 출산, 육아에 따른 노동시장 이탈이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크게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출산·양육기에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여성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아 경력 단절이 심한 편이다.

국내 여성의 연령별 고용률 추이는 30~40대를 최저점으로 하는 M자 형태를 보인다. 만혼, 노산 등으로 M자형 곡선의 최저점이 1990년대에는 25~29세였으나, 2000년대 30~34세로 이동했다. 반면, OECD 회원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여성 고용률이 높은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결혼 및 출산 후에도 고용률이 유지돼 역U자 형태를 나타낸다.



이뿐 아니라, 우리나라 고학력 여성 고용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아 인적자본 투자의 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25~64세 여성 인구 가운데 4년제 대학 졸업자의 고용률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 그리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 가운데 임금근로자를 살펴보면 같은 학력 수준의 남성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 감소세는 남성에 비해 매우 미미한 편이다.

여성은 특히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로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대졸 이상 여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2012년 30.3%로 2005년 32.2% 대비 1.9%p 감소했지만, 2012년 기준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에 비해 1.8배 높았다. 학력별로 분석해보면, 모든 학력 계층에서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게 나타나지만, 고졸과 대졸 이상의 학력 계층에서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과 비교해 초졸 이하 및 중졸 학력 계층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고학력 여성이라도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이후 노동시장에 복귀할 때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토끼 잡는 여성 경제활동
그렇다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을까.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는 출산율 제고로 이어져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횡단면 분석에서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으면 출산율도 높게 나타나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10%p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은 0.12~0.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3인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10%p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을 최대 1.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저출산 원인으로 인식해왔지만 그 자체는 근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여성 실업은 가계소득을 떨어뜨리고, 낮아진 가계소득은 여성으로 하여금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제고는 가계 소득 증가와 더불어 출산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 확립은 일하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고 출산율을 제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는 노동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방책으로 작용하고, 더 나아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나타냈다. 즉 고령화로 노동 투입 증가가 둔화하는 시점에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는 생산가능 노동력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낳는 것이다. 여성 인력 활용은 지구촌에서 가장 빨리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의 노동인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구원투수 구실을 하는 셈이다. OECD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한국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남성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향후 20년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p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즉, 근로 연령층이 감소하고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는 시점에 우수한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저성장 늪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로 출산율과 잠재성장률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고령화 진입 속도도 늦춰

출산율을 높여 고령화사회 진입 속도를 늦추고 저성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등 여성 인력의 효과적 활용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현재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유연근무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이를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으로 확대해야 한다. 근로시간 및 형태의 유연성 확대가 여성의 일·가정 양립과 고용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둘째, 영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장 및 공공 보육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직장이나 국·공립 보육시설 설치 확대로 서비스 질을 제고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육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셋째, 여성 고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용 및 처우 부문에서 차별금지 법규를 강화하고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활성화하려면 전문분야별 맞춤형 취업지원과 맞춤형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3.06.10 891호 (p18~19)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kimmj@h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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