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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녹색 선진국에 걸맞은 완벽한 환경축제 만든다”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이홍구 조직위원장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녹색 선진국에 걸맞은 완벽한 환경축제 만든다”

“녹색 선진국에 걸맞은 완벽한 환경축제 만든다”
런던올림픽 열기가 성하(盛夏) 무더위만큼 뜨겁다. 그러나 한 달 뒤 열릴 ‘환경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다. 9월 6~15일 생태계 보고(寶庫)인 제주에서 열릴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이하 총회)는 자연보전,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등 지구와 인류 미래에 관한 이슈를 논의하는 자연환경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세계 최초의 글로벌 환경단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4년마다 개최하는 행사다.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홍구(78·전 국무총리) 총회 조직위원장에게서 이번 총회의 의의와 예상 효과에 대해 들었다.

▼ 총회 성격이 생소한 사람이 많다.

“한마디로 말해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세계인의 환경축제’다. 총회 결과가 다양한 국제 환경회의의 기본 방향과 의제에 기초를 제공하고 국제 환경협약과 규정, 법률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아주 크다. 이번 총회에 참가하는 각국 정부기관, 비정부기구(NGO), 환경전문가 등만 해도 180개국 1100여 개 단체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2009년 6월 총회 유치 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130만 국민의 유치 지지 서명과 범정부 차원의 유치위원회 구성 등에 힘입어 같은 해 11월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9월 6~15일 제주에서 열려

▼ 논의 주제는 무엇인가.



“‘자연의 회복력(Resilience of Nature)’이다. 외부로부터 재해나 자극을 받은 자연이 얼마나 이른 시간 안에 회복되는지를 말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개념이다. 지난 150년간 산업화가 인류 발전에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자연은 회복력을 잃어가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병에 걸려도 빨리 낫는 것처럼 자연도 건강할수록 회복력이 높다. 따라서 이번 총회에선 자연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한다. 5가지 핵심 주제는 ‘자연의 보전 및 가치 평가’ ‘자연을 기반으로 한 기후변화 대응’ ‘경제의 녹색화’ ‘자연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 ‘식량안보 개선을 위한 생태계 관리’다. 그중 ‘경제의 녹색화’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주요 정책기조로 정한 우리나라에겐 특히 중요한 주제다.”

▼ 사실 우리나라는 경제 등 다른 현안보다 환경문제에 대해선 좀 소홀하지 않았나.

“6·25 전쟁 이후 가난에서 벗어나려 경제성장 중심의 발전정책에 집중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따라서 이번 총회 개최는 지구 환경문제에 대한 세계적 논의를 우리가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범국가적으로 추진 중인 녹색성장 정책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로 삼아 환경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은 물론, 국가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국내 대표적 환경도시인 제주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이번 총회는 동북아 지역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최함으로써 동북아 시각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총회’라고 하니 전문가 회의같이 느껴지는데, 여수엑스포처럼 일반 국민도 참여 가능한가.

“일반인도 총회 홈페이지(www.wcc2012. or.kr)를 통해 미리 소정의 등록비를 내고 신청하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은 가족 단위 관광객과 청소년, 대학생, 동호회원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구 환경 보전과 관련한 400여 개 이상의 워크숍, 지식카페, 포스터 전시 등이 진행되는 ‘세계보전포럼’을 비롯해 글로벌 환경 논의를 주도하는 세계 지도자와 기업인, 환경전문가 등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청중과 함께 환경에 대해 논의하고 환경 정책의 미래를 제시하는 ‘세계리더스대화’, 거문오름 등 제주의 51개 생태투어 코스를 직접 탐방하는 ‘생태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 녹색성장, 황사피해 저감 등 우리나라가 고민하는 환경문제도 논의하나.

“이번 총회에선 총회 역사상 최초로 IUCN에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20여 건의 발의안을 제출했다. 이 발의안은 총회에서 전체 투표로 채택되고, 사안에 따라 결의문이나 권고문으로 만들어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발의한 의제 가운데 핵심이 녹색성장 정책이다. ‘자연보전과 경제개발의 지속가능한 전략으로서의 녹색성장’은 녹색성장 정책을 글로벌 어젠다로 제시하고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녹색성장 선도국으로 인식시키고자 마련한 것이다. 이 밖에 ‘황해의 지속가능성과 보전’ ‘황사피해 저감을 위한 국제협력’ 문제도 논의한다.”

외교 및 경제적 기대효과도 커

▼ 총회 프로그램 중 생태투어가 이색적이다. 추천하고 싶은 투어 코스가 있는가.

“총회 참가자들이 국내 체류기간에 우리나라의 독특하고 다양한 생태·문화자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 생태투어다. ‘공식 투어’(9월 13일)는 총회 참가 등록자 가운데 신청 선착순으로 5000명을 선발해 그들에게 제주의 자연환경, 역사와 문화, 환경을 볼 수 있는 제주도 내 149개 생태, 문화, 역사 관광지 51개 코스를 탐방하는 기회를 무료로 제공한다. ‘특별 투어’(9월 12~13일, 16~17일)는 낙동강 하구, 창녕 우포늪, 북한산 둘레길 등 국내 주요 생태자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총회 참가 등록자 가운데 선착순 500명을 선발해 경비 50%를 지원한다. 휴가를 앞둔 여행객에게 특별히 추천하고픈 코스는 ‘거문오름→동백동산→와흘 본향당(제주시 조천읍의 마을수호신을 모신 신당)→돌하르방 공원’을 잇는 ‘세계자연유산과 곶자왈 숲길 둘러보기’ 코스다. 총 8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코스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과 신비로운 원시림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동백동산을 함께 볼 수 있어 좋다.”

▼ 총회 개최를 한 달여 앞둔 현재 준비 상황은.

“역대 가장 성공적인 총회를 만들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총회가 될 것이다. 정보기술(IT), 자동차 산업 강국인 우리의 강점을 살려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총회’ ‘스마트 총회’를 구현할 계획이다. 총회 장소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빌딩에너지관리 시스템, 절전형 승강설비 등을 갖춘 친환경 회의장으로 꾸민다. 제주 전역에 전기버스와 하이브리드카 20대, 무료 자전거를 배치해 총회 기간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총회에선 환경 현안 해결방안과 환경 비전을 담은 ‘제주선언문’을 채택해 새로운 시대의 환경 정책 방향도 제시한다.”

▼ 총회 개최로 얻게 될 부수적 효과는.

“우리나라가 녹색성장 주도국으로서 국제 환경 분야에서 한층 강력한 리더십과 영향력을 갖게 된다. 이런 외교적 기대효과 외에 국민 삶과 직결된 경제적 기대효과도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총회 개최로 제주 지역경제, 국내 관광 및 환경산업에 미치는 직간접적 경제가치는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경제위기 상황에 놓여 자연보전에 대한 관심이 다소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Rio+20 등 주요 환경회의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막을 내렸고, 각국과 기업의 관심이 다시 경제발전과 경제성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적 성장을 논의할 이번 총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 국무총리, 주미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10년 12월부터 총회 조직위원장을 맡았는데, 성공적인 총회 개최를 위해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우리나라에서 많은 국제회의를 열었지만 이번 총회처럼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회의는 드물다. 자연보전을 위한 아이디어와 구체적 실천은 결국 국민 개개인의 일상에서 나오는 것이며, 국민의 참여 없인 실현하기 어렵다. 이번 총회가 ‘국민적 환경축제’로 승화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주간동아 2012.08.06 849호 (p48~49)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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