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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북한 노골적 대선 개입 왜?

입맛에 맞는 정파 밀어 이익 챙기려는 수작…유권자엔 약발 안 먹혀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북한 노골적 대선 개입 왜?

9월 27일. “박근혜 후보의 대북관도 이전 유신 독재자나 이명박 역도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10월 20일. “역도(이명박 대통령을 지칭)가 연평도에 나타나 동족 대결과 북침 전쟁을 선동한 것은 북방한계선 문제를 여론화해 보수패당의 재집권을 실현하기 위한 음모책동이다.” - 평양방송

11월 3일.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면 또 하나의 반역정권 등장을 의미한다.” - 노동신문

대통령선거(대선)가 가까워지면서 북한의 대남 비방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주요 매체는 물론, 국방위원회와 조평통 등을 동원해 박근혜 대선후보와 새누리당을 비방한다. 북한은 아예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로 매도한다.

역대 대선 때도 이른바 북한의 선거 개입 시도는 늘 있었다. 대선뿐 아니라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북한 관련 이슈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러나 막상 선거 결과는 여당이 호재로 여겼던 이슈가 악재로 변모되기도 하고, 야당에 악재로 여겨지던 이슈가 호재로 작용하는 등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2000년 총선 때는 집권당의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실 발표가 접경지역에서는 호재로, 수도권과 TK 등 영남지역에서는 오히려 보수세력 결집의 빌미로 작용해 여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반대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은 ‘안보’ 이슈가 여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을 깨고 야당이 승리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북한 이슈가 더는 남한 선거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초빙교수는 “북한의 남한 선거 개입 시도는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일부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실제 우리 국민의 표심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부 종북단체가 부화뇌동할 수 있겠지만, 4월 총선 이후 통합진보당에서 부정투표가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 정통성 없는 세력임이 알려지면서 국민이 식상해해 2010년 지방선거 때처럼 북한 변수가 선거에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변수 과거와 달라

그렇다면 왜 북한은 현 정부와 새누리당, 나아가 박근혜 대선후보에게조차 비판적 논조를 견지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으로 상호주의를 채택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송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과거 정권에 비해 북측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측은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파가 승리해야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상대에게 간파당한 의도는 더는 의미가 없다. 이번 대선에서 유행하는 말로 ‘진정성’ 없는 ‘말뻥’으로는 표심을 움직일 수 없는 셈이다. 20여 일 남은 제18대 대선 국면에서 북한의 선거 개입 시도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실제 민심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선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은 “북한은 남한 대선에 관여하는 게 무방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떠한 관여나 개입 시도도 중단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북한이 편드는 쪽이 민주통합당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지만, 설령 북한이 민주통합당을 편든다 해도 실제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에 유리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864호 (p43~43)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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