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9

2012.08.06

뜨거운 안철수…차가운 트위트!

텍스트마이닝 활용 안철수 관련 이슈 트위터 여론 분석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2-08-06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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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안철수…차가운 트위트!

    7월 23일 안철수 원장이 SBS TV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트위터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더 많은 트위터리언이 트위트를 날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안 원장에게 부정적인 트위트가 긍정적인 트위트보다 더 많이 리트위트(RT)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원장이 2003년 당시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7월 30일 ‘안철수’와 ‘최태원’이 포함된 트위터 버즈량(트위터에서 해당 인물이 얼마나 언급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은 5167건에 달했다.

    이에 앞서 안 원장이 새 책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직후인 7월 20일에는 1845건이었고, 안 원장이 SBS TV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다음 날인 7월 24일에는 3942건이었다.

    트위터 버즈량만 놓고 보면 ‘안철수의 생각’ 출간과 힐링캠프 출연 이후를 합한 버즈량이 최 회장 구명 탄원서 서명 논란이 불거진 7월 30일 버즈량과 맞먹는다.

    트위터 확산 정도를 살펴볼 수 있는 RT 측면에서도 부정적 트위트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위터에 안 원장에게 긍정적인 트위트가 많을 때 부정적인 트위트를 RT하는 횟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안 원장에게 긍정적인 내용의 RT는 평균 80건 수준인 데 반해, 부정적인 내용의 RT는 많게는 250건에 달했다.



    나쁜 뉴스 리트위트 훨씬 활발

    뜨거운 안철수…차가운 트위트!
    이 같은 결과는 홍보 전문회사 ‘미디컴’과 소셜네트워크 뉴스서비스 ‘위키트리’가 소셜미디어 분석 서비스 ‘펄스K’로 7월 12일부터 8월 1일까지 ‘안철수’ 키워드를 중심으로 ‘안철수의 생각’과 ‘힐링캠프’ ‘최태원’이 각각 함께 언급된 트위트 전량을 텍스트마이닝(광산에서 광물을 채굴하듯 트위터상에서 키워드를 뽑아내는 방식) 기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7월 19일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은 출간 6시간 만에 1만 권이 팔리는 등 발매와 동시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7월 31일 서울 교보문고에서 판매하는 ‘안철수의 생각’은 49쇄에 이를 정도로 수십만 권 이상 팔려나갔다. 트위터에서도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된 직후 뜨거운 반응이 나타났다.

    ‘안철수의 생각’이 포함된 트위터 버즈량은 7월 19일 1471건, 주요 서점에서 안 원장의 새 책이 일일 판매기록을 경신 중이라는 소식이 화제가 된 20일에는 1845건까지 올랐다. 트위터 버즈량 추이는 안 원장의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출마설에 대한 의견 공유가 트위터상에서 활발히 이뤄진 20일을 정점으로 차츰 하락했다.

    이날 하루 RT가 많이 된 상위 50건을 기준으로 안 원장에 대한 긍정적 트위트는 41건이었고, 부정적 트위트는 8건에 그쳤다. 1건은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RT 전체 건수를 합해보면 양상이 조금 달라진다. 긍정적 트위트 41건에 대한 RT 총수가 3543건인 데 반해, 부정적 트위트 8건에 대한 RT 수는 1217건에 달했다. 긍정적 트위트 한 건당 RT 수가 평균 90건에 미치지 못한 반면, 부정적 트위트 한 건당 RT 수는 165건으로 2배 가까이 더 활발히 RT됐음을 알 수 있다.

    안 원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에도 안 원장에 대한 긍정적 트위트가 압도적으로 높은 흐름을 유지했다. 7월 20일 새 책 출간과 함께 안 원장의 ‘힐링캠프’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위트 버즈량이 상승했다. 7월 22일에는 새누리당에서 ‘안철수 힐링캠프 출연은 차별적 기회 제공’이라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뒤 이에 대한 논란으로 트위트 버즈량이 1248건으로 높아졌다.

    이날 트위터상에는 ‘안 원장의 TV 출연은 문제없다’는 옹호여론과 반대여론이 맞서 트위터 논쟁으로까지 확산됐다. 안 원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한 다음 날인 7월 24일에는 ‘방송 감상평’이 줄을 이었고 ‘힐링캠프 안철수 어록 10선’ 등은 300회 이상 RT되는 등 긍정적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트위터 버즈량도 3942건으로 폭증했다.

    트위트 점유율에서는 긍정적 여론이 56.2%로 부정적 여론(38.4%)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상위 RT 50건을 기준으로 보면 ‘안철수의 생각’ 출간 때와 마찬가지로 부정적 트위트에 대한 RT 비율이 훨씬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상위 RT 50건을 기준으로 긍정적 트위트가 34건으로 부정적 트위트 10건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전체 RT 수에서는 긍정적 RT 3151건, 부정적 RT 2150건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트위트가 평균 93건 RT되는 동안 부정적 트위트는 평균 215건 RT된 셈이다.

    뜨거운 안철수…차가운 트위트!
    최태원 탄원서 서명에 발목

    SNS 여론에서 안 원장에 대한 긍정적 흐름이 지배한 것과 궤를 같이해 안 원장은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파죽지세로 대선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안 원장은 ‘최태원 탄원서 서명’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즉각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으며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SK와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었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트위터에서도 안 원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크게 확산됐다. ‘탄원서 서명’ 소식이 전해진 7월 30일 5167건이던 트위터 버즈량은 7월 31일 4948건, 8월 1일 4064건 등으로 높은 버즈량을 유지했다. 안 원장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SNS에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이다. 7월 31일에는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안 원장과 최태원 회장이 동업자였고, 안 원장이 자신의 사업에 출자한 동업자를 보호하려고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8월 1일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안 원장이 SK에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시간으로 소통되는 SNS에서의 여론 추이는 일반 여론조사 변화를 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안 원장의 대선 지지율은 ‘안철수의 생각’ 출간과 ‘힐링캠프’ 출연 이후 안 원장에 대한 긍정적 트위터 버즈량이 급증한 것과 궤를 같이해 급상승했다. 그 때문에 ‘최태원 탄원서 서명’ 이후 트위터 여론 악화가 향후 실시될 대선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 지지율에 얼마만큼 반영될지 주목된다.

    한 SNS 전문가는 “트위터 버즈량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관련 내용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됐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부정적 여론이 더 많이 확산됐다면 지지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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