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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캠프 특명! 인재를 모셔와라

대선 후보 빅3, 외부 인사 영입 치열한 장외 전쟁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캠프 특명! 인재를 모셔와라

캠프 특명! 인재를 모셔와라

1.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9월 5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왼쪽)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2.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운데)가 9월 27일 서울 종로구 공평빌딩에서 장하성 고려대 교수(왼쪽)의 ‘내일’정책네트워크 합류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인재영입 전쟁이 치열하다.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 임명하고,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한나라당의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을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으로 영입해 기선을 제압했다. 이에 문 후보는 한때 ‘안철수 멘토’로 알려졌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영입해 중도와 합리적 보수층 껴안기에 나섰다. 가장 늦게 대선 경쟁에 뛰어든 안 후보도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정책총괄로 영입해 대선 핵심 이슈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경쟁에 맞불을 놨다.

# 朴, 국정운영 뒷받침할 인재풀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8일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위원회 산하 19개 추진단장(부동산·주택TF팀 포함)과 각 추진단에서 함께할 추진위원 346명, 자문위원 25명을 일괄 발표했다. 이날 명단에 포함된 인사는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의 주요 정책을 가다듬고, 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에 함께 들어가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인재풀과도 같다.

추진위원 인선은 김 위원장이 주도하고 박 후보가 추인하는 형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추진위원으로 합류한 한 인사는 “김종인 위원장과 만나 정책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니 ‘평소 갖고 있던 정책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며 “김 위원장 면담 이후 ‘국민과 국가에 도움이 될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달라’는 박 후보 전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추진위원은 대부분 ‘김종인 위원장 면담-박근혜 후보 전화’라는 공식 절차를 밟아 명단에 포함됐지만, 몇몇 인사의 경우 일방적으로 명단에 이름이 올라 논란이 됐다. ‘문화가 있는 삶 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이름이 올라간 연극배우 손숙 씨와 국악인 김성녀 씨, ‘편안한 삶 추진단’ 추진위원에 포함된 이태진 서울대 교수와 구본호 대한약사회 단장, ‘민생경제대응단’ 추진위원으로 발표된 고상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장, ‘지속가능국가 추진단’ 추진위원으로 발표된 김용택 시인, ‘정부개혁추진단’에 이름이 포함된 임성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정책연구실장 등 7명은 명단 발표 당일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줄 것을 요구해 명단에서 빠졌다.



김용택 시인은 “정치에 참여할 의사가 없고, 스스로 정치를 감당할 역량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살아온 배경과 맞지 않아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명단 발표 이후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가 여러 차례 ‘착오가 있었다’고 정중하게 사과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공식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선대위원장급 명망가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일은 10월 4일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이정현 공보단장은 “박 후보가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바쁜 와중에도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어 조만간 그 결과가 공개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 “문재인 후보, 설득력 탁월하더라”

문재인 후보는 추석 직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보수 성향의 윤 전 장관 합류에 대한 당내 반발이 없지 않았지만, ‘안철수 멘토’로 알려진 윤 전 장관 영입은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 도움이 되리라는 관측이 많다. 윤 전 장관은 “문재인 후보 설득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9월 24일 문재인 후보와 2시간 정도 조찬을 함께하며 대화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겪을 시련이나 도전 같은 당면 문제에 대한 현실 진단에서 문 후보에 100% 공감했다. 또 지금처럼 국론이 분열한 상황에서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힘들다는 점에도 의견이 같았다. 여러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문 후보 설득에 마음이 움직여 (국민통합추진위원장직을) 맡았다. 문 후보 설득력이 대단하더라.”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지낸 윤 전 장관은 박근혜 후보, 안철수 후보와도 인연이 깊다. 박 후보와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거셀 때 총선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당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의 침몰을 막아낸 적이 있다. 또 그는 안철수 후보가 전국을 돌며 ‘청춘콘서트’를 열 때 초대 손님으로 참석해 ‘안철수 멘토’로도 알려졌다.

민주당의 외부 인사 영입은 문재인 후보와 참모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 당직자는 “외부 인사 영입은 참모들이 추천하고 후보가 접촉해 성사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10월 4일 공동선대위원장 10명을 임명하고 본격적인 선대위 체제를 가동했다. 유은혜 당 홍보위원장은 “공동선대위원장을 10명 임명한 것은 과거 1, 2명 중심의 수직적 선대위가 아닌 수평적 네트워크 선대위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 安, 문호는 개방했지만…

안철수 후보 측은 후보가 가진 이미지가 곧 대선 경쟁력이라고 인식해 외부 인사 영입에 소극적인 편이다. 지금까지 공개한 외부 인사는 캠프 살림을 총괄할 박선숙 선대본부장과 정책을 총괄할 장하성 교수 정도다. 안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단상에 오르기 전 일부러 악수를 청해 집중적인 카메라 세례를 받았던 이헌재 전 부총리는 “새 정치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안 후보가 ‘모피아’ 대부와 손을 잡는 것이냐”는 논란이 일자 ‘자문위원’으로 격을 낮췄다.

박선숙 선대본부장 영입에 대해서도 야권에서는 안 후보가 스스로 정치적 입지를 좁혔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 한 의원은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캠프에 합류한 김민석 전 의원이 이후 어떤 길을 걸었는지 잘 아는데, 어느 민주당 의원이 안 후보에게 가겠느냐”며 “더욱이 박선숙 본부장 밑에서 일하려는 전·현직 의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는 선대위 구성을 앞두고 실무진 차원에서 여러 외부 인사를 후보에 올려놓고 영입을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현직 의원 등 정치인의 참여는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민영 대변인은 “원칙적으로 외부 인사에게 진심캠프의 문호는 개방돼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 몸담은 분들과 폭넓게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원장급 인선에 대해 유 대변인은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857호 (p18~19)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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