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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부동층은 TV 토론만 기다린다?

11월 25~26일 대선후보 등록…세 차례 상호 검증 당락 가를 결정적 변수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부동층은 TV 토론만 기다린다?

부동층은 TV 토론만 기다린다?

11월 16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경남 창원시 가음정시장을 방문했다.

11월 25~26일 대통령선거(대선)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제18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대선 본선의 막이 올랐다. 선거 전문가들은 대선후보 등록 이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 상당수 지지층은 마음의 결정을 끝내고 느긋한 마음으로 선거운동을 ‘관전’한다고 전망한다. 다만 선거운동 기간에 진행될 세 차례 TV 토론과 후보자 간 ‘검증’을 매개로 한 상호비방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본선에서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로 이들 부동층의 향배를 꼽았다. 특히 투표율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세대 간 지지 성향이 크게 엇갈리는 이번 대선 특성상 세대 간 투표율에 따라 후보 간 당락이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 대선 둘러싼 주변 환경 변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지지율 변화는 크지 않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부동층을 어느 후보가 더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나뉠 것”이라며 “무엇보다 투표장에 더 많은 지지자를 불러 모을 수 있는 모멘텀을 어느 후보가 만들어낼지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들은 후보 등록 이후 대선 투표일인 12월 19일 전날까지 선거운동을 벌인다. 이 기간 국내외의 상황 변화는 대선 판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997년 제15대 대선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국가적 환란에 따른 위기관리 능력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2002년 대선에는 효순미선 사건으로 잘 알려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고가 ‘촛불시위’로 번지면서 영향을 미쳤고, 2007년 대선에서는 선거 중반에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해 ‘BBK’ 문제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구해냈다. 마찬가지로 이번 제18대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대선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경제가 나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선 기간에 국내외 경제 상황이 예기치 못한 수준으로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대선에 어떻게 개입하려 들지 모르지만 북한 변수도 상존하는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본선 국면에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대선 민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무시 못 할 ‘네거티브’ 영향력

대선후보들은 선거운동 기간에 서로 ‘자신이 더 적임자’라면서 자신의 강점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 그와 동시에 상대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리는 데도 힘을 쏟는다. 이른바 ‘검증’ 공세가 그것이다. 상대 약점과 흠결을 들춰낸다는 점에서 ‘네거티브’로 비치기도 하지만, TV 토론 등에서 상대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 질문 가운데 약점 파고들기는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BBK’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집중공격을 받았다. 이에 반해 상대 후보였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노무현 정부 5년의 실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공격에 시달렸다.

이번 대선에서는 공수가 뒤바뀔 개연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 5년간의 실정에 대해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격받을 공산이 크고, 야권 후보의 경우 ‘정치 경험이 적은 신인’이라는 점이 주로 공격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나 지지 의사가 오락가락하는 층에게는 네거티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검증 관련 보도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TV 토론 등에서 후보자 간 맞대결 과정에서 불거질 네거티브에 어느 후보가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지지율에 변동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후보들이 본선에서 던질 빅 이슈가 무엇인지도 관심사다. 시사평론가 이종훈 박사는 “2002년 대선 때는 행정수도 이전, 2007년 대선 때는 대운하 공약이 빅 이슈로 등장했는데, 이번 대선에 어느 후보가 빅 이슈를 던져 민심을 파고드느냐에 따라 본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후보의 공통 공약처럼 인식되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견도 막판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이슈다. 특히 박근혜 후보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제시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방안 가운데 일부 의제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란이 본선에서 재점화할 개연성이 크다.

# 위기관리능력과 투표율

이종훈 박사는 “대선후보 간 TV 토론 등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어느 후보가 더 진정성을 지니느냐는 진정성 논란이 불거질 개연성이 있다”면서 “박 후보가 거부한 재벌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핵심 논쟁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대선후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지뢰밭을 걷는 심정일 것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이슈가 터져 민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후보와 캠프를 둘러싼 악재가 터져 나오는 등 돌발 상황이 생겼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서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제한된 기간에 진행하는 본선은 하루하루가 결승전과 다름없다”며 “짧은 기간 치르는 본선에서 어느 후보가 위기관리능력을 더 갖추었는지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선이 접전을 보일수록 호재보다 악재를 관리하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 당락을 가를 가장 주요 변수로 대선 투표율을 꼽았다. 정한울 부소장은 “이번 대선 투표율은 2002년과 2007년 중간쯤에서 결정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며 “세대 간 후보 지지 성향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체 투표율 못지않게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후보자 간 당락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성국 박사는 “이번 대선 투표율은 65%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주간동아 2012.11.26 864호 (p20~21)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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