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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초미세먼지의 습격 03

일반 마스크는 쓰나마나

초미세먼지 예방엔 황사방지용 마스크·헤파급 이상 청정기가 유효

  • 최영철 월간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일반 마스크는 쓰나마나

일반 마스크는 쓰나마나
건강하게 사는 데 가장 근본적 조건은 잘 먹고 잘 싸고 적절히 운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잘 먹는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대부분 사람은 가장 먼저 싱싱한 채소, 제철 음식, 좋은 물, 항산화성분이 많이 든 음식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잘 먹어야 할 첫 번째 물질은 바로 공기다. 사람이 하루에 섭취하는 물질 가운데 80%가 공기이기 때문이다.

외출 삼가고 물 많이 마셔야

보통 3월에서 5월 집중되는 황사(yellow sand)가 위험한 이유는 흙먼지 속에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구리 등 몸에 해로운 중금속과 세균, 바이러스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보통 황사 알갱이 크기는 10~1000㎛(1㎛=1/1000mm)로, 10㎛ 이하 미세먼지 입자는 따로 황진(dus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작은 황진은 코나 기관지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호흡기관 깊숙이 침투해 천식, 기관지염, 알레르기성 비염 같은 호흡기질환을 일으키거나 눈에 붙어 결막염, 안구건조증 같은 안질환을 유발한다. 황사에 피부 유해성분이 섞여 있을 경우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황사나 황진이 불어올 때는 먼저 기상청과 소방방재청의 황사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황사주의보나 황사경보가 떨어지면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질환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실외활동을 금지하라고 권고한다. 중고생을 포함한 일반인도 과격한 실외운동이나 활동을 삼가고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강한 황사가 오면 각급 학교에서는 단축수업이나 휴교를 검토할 수 있으며, 실외 운동경기의 경우 중지 또는 연기를 권고한다.

황사나 황진이 심하면 일단 외출을 삼가고, 집 창문을 닫은 후 공기정화기나 가습기를 켜야 한다. 외출할 때는 보호안경(심하면 고글)이나 마스크, 긴소매 옷을 착용해 접촉을 피해야 한다. 귀가 후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 황사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채소나 과일, 생선은 충분히 씻은 뒤 요리해야 한다.



황사가 불 때 사람이 호흡하는 먼지 양은 평상시 3배에 이르고, 공기 중에 중금속이나 세균도 많아지는 만큼 세수나 손발을 씻을 때, 칫솔질을 할 때 평소보다 더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씻을 때는 반드시 계면활성제(비누)를 사용하는 게 좋다. 옷은 털지 말고 벗은 즉시 곧바로 세탁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셔서 식도에 붙은 먼지를 씻어 내리는 것도 한 방법. 삼겹살 등 기름기 있는 식품이 중금속을 중화한다는 일설이 있으나 의학적으로 검증되진 않았다. 또한 비만을 부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쓴 사람은 집에 들어온 즉시 세척해야 한다. 마스크도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좋다. 10㎛ 미만의 미세먼지는 세척해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황사에 실려 오는 황진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PM 2.5)다. 2.5㎛ 이하 먼지는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로 들어가 진폐증,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 코와 눈, 기관지에는 콧물, 눈물, 진액 등 먼지를 잡는 액체와 코털, 속눈썹, 유모세포 등 세균이나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있지만, 초미세먼지는 이들을 통과해 기관지나 폐 또는 눈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개연성이 매우 크다.

사실 황진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에 대한 대처법도 황사나 미세먼지인 황진과 별 다를 게 없다.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손과 발, 눈, 온몸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창문도 꼭 닫아 공기가 통하지 않게 밀폐해야 한다. 당국의 황사경보 해지 발령이 나온 후 모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수밖에 없다. 꼭 외출해야 한다면 긴소매 옷과 장갑 등으로 접촉면을 줄이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집 안에서는 초미세먼지를 잡을 수 있는 공기정화기를 쓰면 도움이 된다.

식약청 인증 마스크가 적합

일반 마스크는 쓰나마나

황사에 대비한 가전 제품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쓰는 일반 마스크는 10㎛ 이하 미세먼지(황진)나 2.5㎛의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을까. 답은 ‘아니요’다. 손수건이나 일반 마스크의 경우 황사, 특히 황진이나 초미세먼지가 그대로 통과해 입이나 코로 들어온다. 써봐야 헛일이란 뜻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은 2009년 1월 황사방지용 마스크 규격을 따로 정해 의약외품으로 지정해놓았다. 식약청은 일반 마스크가 황사, 특히 황진보다 작은 알갱이를 걸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여러 검사를 검쳐 황사방지용 마스크에 대한 허가를 내주고 있다.

따라서 일반인은 약국에서 ‘황사방지용’ ‘의약외품’ 마크와 글자가 찍혔는지 확인한 후 구매해야 한다. 특히 일부에서 황사방지용으로 허가받지 않은 일반 마스크를 황사방지용이라고 허위, 과대 광고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할 때는 허가 및 적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식약청 관계자는 “황사방지용 마스크는 0.6㎛ 크기의 초미세먼지 알갱이를 기준으로 실험했으며, 그 결과 80% 이상 걸러내는 제품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줬다. 따라서 초미세먼지를 100% 완전히 걸러낸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쓰면 0.6~2.5㎛의 초미세먼지 대부분을 걸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한때 우리나라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신종플루 같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크기가 0.1㎛이고 대장균 크기가 2~4㎛인 점을 고려한다면 황사방지용 마스크의 집진 능력은 매우 우수한 게 사실.

하지만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구매해도 제대로 쓰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쓸 때는 반드시 얼굴 표면과 밀착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화장이 지워지거나 자국이 생길 것을 우려해 마스크와 얼굴 사이에 수건이나 휴지를 끼워 넣는데, 그럴 경우 집진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또한 황사방지용 마스크는 세척하면 집진 기능을 상실하므로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쓰던 걸 쓰면 질병이 옮겨올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일반 마스크는 쓰나마나

꽃샘추위와 옅은 황사가 찾아온 3월 1일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

신종플루를 포함해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크기가 100㎚(나노미터·nanometer), 즉 0.1㎛이고 일반 대장균 크기가 2~4㎛이므로 황사방지용 마스크로는 초미세먼지나 일반 세균의 침입을 대부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0.6㎛보다 작은 바이러스는 막지 못하므로 이들까지 제거하려면 수술용 마스크나 N-95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하지만 신종플루가 또다시 유행하지 않는 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바이러스방지용 마스크를 구매해 쓸 필요는 없다.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초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에 섞인 황진뿐 아니라, 새로 지은 건물 또는 분진을 일으키는 지역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건물 자체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실내 공기를 오염시켜 일시적, 또는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코, 눈, 목을 건조하게 해 통증이나 염증을 일으키고, 거기에 세균이 포함돼 있다면 감염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새집으로 옮겼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재채기, 코 막힘, 피로감, 무기력증, 두통, 구토, 건망증 같은 증상이 자주, 심하게 일어난다면 먼저 초미세먼지에 의한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증상을 의학적으로는 새집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80% 이상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므로 초미세먼지에 의한 실내 공기 오염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초미세먼지, 포름알데히드, 부유세균 등 5개 오염물질에 대해 실내 공기 질 유지 기준을 설정하고 준수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집에 초미세먼지나 부유세균이 있다고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항상 끼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증상이 있거나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우려가 있다면 하루 3~5회 환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도심에 집이 있다면 창문을 여는 게 오히려 화를 부를 수도 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바로 공기청정기다.

필터 숫자 클수록 고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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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먼지 제거 공기청정기.

공기청정기는 크게 필터로 여과, 흡착해 걸러내는 방식과 전기적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먼저 필터 방식은 필터 종류에 따라 제거할 수 있는 입자 크기가 다르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필터는 헤파(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로, 0.3μm 입자를 1회 통과시켰을 때 99.97% 이상 제거된다고 알려졌다. 헤파필터는 미국에서 방사성 먼지를 제거하려고 개발했으며 진드기, 바이러스, 곰팡이를 제거할 수 있어 현재는 공기청정기뿐 아니라 에어컨, 청소기 등에도 널리 쓰인다. 구매할 때는 헤파필터 뒤에 쓰인 등급 표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숫자가 클수록 고효율이다.

헤파필터로 거를 수 없는 더 작은 입자는 울파(ULPA·Ultra-Low Penetration Air)라는 초고성능 필터를 사용해 제거한다. 울파필터는 0.12μm 이상의 입자를 99.999%까지 제거할 수 있어 주로 반도체 연구실이나 생명공학 실험실 클린룸에서 사용한다. 필터 방식의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때는 필터가 더러워져 공기가 재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터를 자주 세척하고 필터 교환 주기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전기적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공기청정기는 방전에 의한 이온화 방식을 이용한다. 수천 볼트 고전압을 걸어주면 전극 자체에서 전자가 생성되거나 주위 기체에서 전자가 만들어져 전극 주위에 플라즈마가 형성된다. 플라즈마란 기체 상태 원자나 분자에서 전자가 분리돼 전자와 이온을 포함한 상태로, 전기를 잘 전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자가 공기 중 입자에 부착되면 입자들이 ‘-’ 전하를 띠게 되고, 전하를 띤 먼지 입자는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반대 전하가 걸린 집진판에 들러붙어 제거된다.

이온화 방식은 공기정화 과정에서 적은 양이지만 오존, 질소산화물 같은 산화물을 발생시킨다. 이런 산화물은 반응성이 커 공기 중 유해물질 분해를 촉진해 살균 효과도 있다. 하지만 오존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내 오존 농도가 높으면 기침, 두통, 천식, 알레르기질환의 원인이 된다. 환경부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실내 오존 농도를 0.06ppm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그 밖에 활성탄 필터 방식이나 자외선, 광촉매 방식을 쓰는 공기청정기도 있지만, 활성탄은 주로 냄새를 잡는 데 쓰고 자외선, 광촉매 방식은 미생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한다.



주간동아 880호 (p18~20)

최영철 월간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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