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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경찰청장 ‘부당거래’ 의혹

“김기용(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이 불러준 허위문서 서울청 기자실에 배포”

경찰청장 인사청탁 폭로했던 강대원 前 경정 양심고백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김기용(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이 불러준 허위문서 서울청 기자실에 배포”

● “김기용과 가까운 사업가 L씨가 취업 등 평생 보장 약속”

● 김기용 지시로 기자들 눈 피해 전북 부안으로 피신

● “사업가 L씨와 경찰청 간부가 내 취직자리 알아봐줘”

● 김기용 “강 전 과장 주장은 사실무근, 사업가 L씨는 모르는 사람”


“김기용(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이 불러준 허위문서 서울청 기자실에 배포”

2007년 한화 김승연 회장 폭행 사건 수사 과정에 대해 브리핑하는 서울 남대문경찰서 강대원 당시 수사과장.

4월 경찰청장 내정자 신분이던 김기용(55) 경찰청장이 자신의 과거 인사청탁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전 부하직원을 지인을 통해 회유, 언론 보도내용을 뒤집는 반박자료를 배포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청장과 가까운 사업가 L씨가 이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김 청장의 인사청탁 의혹을 ‘주간동아’에 폭로했던 강대원 전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최근 주간동아와 여러 차례 가진 인터뷰에서 “김 청장의 인사청탁 의혹을 다룬 주간동아 835호가 발매된 4월 27일 오후,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와 가까운 L씨 사무실에서 L씨가 전화로 김 내정자의 구술을 받아 적은 것을 바탕으로 반박자료를 작성했다. 김 내정자는 반박자료를 팩스로 받아본 뒤 ‘이 정도면 됐다’고 L씨에게 전했고, 이후 이 해명자료를 서울지방경찰청(서울청) 기자실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강 전 과장은 또 “L씨는 나에게 ‘김 청장이 무사히 청장이 될 수 있게 돕자. 그러면 강 전 과장의 평생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잘못이라는 점을 알았지만, 외면하지 못했다. 후회한다”고 말했다.

김기용 부탁받은 사업가가 평생 보장 약속

당시 김 내정자가 L씨를 통해 요구한 것은 반박자료만이 아니었다. 강 전 과장은 “L씨가 처음에는 ‘외국에 한 사나흘 갔다 오자’고 했다. 그러나 내가 당시 여권이 없어 외국에 나가지 못했다. L씨는 김 내정자로부터 ‘청문회 전까지 강 전 과장을 잘 관리하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내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5월 1일 열렸다.

강 전 과장의 주장에 대해 김기용 경찰청장은 서면답변을 통해 “L씨와는 일면식도 없다. 강 전 과장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상자기사 참조). L씨도 “나는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전 과장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일면식도 없다는 사람(김기용)과 관련된 일에 L씨가 왜 나섰겠나. 대화 내용을 듣고 L씨가 김 내정자와 통화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L씨도 당시 통화 당사자가 김 내정자라고 분명히 말했다. 심지어 ‘김 내정자가 휴대전화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청 주변에서도 “김 청장과 사업가 L씨가 가깝다. 전화통화도 자주 한다”는 등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오토바이업계 한 관계자도 “L씨는 경찰에 발이 넓다. 김 청장과도 잘 아는 사이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강 전 과장은 “L씨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 소개로 김 청장을 알았다. 여러 번 골프도 같이 쳤다’고 나에게 수차례 말했다”고 증언했다.

한 중견 변호사는 “강 전 과장의 증언대로라면, 강 전 과장이 허위사실을 담은 해명자료를 유포해 다른 언론사가 이를 보도한 만큼 주간동아 명예를 훼손한 것이 된다. 김 청장이나 L씨가 이를 사주하고 회유했다면 명예훼손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4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간동아 835호는 이날 “김기용 경찰청장 내정자가 2005년 12월 서울 용산경찰서장으로 근무할 때 최재천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집에 찾아가 함께 양주를 마시며 인사청탁을 했다”는 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당시 김기용 서장의 직속 부하직원이던 강 전 과장은 김 서장의 지시로 양주를 사들고 최 의원 집에 가서 동석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경, 강 전 과장은 주간동아 내용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주간동아 기사와 관련한 진실 답변’(반박문)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서울청 기자실에 보냈다. 강 전 과장의 반박문이 공개되면서 김 내정자의 인사청탁 의혹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보도 나흘 후인 5월 1일 열린 김기용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 반박문 등을 근거로 삼아 주간동아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청장, 허위문서 본 뒤 “그 정도면 됐다”

“김기용(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이 불러준 허위문서 서울청 기자실에 배포”

강대원 전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이 허위반박문을 작성했다고 밝힌 사업가 L씨의 서울 충무로 사업장 전경.

해프닝으로 끝날 법하던 김기용 경찰청장의 인사청탁 의혹은 강 전 과장의 태도가 바뀌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0월 17일 최재천 의원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 전 과장이 “반박문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주간동아에 증언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반박문을 만들어 배포했느냐”는 최 의원 변호인의 질문에 강 전 과장은 “지금은 증언을 거부한다. 그러나 조만간 사실관계를 밝히겠다”고 답했다. 강 전 과장이 조만간 밝히겠다고 한 사실관계는 무엇일까. 주간동아는 강 전 과장의 새 증언과 주변 취재 등을 바탕으로 그 비밀을 풀었다.

김기용 경찰청장의 인사청탁 의혹을 담은 주간동아가 발매된 당일(4월 27일) 오후 1시경, 강 전 과장은 가까운 경찰 후배인 A씨(경감)에게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강 전 과장에게 “김기용 내정자를 도와달라. 안 그러면 나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A씨는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폭행사건을 수사할 당시 강 전 과장의 부하직원이었다. A씨는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해 직위해제를 당하기도 했다.

A씨와 통화를 끝낸 직후 강 전 과장은 서울 충무로에서 오토바이 사업을 하는 사업가 L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강 전 과장과 수년 전부터 알고 지냈던 L씨는 “김기용 내정자에게 내용을 들었다. 일단 만나자”고 말했다. 오후 4시경, 강 전 과장은 A씨와 함께 L씨 사무실로 갔다. L씨는 강 전 과장에게 “평생을 보장할 테니 김기용 내정자를 도와달라. 김 내정자는 (강 전 과장이) 반박 기자회견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전 과장은 “솔직히 흔들렸다. 친한 후배 부탁도 외면할 수 없었다. 또 옛날 일을 언론에 알려 평생 몸담은 조직에 누를 끼쳤다는 후회도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김 내정자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내 반박문 때문에 피해를 본 주간동아에는 내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용이 반박문 내용까지 불러줘

L씨는 강 전 과장의 결심을 김 내정자에게 전화로 알렸다. 반박문은 L씨 사무실에서 L씨 사위가 작성했다. L씨와 김 내정자는 여러 차례 전화하면서 반박문에 들어갈 내용을 정리해나갔다.

경찰에 발이 넓은 사람으로 알려진 L씨는 현재 오토바이 관련 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오토바이 관련 사업을 하기 때문인지 L씨는 경찰과 가깝게 지낸다”고 말했다. 강 전 과장은 “강희락 전 경찰청장 소개로 오래전부터 김기용 경찰청장과 알고 지냈다고 L씨가 내게 여러 번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강 전 과장과 L씨 사무실에 같이 갔던 경찰 간부 A씨는 최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날(4월 27일) 강 전 과장과 L씨 사무실에 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차 한 잔만 마시고 바로 나왔다. 두 사람이 이후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강 전 과장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L씨에게 전화로 반박문에 들어갈 구체적인 내용까지 불러줬다. L씨는 이를 사무실에서 쓰던 노란색 종이에 받아 적었다. L씨는 이 노란종이를 강 전 과장에게 건네며 “(김 내정자가) 이렇게 써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강 전 과장은 “내가 받은 노란종이에는 ‘김 내정자가 (2005년 용산경찰서장 당시) 최재천 의원 집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인사청탁을 하기 위해 간 것은 아니었다’는 내용도 있었고, ‘(김 내정자가 강 전 과장에게) 술을 사오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 등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반박문 내용을 완성한 뒤 강 전 과장과 L씨는 반박문을 팩스를 이용해 김 내정자에게 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 김 내정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김 내정자는 L씨에게 “그 정도면 됐다”고 말했다. 이후 팩스로 반박문을 서울청 기자실에 보냈다. 강 전 과장은 “김 내정자에게 보낼 때는 L씨 사무실에 있는 팩스를 썼고, 기자실에 보낼 때는 L씨 사무실 옆 가게에 있는 팩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 왜 팩스를 바꿨나.

“(반박문 작성 경위가 들통 나는 경우 등) 만약을 대비해서.”

▼ 왜 서울청 기자실로 보냈나.

“나는 수사를 오래한 사람이다. 서울청 기자실에 언론사 시경캡(경찰팀장)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내가 ‘서울청으로 보내면 된다’고 했다.”

반박문 작성 과정에서 L씨와 김 내정자는 계속 전화통화를 했다. 강 전 과장의 말이다.

“4, 5차례 이상 통화한 것 같다. 전화할 때마다 김 내정자가 ‘이쪽으로 해라, 저쪽으로 해라’면서 전화번호를 바꿔 불러줬다. L씨가 전화통화를 하면서 ‘김기용 내정자가 전화기를 여러 개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던 기억도 난다.”

그렇다면 당시 L씨가 전화통화를 한 상대는 정말 김 내정자였을까. 강 전 과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건 분명하다. 통화내용을 들어보면 안다. L씨도 나에게 김 내정자와 통화한다고 말했다. 당시 L씨와 나는 한배를 탄 몸이었다. L씨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만약 김 내정자의 직접 부탁이 아니었다면, 나는 절대 그런 식의 허위반박문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통화 명세를 확인해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 당시 L씨나 김 내정자로부터 금품 제공 등 다른 제안은 없었나.

“금품 제공 제안은 없었다. 했어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특정 자리를 약속한 것도 아니었다. 당시 나는 자동차 사고처리 전문회사에서 고문으로 일하면서 월급을 받고 있었다. 더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정도의 뜻으로 받아들였다. L씨는 나에게 ‘일이 잘 마무리되면 평생을 보장하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

김 청장, “강대원 집에 보내지 마라” 지시

“김기용(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이 불러준 허위문서 서울청 기자실에 배포”

5월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는 김기용 경찰청장.

그날 밤 강 전 과장은 자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서울 수유리 L씨 집에서 잠을 잤다. L씨는 이 사실까지 김 내정자에게 보고했다. 강 전 과장은 “김 내정자가 L씨에게 ‘기자들이 강 전 과장 집에 와 있으니 집에 들여보내지 마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 날(4월 28일), 강 전 과장은 L씨 부부와 함께 L씨 고향인 전북 부안으로 내려갔다.

강 전 과장은 “L씨가 처음에는 ‘외국에 한 사나흘 갔다 오자’고 했다. 그러나 당시 나에게 여권이 없어 불가능했기 때문에 부안으로 갔다. L씨는 김 내정자로부터 ‘청문회 전까지 강 전 과장을 잘 관리하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내게 말했다. 다음 날 아침 L씨 부부와 함께 우리 집으로 가서 아내를 태운 뒤 부안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날 밤 12시가 넘어서 서울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 전 과장 후배인 A씨는 “당시 강 전 과장이 L씨와 함께 부안에 간 것은 사실이다. 부안에서 내게 여러 번 전화했다”고 증언했다.

강 전 과장은 김 내정자의 인사청탁 의혹 기사가 보도된 직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강 전 과장은 L씨를 여러 번 찾아갔다. L씨가 ‘평생 보장’을 약속했던 터라 뭔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그러나 실직 상태가 한 달 이상 이어지자, 점점 초조해진 강 전 과장은 7월 말 경찰청장실에 전화를 걸었다. 경찰청장 비서실장에게 “김 청장을 도와줬는데, 나는 회사도 못 다닌다. 뭔가 대책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비서실장은 “조만간 경찰청 인사과장이 연락할 것”이라며 강 전 과장을 달랬다. 며칠 후 인사과장 윤모 총경이 강 전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다. 강 전 과장의 말이다.

“전화하고 얼마 있다가 L씨, 윤 과장과 함께 서울 명동에 있는 한 중국음식점에서 저녁을 한 번 먹었다. 그 자리에서도 나는 불만을 말했다. 윤 과장은 내게 ‘L씨와 (강 전 과장 거취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니 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L씨는 강 전 과장에게 “내가 김기용 경찰청장을 그렇게까지 도왔는데, 나에게 인사도 한 번 안 한다. 전화해도 사무적으로 받는다. (김 청장이) 성격이 좀 소극적”이라며 김 청장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10월 17일 최재천 의원이 주간동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강 전 과장이 증인으로 참석한 뒤부터 이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강 전 과장은 당시 법정에서 “반박문은 사실 허위 내용이다. 주간동아 보도내용이 내가 아는 진실이다”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날 이후 L씨와 윤 과장은 강 전 과장 집까지 찾아오며 회유했다고 강 전 과장은 전했다. 심지어 직장을 알선해주겠다는 얘기까지 했다는 것. 강 전 과장은 “11월 2일 L씨와 윤 과장이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 윤 과장은 못 만났고, L씨는 만났다. L씨는 ‘수입오토바이 관련 협회에 고문자리를 알아봐주겠다. 300만 원 정도 월급을 받는 자리’라고 얘기했다. 속이 들여다보여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간동아는 강 전 과장의 주장에 대한 해명을 들으려고 11월 9일 L씨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만났다. 그러나 L씨는 강씨 주장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괴롭히지 마라”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러나 그는 “며칠 전 강 전 과장 집에 간 것은 사실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간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주간동아는 이후 여러 차례 L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나는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라며 끝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김기용, “선배님, 과거는 잊고 소주나 한잔…”

윤 과장이 다녀간 다음 날(11월 3일) 오전 10시경, 김기용 경찰청장이 윤 과장의 휴대전화를 통해 강 전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김 청장은 뭐라고 하던가.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 내가 ‘김 청장을 도와줬는데 지금 나는 직업도 없고 아주 상황이 어렵다’고 얘기했더니, 김 청장은 고맙다는 말도 없이 ‘선배님, 지나간 일은 모두 잊으시고 조만간 소주나 한 잔 하시죠’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11월 5일 강 전 과장은 L씨와 함께 서울 봉천동에 있는 수입오토바이 관련 협회를 찾아가 협회장을 만났다. 사실상 면접 자리였다. 그러나 협회장은 강 전 과장에게 “지금은 자리가 없다. 내년 1~2월 이후에나 자리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강 전 과장의 후배 A씨는 “그날 강 전 과장과 L씨가 ‘봉천동에 있는 무슨 협회에서 면접을 봤다’면서 나에게 잠시 들렀다. 그런데 강 전 과장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내년 1~2월이 지나야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강 전 과장은 “내가 법정에서 증언한 뒤 관련자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는 거짓말을 하고 살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사실관계를 모두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증언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기용 경찰청장의 해명과 반론

“김기용(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이 불러준 허위문서 서울청 기자실에 배포”
11월 14일 ‘주간동아’는 강대원 전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의 주장과 관련해 김기용 경찰청장(사진)과 경찰청 관계자들의 해명을 들으려고 질의서를 보냈다. 김 경찰청장과 경찰청 측은 다음 날 답을 해왔다. 김 경찰청장은 강 전 과장의 주장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L씨에 대해서도 일면식이 없고, L씨를 통해 강 전 과장에게 반박문을 작성토록 한 사실도 없으며, 강 전 과장을 피신시킨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윤모 인사과장은 8월경 강 전 과장과 서울 명동에서 저녁을 같이한 사실은 시인했다. 그러나 강 전 과장의 주장과 달리 “강 전 과장이 일방적으로 취업을 부탁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초 강 전 과장의 집을 방문한 사실도 인정했다. 서면 답변서에서 강 전 과장에 대해 “본인이 평소 잘 알던” 사람이라고 표현했던 윤 과장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는 “1990년대 중반쯤 강 전 과장과 같이 교육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강 전 과장 집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연락을 안 한 사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전 과장은 “윤 과장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그런 자리에 있는지도 몰랐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안 사람”이라고 밝혔다. 윤 과장은 김 경찰청장과 강 전 과장의 전화통화 사실에 대해서는 “김 경찰청장이 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내 휴대전화로 강 전 과장과 전화통화한 사실은 있다”고 시인했다.





주간동아 2012.11.26 864호 (p14~18)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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