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85

2013.04.29

혼자 끙끙 말고 헤드헌터에게 물어봐

채용 정보

  • 정지혜 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

    입력2013-04-29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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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헤드헌팅을 하면서 많은 직장인을 만났다. 이직에 대한 직장인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이직을 원하지만 너무 바빠 이직을 고려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 둘째는 현재 회사 업무나 연봉 및 처우에 매우 만족해 이직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사람, 셋째는 이직을 원하지만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거나, 반대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반복되는 실패로 이직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다. 능력과 스펙이 충분한데도 막연한 두려움 탓에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헤드헌터로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몇 개월 전 만난 A씨는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A씨에게 적합한 포지션이 있으니 지원해보라고 권했다. 그러자 A씨는 이직에 몇 번 도전해봤지만 매번 면접에서 탈락했다며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A씨로부터 어떤 회사에 지원했고 면접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들으니, A씨가 지원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A씨가 보여주고자 했던 모습이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A씨는 외국계 기업에 재직한다는 이유로 주로 외국계 회사에 지원했다. A씨가 지원한 외국계 회사들은 매우 주도적이면서 모든 업무를 빠르게 이끌어 나가는 스타일의 인재를 원했다. 그러나 A씨는 동료와의 팀워크와 조직체계 및 프로세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타일이었으며, 의사결정 역시 매우 신중한 타입이었다. A씨에게는 외국계 기업보다 중견 규모 이상의 국내 기업이 더 잘 어울렸다. A씨는 고심 끝에 탄탄한 국내 중견기업 마케팅 담당에 지원했고 결국 합격했다. 연봉도 상당히 많이 올랐으며, 현재까지 훌륭한 적응력을 보이며 회사의 핵심 인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A씨처럼 여러 번 이직 실패를 경험한 후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에 성공하면, 이후 이직도 헤드헌터를 통해서만 진행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기업이나 직무에 대한 정보를 헤드헌터가 더 많이 가졌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인터넷 홈페이지나 잡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지만, 헤드헌터를 통해 비공개로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도 상당수다.

    구직자들은 자신이 찾을 수 없는 채용 정보를 헤드헌터를 통해 얻곤 한다. 또 헤드헌터가 고객사로부터 채용 의뢰를 받을 때는 채용 배경이나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받는다. 이런 정보는 대부분 구직자에게는 노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진행하면 자신이 지원한 포지션이 자신과 잘 맞는지,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하는지를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헤드헌터는 구직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포지션이라면 분명하게 말해준다. 잘 매칭되지 않는 기업과 구직자가 만나는 것은 시간 낭비이기 때문이다.



    국내 IT기업에 지원했던 B씨는 이른바 ‘오버 스펙’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다. 경력은 매우 좋았지만, 회사에서 원하는 수준 이상이었던 것이다. B씨는 비록 탈락했지만 현재까지도 필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헤드헌터를 통해 자신에게 어떤 기업이 적합한지, 이직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경력 개발을 위해 앞으로 어떤 부분을 강화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종종 전해오곤 한다. 물론 이때마다 업계의 최근 소식을 서로 공유한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필요는 없다. 진정성 있고 능력을 갖춘 헤드헌터를 만나는 것은 자신의 이직과 경력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막연한 두려움이나 여러 번의 실패로 주눅 든 직장인도 이직에 성공할 수 있다. 헤드헌터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으니,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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