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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 김지영의 스타데이트

“먹거리 X파일만큼 사랑받고 싶죠”

‘신데렐라 TV’ MC 신영일

  •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먹거리 X파일만큼 사랑받고 싶죠”

“먹거리 X파일만큼 사랑받고 싶죠”
적진에 침투한 병사들은 고립됐다. 먹을거리는 떨어지고 식수도 동이 났다. 갈증을 견디다 못해 제 오줌을 받아먹는 병사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대장이 병사들에게 빈 물통을 꺼내 뉘어놓으라고 지시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병사들은 깜짝 놀랐다. 물통 표면에 이슬이 맺혀 있었다. 병사들은 이슬을 핥아먹으며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삶을 포기하지 않은 병사들은 결국 우리 군에 구조됐다.

재미있고 감동 주는 프로그램 지향

이 이야기는 베트남전쟁 안케전투에서 있었던 실화다. 4월 8일 방송을 시작한 채널A 새 예능프로그램 ‘당신이 만드는 신데렐라 TV’(신데렐라 TV’)는 당시 상황을 재현한 영상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국방부가 살아남은 병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이 흑백 영상기록 자료는 이날 처음 공개됐다. 4월 중순 서울 광화문에 있는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이 프로그램의 MC 신영일(40) 씨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동영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 ‘신데렐라 TV’의 장점”이라고 치켜세웠다.

“안케전투 동영상뿐 아니라 전설의 물고기로 알려진 돗돔이 스튜디오에 등장해 인기가 대단했다. 고정패널인 가수 김창렬 씨는 보자마자 입이 쩍 벌어졌다. 싱싱한 느낌을 주려고 방송 전 물을 뿌려서 식감이 떨어졌을 텐데도 영물이라며 다들 맛있게 먹더라(웃음).”

‘신데렐라 TV’의 이승연 PD는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신선한 영상물을 찾으려고 늘 고심한다”며 “영상물을 저작권자에게 일일이 허락받고 써야 하는 게 가장 큰 고충”이라고 털어놨다.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던 신영일은 “저작권자를 어떻게든 찾아내는 것을 보면서 감탄했다”며 “나도 어떤 식으로든 프로그램에 기여하려고 눈을 부릅뜨고 다닌다”고 했다.



“차 타고 가다 무슨 일이 터지면 블랙박스를 제작진에 갖다 줘야지, 8월에 둘째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프로그램에 처음 공개해야지…, 그런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KBS 24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후 부드러운 외모와 재치 있는 진행으로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2007년 11월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로 전향한 뒤에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 솜씨를 발휘해왔다. 현재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EBS 장학퀴즈’와 tvN 개그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까지 3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프로그램마다 성격이 달라 힘들진 않나.

“‘코미디빅리그’의 경우 1년 반 넘게 진행했는데 개그맨 출연진과의 친분이 가장 중요하더라. 출연진과 친하지 않으면 MC 혼자 겉도는 것처럼 비치는데, 이전에 진행한 KBS2 TV ‘웃음충전소’ ‘쇼 행운열차’ 같은 프로에서 개그맨들과 친해져 적응하기 쉬웠다. 그 프로그램 담당 PD가 KBS 24기 공채 동기이기도 하고. ‘EBS 장학퀴즈’는 워낙 오래해서 그런지 진행하기가 가장 편하다.”

▼ 고등학생 출연자들과 잘 통하나.

“10대, 20대의 문화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레밀리터리블’ 동영상도 찾아보고, 학생들이 즐겨 쓰는 ‘허세 쩐다’(허세가 도를 넘어 지나치다는 뜻) 같은 은어도 익히고.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들면 역효과가 난다. 소통과 공감이 최선책이다.”

▼ 대학(건국대)에선 행정학을 전공했던데 왜 아나운서가 됐나.

“아나운서 중 신문방송학과 출신은 별로 없다. 국문과, 영문과 등 어문계열 출신이 많다. KBS에 들어간 1997년에는 전 직종을 통틀어 240명을 뽑았다. 종일방송, 위성방송을 시작한다고 아나운서도 12명이나 뽑았다. 그다음 해엔 모두 40명을 뽑았고, 아나운서 모집정원은 2명이었다. 그해에 시험 쳤으면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운이 좋았다.”

다시 태어나도 MC는 내 운명

“먹거리 X파일만큼 사랑받고 싶죠”

4월 8일 첫 방송된 채널A ‘당신이 만드는 신데렐라 TV’.

▼ 원래 아나운서에 뜻이 있었나.

“목소리 좋다는 말을 종종 들어서 방송에 막연한 관심이 있었다. 방송 하면 내성적인 성격도 고칠 수 있을 것 같았고. 원래 나서기를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되게 조용한 아이였다. 그러다 우연히 이계진 선배님의 ‘아나운서 되기’란 책을 읽었다. 요즘은 유사한 책이 많지만 그때는 그것밖에 없었다. 책을 보면서 아나운서에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아나운서가 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을 살게 될 거고, 설령 안 되더라도 남들 앞에서 나를 표현하는 연습이니만큼 노력이 헛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방송아카데미에 다녔겠다.

“그때는 전문학원이 없었다. 방송국 옆에 직장인과 주부들이 취미 삼아 스피치를 배우는 사회문화센터가 있었는데 그곳을 6개월쯤 다녔다. 지금도 거기 출신 가운데 공중파 아나운서가 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 함께 다니던 아주머니들도 신기해했다(웃음).”

▼ 성격은 바뀌던가.

“지금도 내성적인 면이 있다. 외출할 땐 모자 쓰고 다니고, 남과 눈 맞추는 걸 잘 못한다. 아나운서실 가면 조용하다. 상당수가 직업에 자신을 맞추며 사는 거다. 말 많이 하면 기도 빠지고…. 신동엽 씨가 명언을 남겼다. 돈 안 되는 데 가서는 말하지 마라.”

▼ 프리 선언, 후회한 적 있나.

“없다. 더 일찍 나오지 못한 걸 후회했다. 10년 10개월을 KBS에 있었는데 8년 차에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당시 내가 진행하던 ‘퀴즈 대한민국’ 시청률이 16~17%였다. 그래서 동기들은 때를 놓쳤다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10년 차 때라도 나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수입은 전보다 많이 늘었나.

“물론이다. 출연 단가가 다르니 경제적으로는 더 여유롭다. 하지만 매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안정적이지 못하다. 행사, 축제가 많은 봄가을은 성수기고, 겨울이나 여름엔 일이 확 준다.”

▼ 일이 없을 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2주 동안 일이 없을 때가 있었다. 그때 나를 잡아준 것이 ‘어떤 순간도 헛되이 보내는 시간은 없다’라는 말이다. 당장은 무료해도 인간 신영일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특강하러 가면 ‘항상 태교하듯이 살아라. 자신을 괴롭히지 마라’고 강조한다. 그 덕에 살림꾼이 다 됐다. 오늘도 집안청소를 다 하고 나왔다(웃음).”

이승연 PD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와 철저한 자기관리”를 MC 신영일의 강점으로 꼽았다. 다시 태어나도 MC가 되고 싶은지 묻자 그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태어나면 외향적인 성격을 지닌 타고난 재담꾼이 되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신데렐라TV’가 잘되는 게 먼저다. ‘신데렐라TV’가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을 능가하는 인기 장수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그래야 나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나(웃음).”



주간동아 2013.04.29 885호 (p66~67)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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